산악회는 회비로 운영하니 적극적인 회비납부 부탁드립니다. 납부 방법은 아래 [회비/기금 납부 안내] 참조 바랍니다.

회원등록 비번분실
사랑방 메뉴
 free board
자유게시판
작성자 정민휴
작성일 2021/10/21 (목)
ㆍ추천: 21  ㆍ조회: 155   
북경에서 근황 전합니다~~

형님들 누님들 그리고 몇 없는 후배님들 모두 안녕하신가요?!

저는 8월부터 북경에 와있습니다. 대학원생으로서 유수의 연구실에서 해보고 싶었던 연구를 1년간 해보고자 오게 되었는데 노는 것도 정말 잘 놀고 있습니다. 사실 교환학생이 노는 자리, 재학생들끼리의 동아리활동, 연구실 사람들끼리의 스트레스해소/단합 모임에 모조리 참가하고 있어서 그 어느 시기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그 와중에 원하는 연구가 결과도 괜찮게 나오는 것 같아서 참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산가자고 제촉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나봅니다. feat.영남회장]

사실 중국에 올 때만 해도 산악 활동은 잠시 쉬고 다른 취미나 개발해볼까 생각했었습니다. 언어도 안통하고 중국의 안전의식이 괜스레 걱정이 되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일부러 장비도 동아리방에 두고는 쓰고 싶은 후배가 있으면 쓰라고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이곳, 칭화대학, 산악회 소개를 받는데 가슴이 뛰는 느낌이었습니다. 중국에는 그 덩치에 맞게 정말 다양한 산들이 있더라고요. 우리에게는 인권탄압으로 더 잘 알려진 신장지방이나 티벳도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관광지 혹은 정복해야할 산으로 소비되는 것을 보고 불편한 마음이 드는 한 편 설레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산악회의 암벽등반부 모임에 갔습니다. 우리와 같이 9미터쯤 되어보이는 벽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신기했던 것은 벽의 질감이 상당히 거칠어 보였다는 것입니다. 다공성의 단단한 벽은 잘못 쓸렸다가는 표피가 그대로 갈려나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이 점과 요철이 큰 점을 이용해 발홀드가 없는 곳에서도 쉽게 벽을 딛으며 올라가는 듯 보였습니다.

저는 몇 달간 벽에 매달린 적이 없는 상태였지만 혼자 속으로 농대 산악회 정회원의 명예를 걸며 필사적으로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그나마 어려운 루트를 도전해 완등했지만 자신의 실력이 낮아진 것을 실감하고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그날인가 바로 같은 연구실의 지선이형에게 택배로 제 장비를 부쳐주기를 부탁했습니다. 지선이형이 부쳤다고 한 시점부터 3주도 넘게 지났는데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걸까요? 겨울은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말입니다.

 

산악회 사람들이랑 볼더링장에도 갔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스피드클라이밍 볼더링 리드클라이밍 존이 따로 있는 것을 보고 10년 뒤 클라이밍 종목은 중국인들이 석권하게 될 것 같다는 무서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 그들의 배드민턴이나 탁구 등 생활스포츠 실력에 압도된 이후로는 운동에서도 조기교육이 미치는 힘을 신봉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볼더링을 했다고 또 손에 구멍을 뚫고 말았습니다. 왜인지 클라이밍을 하다가 생긴 상처는 항상 흉지고 말던데.. 훈장으로 간직하기에는 경력이나 실력에 비해 참 과분하게 받았습니다.

 

등산도 했습니다. 향산(香山)이라는 북경에서 단풍으로 유명한 산이었고 시기도 잘 맞춰서 갔는데 단풍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사람들은 참 많았습니다. 산 답지 않게 넓게 깔린 길에 중간중간 있는 쉼터에는 간식거리를 파는 상인분들이 계셨는데 저는 거기서 단풍 책자 비슷한 것을 사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이거라도 방에 걸어놔야겠습니다.

정상에서 일행이 사진을 찍어줬는데 초콜릿을 먹다 말고 급하게 찍혀서 이 사이에 초콜릿이 묻어있는게 상당히 거슬립니다. 북경은 상당히 평평한데요, 덕분에 제 기숙사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를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영역에서 가운데 윗쪽에 있는 흰 점 여섯 개가 바로 제가 사는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실내암장에 다녀왔습니다. Lenovo라는 회사 안에 있는 암장이었는데 21미터 벽이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올랐던 인공암벽 중에 가장 높았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홀드를 보고 짐작하건데 스피드 클라이밍용 루트도 깔려 있었습니다. 공식 루트는 15미터에 남자 세계기록은 5.2초라는데 이게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는 역시 해보아야 실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재지는 않았지만 21미터를 완등하는데 1분도 넘게 소요된 것 같습니다.

직벽이라 쉬며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빨리 등반해버리는게 나았습니다. 어쩌면 자세가 흐트려져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달 좀 쉬었다고 실력이 급감해버리는 것에서 참 무력감을 느낍니다.. 거기다가 처음에 할 때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와들와들 떨고 빌레이어분이 빠른 속도로 내려주실 때는 그 속도감에 또 헉해버리고 정말 쫄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그래도 가서 고수 아저씨하고 말을 나누고 자연암벽톡방에 초대받을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고 있어서 과연 겨울이 먼저 올지 제 택배가 먼저 올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등반 보고서로 다시 인사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0
3500
윗글 추억의 선인 전면B코스 등반
아래글 조문에 감사드립니다.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123 서울대 농생대 산악회 창립 60주년 기념 행사 영상 이동수 2022-11-09 113
1122 추억의 선인 전면B코스 등반 전양 2022-09-27 89
1121 북경에서 근황 전합니다~~ 정민휴 2021-10-21 155
1120 조문에 감사드립니다. 이춘식 2021-07-16 146
1119 총동창회보 기사 이춘식 2021-06-28 118
1118 KF 94 마스크 이춘식 2021-06-28 95
1117 The Dawn Wall 이춘식 2020-07-22 213
1116 무릎연골이 닳아서 가끔 아픕니다 손희영 2020-07-13 318
1115 2019년 고희산행 참가 소감 전양 2019-10-20 317
1114 비디오 및 슬라이드 사진 상영 손희영 2019-08-26 348
1113 60주년을 맞은 나의 인수봉 등반 전양 2019-05-31 348
1112 위부성(69) 형님 충주축협에 취직하시다 [3] 손희영 2019-03-18 349
1111 재학생 반실 내 기록 정리 [2] 노승환 2018-10-18 322
1110 전양형님 설악산 천화대 이춘식 2018-07-06 382
1109 산악회 홈페이지 개편이 1차로 완료되었습니다. 관리자 2018-05-08 410
12345678910,,,75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 9동 251-502 동일용화빌라 A동 501호
College of Agriculture Life Science Alpine Club, Seoul National University (CALSAC S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