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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안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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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3/11/24 (월) |
| ㆍ분 류 |
OM 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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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66 ㆍ조회: 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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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광 형의 숨결을 찾아
(11월 22일 토요 산행 모임)
영하의 추위가 시작 된지 이미 수일 전이라
두둑하게 그리고 장갑까지 챙겨서 도봉산 행 전철을 탄다.
한강 건너 보이는 파란 하늘의 초겨울 서울 모습이 유난히도 맑다.
고속 버스 터미널에선 그렇게 붐벼대던 수많은 승객들도
종착역인 도봉산 역에 도착하니 겨우 두세 명이 내릴 뿐이다.
한가한 토요산행의 여유를 이곳에서도 찾으려 한다.
내리자마자 뒷모습만으로도 알아낸 조남인 (65) 회원과
오래 만의 만남을 반가워한다.
함께 얘기를 나누며 할머니 가게로 빠른 걸음을 옮긴다.
높이 치솟은 도봉산 봉우리들과 암벽들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대조적으로
흰 우유 빛의 상아 표면과 같은 빛을 내고 있었다.
할머니 가게에는 이미 인광 형의 남동생인 오흥철과
교춘, 만식 형과 현중섭, 김창환, 신종규 등이 보인다. 곧이어
정성교, 우종욱, 서윤섭, 이대희, 김성수 (78) 등이 나타난다.
곧 녹야원 방향으로 길을 잡고
자운봉 우측 능선을 향해 계속 오른다.
일부는 직접 주봉 밑의 캠프장으로 향한다.
도봉산답지 않게 녹야원이 있는 계곡에는
물도 흐르고 큰 송사리 떼도 유유히 움직인다.
좀더 오르니 고드름도 보이고
길옆 음지 이곳 저곳에는 하얀 서릿발들도 돋아 있어
밟을 때마다 사각거린다.
젓은 낙엽들 때문에 내리막길은 미끄럽기까지 하다.
이번에도 단연 교춘 형이 선두이고
서행하라는 청산(靑山) 정 회장의
계속된 권유에도 가속된 걸음이 줄어 들 줄 모른다.
골고루 쌓인 각양 각색의 낙엽들이 알맞게 땅을 덮고 있어
흰눈을 받아들일 도봉산의 겨울맞이 준비는 다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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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광 형을 그리며
깊은 고요로 얼어붙은 도봉산 계곡
낙엽 밟으며 걷는 우리의 두런거림
멀리 울려오는 이름 모를 새 소리들
그리고 녹야원의 종소리가 정적을 깨고 있다.
열병 같은 산 사랑에 꿈꾸며 보낸 서른 젊음
인광 형은 어느 날 훌쩍 우리를 두 번 떠났다.
한번은 이역만리로---,
그리고 또 한번은 저 먼 세상으로 ---.
다 스러져 가는 산간 고옥처럼
희미해 져 가는 형의 숨결과 자취를 찾아
이 산길 저 능선 오르내리며
이 바위 저 바위 어루만지다
어느 작은 샘터에서 쉬어도 본다.
오늘 인광 형 환갑 맞는 날
어딘가 남겨진 숨결과 발자국을 찾아
맑고 푸른 하늘의 초겨울에
도봉산 산 속을 함께 거닐어 본다.
뜨거운 가슴으로 주봉 밑에 다시 모여
오래 묵은 인광 형 사진 앞에 놓고
형의 꿈 대신 이루겠다 다짐들하며
동생, 친구, 후배들 형에게 술 한잔씩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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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홈페이지에 실린 공고에도 불구하고
여러 회원들이 인광형 환갑 기념 토요 산행 모임에 참여했다.
권태경은 나중에 주봉 캠프로 직접 오고
김동욱은 할머니 가게에서
친구들을 만나 이미 기분을 돋구고 있었다.
종주 전공인 양섭이도
토요 산행에 모처럼 나와
토요 산행 정식 등록 절차에 대한
집요한 질문공세를 던진다.
산행 초기부터 뒤로 처지기 시작 하다가
드디어 시계에서 사라져 실종 직전(?)으로 간
김성수(78) 는 동명이인인 김성수(69)와
유사성이 많다는 학설을 혹자가 전개한다.
여러 회원들이 열심히 준비하여 온 각종 먹거리들과
조남인 회원의 준비하여 온 향기 일품의 중국의 죽엽청주 순정품과
현중섭 회원의 18년 숙성된 미향의 Scotch whiskey로
환갑 잔치는 그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었다.
처음 영하로 떨어진 날씨의 산행인지라
점심을 들자마자 모두들 서둘러
할머니 가게의 회의와 뒤풀이를 위한 하산을 시작했다.
이대희 회장 대행의 주재로 협회 설립에 대한
간단 명료한 설명과 토의로
몇 가지 안건들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후
현중섭 회원의 협회창립에 임하는 자세와 지지 발언
그리고 그간 많은 수고를 한 이대희 회원에게
모두 한 마음으로 큰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큰 임무를 맡은 회원들 각자가
책임감과 미래를 향한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좋은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만이 남아 있다.
그것이 바로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서울대 농대 산악회의 창립자이자
고 전병성 회원이 적절하게 지적한 대로
우리 산악회의 정신적 지주인 오인광 형이
우리에게 남겨준 의미 있는 선물이자 유업이 아니겠는가 !!!
한금 정맥 마지막 구간 산행에 대한 김창환 회원의 설명과
토요 산행 팀이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지원하자는
비장한 결의(?)로 공식 토요 산행 뒤풀이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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