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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계획
작성자 홍성철        
작성일 2003/02/10 (월)
분 류 YM 산행
ㆍ추천: 218  ㆍ조회: 2602      
8박 9일, 나는 구름 위를 걸었네-마지막.
넷째날- 자연에 갇히다??

새로운 하루가 밝았다. 어제 무리를 해서 그런지 몸이 뻐근하다. 하지만 갈길이 멀기에 촉박한 마음이 내

몸을 급하게 만든다. 어제 세웠던 러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먼저 부산히 움직인다.

08:00 모두 준비가 끝나고 먼저 '하이야' 출발한다. 남은 대원들이 수고하라며 크게 격려해 준다. 그 소리

에 짐이 10kg은 줄어든 묘한 느낌을?.  부지런히 가야지. 거침없이 러셀을 해나간다.

그런데 또 하나 묘한 것 중의 하나는 그렇게 혼자서 러셀을 하며 가다보면 어느순간 정신이 멍해진다는 것

이다.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었는지 멍하니 가만히 서서 땅만 바라보고 있는것

이 아닌가! 꼭 귀신에 홀린 느낌이랄까?

주위는 온통 흰눈과 나무뿐. 거대한 자연 한 가운데 갇혀있는 생각에  포근하기보다는 괜히 오싹해진다.

어디선가 멧돼지가 불숙 나타날 것만 같기도하고 ,,

여하튼 아무리 부지런히 가도 결국엔 따라잡히는법. 11:30분 쯤 후발대 대원들과 만났다.

간식과 따뜻한 차를 마시는 사이 영호형이 출발을 서두른다. 또 한번 '하이야'

그렇게 열심히 교대하면서 가는데, 하루는 어찌나 짧게 느껴지는지. 걷고 쉬고 먹고 사람이 단순해져서 그

런가?  어느새 날이 저물어간다. 지도를 보니 오늘은 어제에 비해 꽤나  진도가 나갔다.

이곳은 어제 캠프싸이트보다 눈이 깊다. 정환이가 텐트를 치느라 눈을 파는데 완연한 요새같은 느낌.

짐을 모두 정리하고  저녁 식사를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바로 술이 모자른것..

1,8L 2개를 사왔으니 모자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최대한 아껴먹기로 결정하지만 마음이 못내 아쉽

다. 추위를 녹여줄 술한잔 절실하네.~

일학년들 노랫소리를 위로삼아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섯째날-여기는 어디?

4박 5일째. 본래 타이트하게 잡았던 본래 산행 계획의 마지막 날이다.

일어나자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다름아닌 텐트에서 내리는 눈!이었다.

텐트치는데 그렇게 신경을 썼는데도 내부가 모두 젖어 서리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아차거워.

우리의 가스렌턴-일명 '눈부신 태양'을 일학년 녀석들이 키니 순간 주위가 눈부시다.

잠이 절로 달아난다.

조금 더 조금 더 부산히 움직이자고 재촉하지만 눈을 녹여 아침을 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오늘은 'Mt. 점봉이'가 우리를 허락해줄까? 모두들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조금씩 지루해진 눈치다.

하지만 웃음이 떠날줄이 모르는 것은 우리의 일학년들이 매일 같이 새롭고 신선한(?) 모습과 행동을

우리 선배들에게 선사해 주기 때문이리라.

차마 말하지 못할 그 수많은 '사건들' -정환이가 선배들을 향해 내뱉은 저 유명한 '정환 어록'에서 부터

창용이의 눈뭉치 사건등 개인들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감히 자세한 내용을 올리지는 못하지

만 언젠가 한번 우리 산악부 누구라도 술자리에서 물어보면 모두 실토하리라.

무척이나 즐거운 산행에 어디 그뿐이었으랴!. 9박8일간의 '정환VS창용' 의 미묘한 관계는 (각자 그들이

가진 특이하고도 정반대되는 성격)  마치 언젠가 일요일 오전 우리들을 tv에서 단단히 붙들어 놓았던

'비교 체험 극과 극'을 연상시키기에도 분에 넘쳤다.

(여기서는 그들에게 우리 선배들이 지어주었던 별명만을 간단히 언급하겠다.

정환-꼼꼼이,삐돌이, 창용-대강이,대충이 )

여하튼 다양한 사건들이-비록 그것이 작던 크던- 우리에게 큰힘을 준 것은 사실이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08:00 내가 먼저 출발을 한다. "하이야"

1시간 쯤 가다보니 왼쪽편에 점봉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참 크군.

거리를보니 아직도 까마극하게 느껴지는 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눈바다'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

내모습을 잘알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한참을 가고 있는데 이상하다. 뭔가 지형이 지도와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어제 분명 961고지를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 우리가 파악했던 지도상의 지점과  실제 지점이

맞지 않는 것이다.

배낭을 풀고 이내 이리 저리 독도를 해가면서 길을 찾는데 쉽지가 않다.

여기서 가장 안전하고 쉽게 길을 찾으려면 표시기가 걸린 나무를 찾는 것인데 이것도 도무지 보이지 않는

다. 제 작년 끊임없이 길을 헤메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마음은 더 조급해진다.

이내 후발대 팀이 도착을 했고 영호형과 다시 길을 찾는다.

1시간정도 지난후에 무더기 표시기를 찾을 수 있었는데 방향이 생각보다 엉뚱하다.

그 방향대로 다시한번 독도를 해보니... 우리는 아직도 961고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눈이 많이 쌓여 지형을 파악하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지만 괜히 허탈해진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그저 가는 것일뿐.

조금 운행을 하니 961고지에 오르기 위한 상당한 오르막이 나온다. 눈이 어설픈 습설이라 러셀하기가 힘

이든다.

그렇게 똥빠지게 운행을 하는데 어느 순간 부터 뒤에서 까마귀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것도 주기적으로. 거 참이상하네. 흉조가 그렇게 울어대니 가뜩이나  힘이든데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한시간도 더 지나서야 나는 그 까마귀 소리의 실체를 알 수 있었다.

창용이가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눈에 깊숙히 박힌 발을 빼면서 지르는 고통의 소리였던 것이다.

"가악~까악!"

큰 문제는 아니였지만 통증이 큰것같아 계속 걱정이 된다. 그래도 불만없이 따라주는-오히려 선배들 걱정

할 까봐 이 악물고 따라오는-창용이가 안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견스런 생각이 들었다.

창용아 화이팅!!!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행동식만을 먹으며 하루 종일 운행을 했다. 시간은 쏜살 같고,

해질 무렵. 적당한 곳에 자리를 마련한다.

영호형이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찾는 동안 남은 대원들은 부지런히 싸이트르 만들고 짐을 정리한다.

왼쪽 아래자락에 오색이 보인다. 지금의 운행 속도라면 우리는 점봉산을 오른 후 오색으로 탈출을 하여야

한다. 그래도 족히 7,8일은 걸릴 것이라 예상된다.

또 다시 아늑한 텐트에 들어와 저녁을 배불리 먹고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 한다.

남은 식량과 연료를 파악해보니 식양의 경우 ''아끼면서'' 섭취하면 앞으로 4일 정도의 여유가 있고,

연료는 7~8일정도의 여유가 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연료 또한 야껴야 할 것이다.

이내 산노래, 추억의 노래로 피로를 달래며 의복과 장구류를 말린다. 졸음이 밀려온다.

며칠째 좋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매일 같이 자기전 오줌을 지리면서 빛나는 밤하늘을 본다.

그리고 여전히 속삭이길... 아! 발 시려워...

이제는 익숙해진 축축한 침낭에 얼굴을 묻는다.




여섯째날- 점봉아! 점봉아!

오늘은 모두들 점봉이의 정수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하루를 시작한다.

조금 일찍이 서둘러 07시 대에 출발을 한다. 또한번 "하이야"

몇번 오르락 내리락 하니 거의 평지가 계속된다. 자연히 속도가 붙고 후발대와 만나는 시간도 평소보다

길어진다. 4시간여를 한번도 쉬지 않고 냅다 걸었다. 점봉산이 가까워 질수록 어디선가 힘이 충전되는 기

분이다.  가는도중 멧돼지가 지난간 흔적이 두어번 보인다.

점봉산의 최대 난코스. 끝없는 오르막이 시작 되었다.

눈이 꽤 깊다. 오르막이다보니 눈이 가슴에 찬다. 헤치고 나가는 것이 만만찬지만 이 악물고 속도를 낸다.

오르는 사이 저 뒤에서 후발대의 모습이 보인다. 이내 영호형과 바통 터치를 하고 뒤로 빠진다.

오늘따라 일학년 녀석들이 잘 따라와 준다. 점봉아 조금만 기다려라!

다시한번 바통터치를 하고 쉼없이 오르막을 오르는데. 뒤에서는 영호형이  락커 가수 목소리로 점봉아!

점봉아! 외친다.

17:00.. 오르막은 끝이 없다. 날씨가 안좋아 지려는지 바람이 거세다.

오르막이기에 마당한 싸이트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좀 더 운행을 하다 괜찮은 곳을 발견하고는

중지를 한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하루종일 힘을 쓴 탓인지 마음속 신경이 거세다.

평소 같은 일학년의 실수들이 오늘따라 괜시리 더욱 거슬린다,

하지만 힘들수록 웃어야하지 않겠는가! 마음을 추수린다.

비탈진 곳에 싸이트를 만드려니 시간이 더 걸린다.

2시간여가 지나서야 아늑한 텐트에 몸을 기댈 수 있었다.

첫번째 저녁 비상식인 미역국으로 배 든든히 채우고  후식으로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간식인 abc 초코렛

몇개를 녹여서 연유와 함께 눈에 뿌려 초코빙수를 해먹는다. 맞이 끝장이다!!! 이번에는 핫브레이크 쵸코

바를 녹여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먹는데 땅콩까지 가미하니 맞이 왓따다!!!

의복과 장구류를 말리면서 담소를 나눈다...또 졸음이 온다.

버너의 열기에 영호형은 웃통을 벗어제낀다. 모두들 땀을 흘리고 있다.

밖은 겨울  바람이 쌩생 부는데, 참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기전 연례행사를 치르고나서 개운하게 잠을 청해본다.




일곱째날- 드디어...하지만.

오늘도 아침을 거뜬히 먹고 먼저 출발을 한다.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힘이나긴 하지만 오르막 오르는 일이 녹녹치가 않다.

한시간여를 올랐을까. 갑자기 경사가 급해진다. 70'는 되는 것 같다. 상황이 이러니

눈은 내 입주위까지 덮힌다. 한참을 허우적 되도 제자리에 머무는 기분이다.

안되겠다 싶어 안되는 머리를 굴려 적당한 러셀방법을 찾는다.

우선 발을 띠기전에 피켈로 내 목까지 정복해 버린 눈을 허리까지 치우고나서 오른무릎으로

눈을 찍어 내리고 그곳에 발을 내딛는다. 그냥 발을 내딛으면 너무 깊숙히 빠져 왼쪽발과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깊숙히 빠져서 생긴 구멍에 눈을 채워넣어 어느정도 다진 상태에서 다시

발을 내딛는다. 그렇게 계속 반복한다.

이렇게 하다보니 급경사 30여미터를오르는데 1시간도 넘게 걸린다. 힘에 부친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급경사 구간을 지나니 이제 정말 정상에 오르는 길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구간또한 벗어나는데 2어시간이 족히 걸렸다.

한참을 오르고 또 올라. 아! 이젠 정말 지겹다라는 생각이 들때 즈음.

저 위에 점봉산이 쓰여진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으~~아!!!

하지만 막연한 기쁨보다는 배고프다는 생각이 앞선다.

12시 먼저 점봉산 정상을 밟는다. 정상에 오르기 바쁘게 다시 내려가는 길과 탈출로를 대강 훓어본다.

30분후 후발대 도착. 모두들 무엇인가 응어리졌던 것들을 큰 고함과 함께 날려 버린다.

그래, 여기가 점봉산이다!

축하라도 해주듯이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하는데 이런 축하라면 사양하겠다. 눈이 금새 쌓인다.

알파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영호형이 앞장서 다시 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탈출로를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어느새 산에 까스가 잔뜩 끼어버린 탓이다.

한치앞을 분간하기가 힘들다. 점봉산이 힘들게 온 우리를 쉽게 놓아주기 싫은가보다.

"나그네들이여, 여기서 하루 쉬고 가게나!" 한다.

결국 오늘은 여기 점봉상 정상 아래께 텐트를 치기로하고

영호형과 나는 짐을 풀고 탈출로를 찾아 나선다.

한시간여 찾았는데 지도상에 나와있는 '진짜' 탈출로는 도저히 찾을 수 가 없기에, 적당히 잡목이 많지 않

은 길로 내려가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점봉산의 주목들은 정말 운치가 있다. 그 크기도 크기지만 눈에 치장된 주목은 위엄이 서려있다.

영호형은 더이상 필름이 없는 우리의 상황을 아쉬워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텐트를 치고 저녁을 준비하는데 여기서 핸드폰이터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부랴부랴 경일이에게 우리의 상황을 홈페이지에 전하는 한편, 대학 산악연맹 훈련으로 오늘 설악산에

들어왔을 영훈형에게도 전화를 한다. 한 숨 놓인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서 걱정은 더욱 늘었다.

만약에 상황에 대비해 다시한번 앞으로의 계획을 신중히 논의한다. 그리고 남아있는 약간의 술을

모두 없앴다. 정말 '만약의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대장으로서 속으로 여러 상황을 설정해

그에맞는 대처를 생각해본다.

모두 내일 날씨가 좋아졌으면 하고 함께 기도해본다.

'에서 뿜어내는 까스는 비록 방귀보다 훨 진하지만 새가 없어서 다행이야.'

엉뚱한 생각을 하며 오늘 하루를 그렇게 놓아준다.




여덟째날-옥녀폭포는 세개??

앞으로 우리가 오색까지 가기위해 가야할 길은 대략 4.5km. 내리막이기에 훨씬 속도가 붙을 것이라 예상

한다.

산신령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었나? 어느새 가스는 모두 걷히고 평온한  산의 아침이 우리를 맞이한다.

부지런히 또 걷자!!!

한참을 내려가 계곡으로 붙는다. 이제는 이 계곡을 따라 끊임없이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위쪽 계곡은 얼음도 단단히 얼고 위에 눈이 많이 쌓여 글리세이딩하기도 좋다.

웬만한곳은 엉덩이부터 깔고 본다. 글리세이딩을 처음해보는 일학년들은 한껏 재미가 붙었나보다.

어느정도 내려가니 옥녀폭포라고 추정되는 곳에 이르른다. 눈에 모두 덮여 그저 경사큰 내리막 같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니 기분이 삼삼하다. 더욱 힘을 내본다.

내려갈수록 졸졸졸 소리가 커지고 이제 완연한 계곡의 모습을 드러낸다.

아니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바로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폭포가 있는것이다. 길이는 약25m.

그렇다면 이것이 옥녀 폭포란 말인가. 주변을 돌아보며 지도를 보와도 우리의 위치가 잘 팍악 되지

않는다. 어느새 혼란스러워지고, 여하튼 길이 맞으니 무조건 가기로 한다.

벨트를 착용하고 작은 개울을 하나건너-여기를 건너는데 코프라치가 미끄러워 모두 엉덩방아를

찧었다.-자일을 이용해 차례 차례 하강을 한다. 역시 장비 준비를 잘 해와서인지 어느 상황이 닥치더라도

크게 걱정이 될 것이 없다. 자일을 추스리는 사이 영호형이 먼저 앞서간다.

얼마나 갔을까. 영호형이 길이 아닌 위험스럽게 보이는 곳을 짐을 풀어놓고 오르는 것이 아닌가?

가보니...... 길이 막혔다.

왼쪽으로는 그 길이를 알 수 없는 또하나의 큰 폭포가 협곡에 형성되어 있었고 오른 편은 작은 언덕을 지

나 완전히  절벽이었다.

한가지 위로가 된다면 폭포쪽으로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8미리 끈이 하나가 바위에 고정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길은 맞다는 얘긴데..

해가 저물어가고 갑자기 함박눈이 하염없이 내리기 시작한다.

금새 어두워져서 폭포나 절벽이 그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이 없다.

가장 큰 걱정은 우리가 가진 자일이 길이가 50여미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일의 길이가 모자른다

면 어쩧게 해야하는가? 되돌아가서 돌아가는 방법 또한 있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 했다.

진퇴양난. -進退兩難

게다가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니.. 과히 조난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었다.

결국 작은 언덕에 텐트를 친다. 그 사이에도 눈이 계속내려 금새 쌓이고 또 쌓인다.

일학년들이 적잖히 겁을 먹은 눈치다.하지만 끝가지 내색은 안한다.

나 또한 그 어느때보다 긴장이 된다.

오늘은 라면 3개로 저녁을 먹기로 결정한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적어도 앞으로2~3일정도는 더 생각을 해

야되기 때문이다.  물을 많이 넣고 많이 뿔린다. 이것도 하나의 훈련이다!. 일학년들에게 말을 하며

요기를 채운다.  고추장 같은 것이 허기를 잠시 잊게 해주는 음식이기에 눈에 비벼 먹었는데

맛이 하나도 없다. 다시 한번 앞으로의 계획을 신중히 검토한 후.

내일은 한시간 이른 시간-03시에 일어나 더욱 부산히 움직이기로 한다.

후라이 위를보니 눈이 10cm이상 쌓였음을 알 수있었다.

산에 눈이 쌓이는 만큼 내 마음에 긴장도 쌓여간다.

내일 이른 새벽 지고 있는 밝은 달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마지막날-이렇게 빨리 오색으로 내려갈 줄은!!!

일찍일어나 모두들 한결같이 움직인다. 모두 사태를 알고 긴장한 탓인지 평소보다 모든 것이 훨신 빠르다.

다행이..날씨가 좋다!!! 일어나자 마자 밖을 내다보니 정면으로 밝게 지는 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도 그쳤다.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정말 밝은 달이다.

오늘 의 아침은 죽 2인분. 물을 많이 넣어 푹 끓여 먹는다.

정말 부산히 움직이니 해가 뜨기도 전에 출발 준비를 끝냈다.

어제의 결정대로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 쓸모없는 짐 쓰레기와 야전삽 하나를 버렸다.

(그 무게가 상당했다,) 단지. 어제부터 우리의 든든한 요기가 되고 있는 '귤 껍질'은 쓰레기에서

일일이 분리해 챙겼다.

설피도 버리고 가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선배들의 손떼가 묻은 물건이기에 그럴수가 없었다.

우선 영호형이  절벽쪽으로 하강해보기로 한다.

그런데 몇미터 내려 갔을까? 영호형이 다시 올라가야 한단다. 역시 우려했던 대로 자일의 길이가 모자른

탓이었다. 배낭을 메고 다시 올라오니 무척이나 힘들어 보인다.

그럼 우선 절벽쪽은 포기다.

자일을 회수하지 않고 가는 방법-길이를 두배로 늘릴 수 있기에-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또 이러한 상황을

만날 수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그러지를 못한다.

그럼 이제 우리가 선택 해야 할길을 협곡에 가려 그 길이를 알 수 수는 없지만 무척 길어보이는 폭포뿐이

다. 내가 먼저 나서기로 하지만 영호형이 다시 먼저 가겠단다.

이번에는 또 다시 올라와야될 상황을 생각해서 맨몸으로 하강을 한다.

5분쯤 지났을까? 영호형이 하강을 완료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폭포의 한 가운데 약간 평평한 곳에 하강을 했지만 그 아래쪽으로 다시 하강하기 위해 다시 자일을 걸 수

있는 어떠한 확보물도 없는 것이 었다. 절망이다. 예상치도 못하게 갇히고 만것이다.

자일을 통해 영호형에게 아이젠을 내려보낸다.

영호형은 피켈 하나를 이용해 빙벽 등반을 감행한다. 영호형이 또한번 고생한 후는. 이제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절벽 쪽으로 가 자세히보니 오른쪽으로는 경사가 져서 여느 곳보다 높았다.

여기로 하강하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들어 다시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역시나 영호형이 top을 서서 내려가는데  듣던중 반가운 소리."성철아! 줄이 될 것 같아!!"

그리고 역시나 영호형이 아무런 문제 없이 하강을 완료했다.

경사가 90'이상이어서 먼저 무거운 짐을 내려보내고 일학년부터 차례로 하강 시킨다.

마지막으로 하강하는데 내려가서보니 정말이지 자일이 1m의 남고 모자름도 없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모두 함께 자일애정을 부르는데 그렇게 그 노래의 가사가 가슴깊이 다가온 적은 없었다.

"깍아지는 수직의 암벽도....우리의 나가길을 가로막지는 못하리오" 모두들 하나의 마음으로 목청껏 부른

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앞으로 또 어떠한 난관이 있을지 모르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이제는 경사가 급하지 않은 구불구불 계곡의 연속이다. 그런데 계곡의 어름이 제대로 얼지가 않아

옆의 경사면으로 이리저리 가는데, 그래서 나가는 진도가 빠르지 않다.

얼마나 갔을까. 저 멀리 햇살이 밝게 비추고 있다. 드디어 그늘진 곳을 벗어나는 구나!

부랴부랴 내려가니 계곡물이 햇살에 녹아 더욱 힘차게 흐른다. 그리고 햇살이 비취니 괜시리

마음이 평온해진다.

얼마가니 이젠 거의 완연한 평지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우리의 현지점을 파악하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더 걸었을까?

갑자기 저 앞서가던 영호형과 정환이가 소리친다!! 물관이다! 파이프다!

가보니 사람들이 물을 끌어쓰기 위해 설치해놓은 파이프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작은 발전소도 있으니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모두들 힘이 샘솟는듯 하다.

그리고 역시나 그 예상은 맞았다. 저후2시경 200여미터 앞에서 큰 길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모두들 뛰다시피해서 가니 금세 큰 길가로 나올 수 있었다.

꼭 꿈만같은 순간이었다. 불과 몇시간전만해도 우리는 얼마나 긴장하며 또 긴장했었던가!

하지만 그렇다고 뛸듯이 기쁘지도 않았다. 우리모두는 너무도 허기져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자리에서 아껴두웠던.안성탕면 라면 2개 -불과 2시간전에 일학년녀석들이 먹자고 애원하던,

그 라면 2개!-를 뜯어 후닥 해치우고는 오색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다행이 그곳에는 상봉과 강변으로가는 서울행 버스가 수시로 있었다.

초코파이와 빵 듬뿍사서 남은 허기를 모두 채운 후 버스에 올랐다.




-이렇게 2002 동계는 끝이났다.

8박9일. 짧지만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4번의 동계에서 이렇게 힘이들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던 동계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산은 철저히 준비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냉정하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5일째 되던 날인가! 한참을 힘들게 눈 속을 헤메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렇게 내린 눈들은 한때 구름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나는 지금 구름위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8박 9일, 나는 구름위를 걸었네.


마지막으로 동계내내 맏형 노릇을 훌륭히 해주셨고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주셨던 영호형.

아프면서도 선배들 걱정할까봐 내색 한번 하지않고 묵묵히 잘 따라와 준 창용.

처음가는 원정이여서 누구보다 가장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던 정환.

후배들이 안전하게 산행을  잘 하고 있나 노심초사 걱정해주신 많은 선배님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서울농대 산악회 화이팅!!'
이름아이콘 국은영
2003-02-11 22:30
 정말 다들 고생 많이 하고 온 것 같네요,,, 그래도 왜 이렇게 부럽지??ㅋㅋ....
암튼 개학하고 같이 산에서 만나요... 글구 성철오빠 시인같아요!!꺅~~멋져!!
   
이름아이콘 정성교
2003-02-16 16:07
 정성교(2003/02/16)

타임머신을타고 40년전의 동계산행을 가고 있다
누구라 알까? 이 기분을!!!!  산 속에서 어우러졌던 그 수 많은 감성과 감각의  엃힘을.......
속을 완전히 떠나 자연과만 교우하고 있음은  곧 신의 세계에 있다는 이야기인데

젊은 산 사나이 들이여!  그 대들이 왜 산 사나이가 자랑스러운지    이제 겨울 산을 갔다 온 자는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내년 동계때는 한번 따라 붙여 볼 참이다
아우들아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부럽다 샘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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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OM 산행 3 월 월례산행은 금북정맥 산행으로 대치 강정훈 2003-03-14 837
27 YM 산행 총산개강RC(인수봉) 오영훈 2003-03-14 808
26 OM 산행 금북정맥 제13구간 산행 참석하실분 기록하여 주세요 [1] 권혁민 2003-03-13 975
25 OM 산행 금북정맥 제13구간 산행계획 권혁민 2003-03-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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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YM 산행 개강산행 오봉, 3월8/9일 오영훈 2003-03-05 862
22 OM 산행 주봉 추모등반 강신영 2003-03-02 1005
21 OM 산행 금북정맥 제11, 12구간 산행 참석하실분 기록 바랍니다.. 권혁민 2003-02-28 1357
20 OM 산행 금북정맥 제11, 12구간 산행계획 - 일주일간 연기 [1] 권혁민 2003-02-28 1667
19 YM 산행 2.28-3.1 주봉 등반 오영훈 2003-02-25 1427
18 YM 산행 2003년도 재학생 산행계획 오영훈 2003-02-25 1368
17 YM 산행 빙폭계획 2.18(화) - 봉화산 구곡폭포 [2] 오영훈 2003-02-12 1654
16 YM 산행 8박 9일, 나는 구름 위를 걸었네-마지막. [2] 홍성철 2003-02-10 2602
15 YM 산행 빙폭계획 : 2.7(금)-8(토) [2] 오영훈 2003-02-05 1628
14 YM 산행 8박 9일, 나는 구름 위를 걸었네-2,3 [2] 홍성철 2003-02-04 2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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