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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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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3/04/09 (수) |
| ㆍ분 류 |
OM 산행 |
| ㆍ첨부#1 |
 DSC00687[1].jpg
(0KB) (Dow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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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23 ㆍ조회: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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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 " 모두가 함께 하는 산행"
등반일자: 4월 5~6일
등반지: 북한산 인수봉 인수B, 아미동, 검악B
등반자: 농대 - 75 박완수, 77 이동수, 87 정철의, 97 오영훈, 99 박병성, 01 국은영 배기성
02 서정환 손인혁 이창용 조민준, 03 김동환
미대 - 02 김선좌 서해영, 03 윤상혁 최고은
치대 - 02 임호용
문리대 - 02 하호성
이번 산행은 "모두가 함께 하는 산행" 이다. 저번 집회 때 내가 지은 이름이지만 무려 18명이 함께해서 정말 모두가 함께 한 산행이었다. OB 선배님들부터 첫바위하는 03 신입회원들까지 다같이 즐거운 등반을 했다.
4월 5일
저녁 7시에 모여 패킹하기로 했으나 인혁이랑 총산룸에 가니 병성이형 혼자 계신다. 좀있다 영훈이형과 얼떨결에 온 신입부원 03 동환이 (사실은 5일 오후에 엠에센으로 꼬신 동문친구다) 까지 와서 서둘러 패킹을 했다. 그 와중에 미대 4명이 도착하고 총산룸을 떠나려는 찰나 은영이 누나와 기성이형이 도착. 버들골 밑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6번종점까지 갔다. 거기서 미리 와서 기다리시던 완수형님을 만나고 필요한 것들을 사서 인수봉 야영장으로 출발했다.
오늘도 역시 마지막으로 인수봉 야영장까지 갔다. 그러나 오늘은 함께 가주는(?) 03 후배가 있어서 외롭지는 않다. 하하하... 이런날이 올 줄이야. 내 바로 앞에 가는 미대 03 고은이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 그걸보니 작년에 첫바위하러 가는 인수봉 야영장까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새삼 생각난다. 그때 난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오르막길에 숨은 턱까지 차고 어깨는 아프고 다리는 터질것 같고 땀은 비오듯 흐르고 정신은 하나도 없고... 거기다 선배는 노래시키고... 결국 어찌어찌 야영장까지 갔지만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숨이 가빠진다. 그런데 고은이를 보니 작년 내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하면서 같이 야영장까지 갔다.
야영장에 도착하여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고기를 굽고 라면을 끓여 소주와 맛있게 먹고 마셨다. 그러는 동안 호성이랑 호용이형이 오고 창용이랑 민준이도 도착. 다함께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역시 야영에 술이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적당히 마셔서 다음날 등반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하겠지만. 새벽 2시, 잘 시간이 되고 각자 잠자리를 찾아 간다. 그런데 텐트에 자리가 모자라 몇명이 비박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난 날씨도 좋고 해서 비박하고 싶었지만 형들의 권유와 기타등등으로 결국 텐트에서 잤다. 사실 난 텐트에서 자면 비좁아서 어깨를 못펴고 자서 어깨가 아프다. 그리고 침낭에 어깨가 낀다.... 돈모아서 큰 침낭을 어서 마련해야겠다.
4월 6일
새벽 5시 기상. 눈감고 다시 눈뜨니 아침이 된 기분이다. 난 텐트안에서 뭉기적거리다 늦게 일어났는데 다른 애들은 벌써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서둘러 아침준비하고 텐트걷고 등반준비를 서두른다. 오늘 아침은 미대에서 가져온 반찬으로 진수성찬이다. 산에서 이런 반찬으로 밥을 먹게 될 줄이야. 앞으로 미대랑 같이 다녀야겠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밥!!! 제일 큰 10인용 코펠에 가득 코펠 두개에 밥을 해서 결국 코펠 하나는 남았다. 나중에 저녁 먹을때 먹었지만 아침 먹을때 그밥을 보는데 느껴지는 공포감이란... 산에서는 밥을 적당히 하는 기술도 필수적이다. 부족하지도 않고 남지도 않게.
식사를 마치고 짐을 챙겨 산장에 맡기고 등반에 필요한 장비만 챙겨 인수봉 밑으로 갔다. 거기서 등반 준비를 하는데 철의형과 동수형이 오셔서 합류, 영훈이형이 인수B팀과 아미동팀으로 나눈다. 난 안가본 아미동에 가고 싶었지만 인수B 라스트로 갔다. 인수B는 호성이가 탑을 서고 완수형님이 세컨, 상혁이, 고은이, 라스트인 나 이렇게 5명이 갔다. 니도 인수B로 첫바위 했는데 고은이도 인수B에서 첫바위를 한다. 대슬랩에서 상혁이랑 고은이 쑥쑥 잘 올라간다. 나도 뒤따라 가는데 자일이 발 뒤에 따라 온다. 첫바위하는 고은이가 빌레이 보는 것이나 자일 사리는 것이 많이 서투르다. 오아시스까지는 자일이 텐션된 적이 없는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하니 작년 첫바위 할 때 내뒤에서 라스트로 온 영호형의 심정이 이해된다.
오아시스 옆 테라스에서 이제 인수B 코스가 시작이라고 하니 03들 어이없어 한다. 첫피치는 크랙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쉬운 바위틈을 넘어가는 곳이다. 바로 옆의 아미동 페이스가 상당히 재미있어 보인다. 두번째 바위인 상혁이는 쉽게 올라가고 고은이는 조금 힘들어한다. 밑에서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코치를 해주니 금방 올라간다. 나도 서둘러 올라가고, 2피치를 갔다. 2피치는 크랙이었던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난다. 앞에 애들도 잘 간 걸로 기억되는데... 문제는 3피치. 크랙인데 조금 가다가 넓어져서 거의 침니수준으로 넓어지는 곳이다. 여기서는 크랙이 넓어 재밍도 잘 안되고 부비적거리면서 가는 곳인데 03들은 쑥쑥 잘 올라간다. 난 침니를 통과하는데 분명 작년에는 쉽게 갔는데 왜 이렇게 힘든지 이해가 안되었다. 다 올라가서 생각하니 작년엔 빈몸이라 등을 이용하여 갔는데 이번에는 색을 메서 어깨로 올라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뭐 어려운 곳은 아니지만 힘이 드는 곳이다.
3피치를 마치고 보니 항아리크랙이 보인다. 그리고 밑에서 동환이가 인수B로 붙는다. 원래 동환이는 오아시스에서 검악B로 갔으나 볼트따기에서 후퇴. 인수B로 왔다. 동환이를 올리고 상혁이가 4피치를 가고, 고은이가 4피치를 간다. 항아리크랙은 조금씩 잘 가더니 어느 순간 자일이 안올라간다.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자일은 그대로다. 그리고 구조헬기도 왔다 가고. 나중에 정상에서 들으니 항아리크랙을 마치고 왼쪽으로 트레버스하느 공룡발톱자국에서 무서워서 개기다 울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게 개기다 결국 완수형님이 달래서 겨우 지나갔다고 한다. 나도 작년에 거기서 무서워 개기고 괜히 앵커를 외치고 그랬는데... 역시 첫바위에서 그런 고도감은 엄청난 공포심을 유발하는가 보다.
고은이가 다올라가고 동환이를 올려 보내야 하는데 여기서 내가 그만 실수하고 말았다. 난 항아리크랙 다음에 트레버스하는 곳이 있는지 모르고 내가 먼저 올라갔다. 그런데 가보니 퀵드로가 걸려있고 그걸 라스트가 회수해야 되는 것이었다. 난 아차 싶어 완수형님께 어떻게 할것인가 묻고 결국 난 항아리크랙 마지막 부분에 있는 볼트에 확보를 하고 동환이를 올린 다음 먼저 보냈다. 그리고 내가 퀵드로를 회수하고 트레버스해서 넘어갔다. 나중에 완수형님한테 이 일로 혼도 나고 많이 느끼고 배웠다. 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라스트라는 것과 라스트가 해야 되는 일, 그리고 등반대원들의 순서등에 대해 잘 배웠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겠다.
작년 첫바위때 그렇게 무섭던 공룡 발자국이 이제는 너무 쉽다. 발 디딜곳도 확실하고 잡을것도 확실하다. 내공이 그만큼 쌓인 건가. 4피치를 종료하고 걸어가는 곳을 지나 마지막 피치를 올랐다. 작년에 그렇게 힘들던 마지막 피치도 이제는 쉽게 올라가진다. 마지막 피치를 마치고 조금 올라가니 드디어 정상!!! 작년 가을 이후 두번째로 온 인수봉 정상이다. 그것도 같은 길로... 감회가 새롭다. 간식을 먹고 사진을 찍고 하강을 했다. 이번에 처음하강하는 사람이 많아 시간이 좀 걸린다. 하강순서를 기다리며 애들이랑 이런저런 애기를 하면서 긴장을 풀어준다.
하강을 마치고 내려와 짐을 찾고 우촌식당에서 저녁과 막걸리를 마셨다. 많은 사람이 함께 했음에도 사고 없이 즐겁게 등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03 신입생들과 함께 등반하면서 애기도 많이 나누고 서로 많이 친해진것 같아서 좋았다. 몇가지 아쉬운 것이라면 에코를 통일하지 않아 의사소통이 원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음부터는 톱에코 원칙을 지켜서 원할한 등반을 해야 하겠다. 그리고 신입생들이 자일을 사리는 법이나 빌레이 보는 것이 많이 서투른데 잘 교육시켜서 다음엔 능숙하게 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소감은 전에 갔던 길이고 쉬운 인수B를 가서 03 신입생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챙겨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즐거운 바위 이상의 것은 얻지 못해서 아쉬웠다.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갈 땐 힘들어도 나중엔 뭔가 배우고 느끼는 것이 있는데 이번엔 그게 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때론 쉬운 곳에서 나를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찾아 고치는 기회도 필요한 것 같다. 다음엔 더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도록 열심히 해야겠다.
서울농대 산악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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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