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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보고
  
작성자 장정인
작성일 2023/03/26 (일)
분 류 YM 산행
장소,코스 1일차 설교벽 2일차 인수c
등반대원 장정인t 안정현s 조민규 김신정 서정환t 장정인t 김보민 박민규s 서유진 김진우 백준혁
ㆍ추천: 0  ㆍ조회: 53      
22.11.19 ~ 20 북한산 신입 교육
# 22.11.19. 설교벽

신입 교육으로 설교벽을 갔다. 느낀 것이 참 많아, 우선 사건을 정리해 본다.

두 팀으로 등반을 하며 나는 두 번째 팀이었다. 이밖에도 다른 산악부 팀이 있어서, 등반이 지연되었다. 설교벽은 볼트와 확보점이 거의 없는 등반 코스였다. 그래서 사실상 내 마음대로 올랐다. 그러다보니 앞팀들이 가는 길 말고도, 그 옆에 다른 크랙이 괜찮아 보였다.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올라갔고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1.  내 실력보다 어려운 크랙이었다.
2. 도중이 루트가 꺽여서 세컨이 보이지 않게 되었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3. 50미터 가까이 등반하고도 나무나 암각 등의 확보지점을 찾을 수 없었다.
4. 캠이 부족했다.

등반을 하며 처음으로 무서웠다. 위와 같은 조건들은 등반자를 굉장한 공포에 빠뜨린다는 것을 알았다. 반대로 말하면 이와 같은 조건들을 통제해야지, 안전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며 등반할 수 있겠다.

결국 나는 암각에 자일을 걸어놓고 하강했다. 자일이 빠지지 않을 것을 생각했으나, 다행히 이번 등반음 두 팀으로 진행했기에 다른 팀 자일로 하강했다.

하지만 늘 주변에 다른 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강을 위해 자일을 포기했으나, 결국 자일을 버리는 일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차라리 후등자들을 다 등반시킨 후, 더 나은 하강지점을 찾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수야영장에 밥을 먹고 밤에 유빈이 형과 자일을 회수하러 등반했다. 야간 등반은 하강이 굉장히 힘들다. 다음 하강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에 내려왔다.

+) 개인 일기 발췌

모든 마음을 쏟아낼 곳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의 나는 행복했다. 문학이 내 고민들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준다고 느꼈기에, 피곤한 매일 속에서도 소설 읽는 시간들은 빛이 났다.
그러나 이후 서서히 빛이 꺼져갔고, 결국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면 좋을지 생각하는 일을 그만 두었다. 서러웠던 것은 문학을 잃었다는 점이 아니라, 내 오늘을 설레게 하는 이유와 기대가 사라져버렸고 하루가 회색빛으로 변해버렸다는 점이었다.

시간이 지나, 외로움과 헛헛함을 지나, 고맙게도 산악이 다시 내게 혈기를 찾아주었다. 슬프고 차가웠던 눈과 뺨에 사람다운 온기와 시선이 돌아왔다. 모험이 자연이 새로운 세계가 빛났다. 아마 산악이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만큼이나, 나는 나를 바칠 곳을 찾고 있었기에 금세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안에서는 좌절과 근심만이 만들어지기에, 나는 나 밖에서 그리고 도시 바깥에서 소설 같은 세계를 기대하고 그것을 산악에서 발견했다. 마치 어린 시절 문학에서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오늘날 나는 산에서 삶을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의 한 부분을 떼어내어야 할 것 같다. 무의미의 세계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직감, 나는 이 두려운 느낌 위에서 떨고 있다.

사실 무모하게도 나는 지금껏 등반이 제대로 무서워본 적이 없다. 후등을 하며 줄이 내 위에 있을 때는 무서울 이유가 없었고, 설령 선등을 하며 내가 줄보다 앞서 가더라도 퀵과 볼트와 든든한 세컨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날 나는 등반 중에 도저히 오를 수 없다는, 더불어 내려갈 수도 없다는 공포를 느꼈다. 처음으로 '죽음'이 아니라 죽음을 느겼다. 언제나 눈과 귀로 보고 듣기만 했던 '죽음'이라는 표현이 언어와 단어의 형식을 넘어서서, 의미가 내게로 흘러들어왔다. 세컨이 보이지 않는다는 공포, 캠이 줄어들어간다는 두려움, 줄의 절반이 지났지만 길은 끝나지 않고 멈추어 쉴 곳조차 없다는 절망.

밤에 야영을 하며 유빈이 형과 신정이에게 물었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짓을 하냐고. 이보다 재미있는 일들이 세상에 많은데, 무엇 때문에 산에 오냐고.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산에 오고, 걸어서는 갈 수 없는 산과 만날 수 있어서 등반을 하고, 개발되고 따라서 훼손된 산이 아니라 그대로의 산이 좋다고. 나도 그런 것 같았다.

결국 야간에 유빈이 형이랑 다시 그 설교벽을 올랐다. 나에게 문제를 안긴 곳을 다시 올라가 두려움을 많이 떨칠 수 있었다


# 22.11.20. 인수 c

인수 c가 쉽다고 하여 신입교육을 갔다. 옘병. 하나도 안 쉽고, 볼트도 없고, 고도감도 세고. 더럽게 무섭고 힘들었다.

다행히도 정환이 형이 2피치까지는 선등을 해주셨다. 인수 c의 크랙은 거의 팔을 껴서 재밍해야했다. 전신운동이랄까.

원래는 4피치 정상까지 가려고 했으나, 신입들이 힘들어 하고 해가 지고 있어서 3피치에서 하산했다.

이것이 매우 잘못된 판단이었다. 하강 후 자일이 빠지지 않아서 밤에 나와 민규 형이 또 다시 등반해야만 했다.

두 가지 깨달음이 있다.

1. 힘들든 말든, 해가 지든 말든, 확실한 하강지점까지 가는 것이 낫다. 어차피 야간 등반의 위험성은 선등자인 내가 감수하면 되고, 후등자는 멘탈 케어만 해주면 추가적인 등반의 위험성은 없다.
2. 하강자일이 암벽에 닿아 눌리게 되면 자일 회수가 절대 안 된다. 그런 부위에는 비닐이라도 깔아야 한다.

자일을 회수하려고 다시 3피치 완료지점 직전까지 올라가야했고, 그제서야 자일이 빠졌다.

+) 개인일기 발췌

히히. 민규 형이랑 또 야간등반했다. 2일 4등반. 정신 나갈 거 같다. 등반 그만 하라는 신호이려나. 하산하다가 형은 가방 어깨 끈이 터졌고, 나는 헛짓거리 하다가 3~4미터쯤 우당탕탕 굴렀다. 손 아파용. 민규 형은 전화하다가 나무에 머리도 박았다. 산에만 오면 바보가 된다.

한동안 등반은 안 할 생각이다. 뭐 어차피 겨울이라서 안 하기는 하는데, 아무튼 산을 줄일 생각이다. 이 이틀이 내가 산악을 다시 바라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등산하다가 하산하는 정환이 형을 만나서 물었다. '형은 등반이 안 무서우신가요?' 당연히 무섭다. 무서운 만큼 조심하는 것이고, 자기 능력을 확실히 알고 도전하는 것이다. 나는 차라리 등반을 무서워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다치기 전에 위험한 줄을 알게 되어서 감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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