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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mbing reports
산행 보고
  
작성자 백준혁        
작성일 2023/02/28 (화)
분 류 YM 산행
등반일자 23.01.26~29
장소,코스 판대 아이스파크
ㆍ추천: 0  ㆍ조회: 66      
23.01.26~29 동계 아카데미
이번 겨울에 빙벽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추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건 너무나 자명하기도 하고 자연 암벽도 생소한 개념이었던 나에게 빙벽은 훨씬 더 미지의 무언가였다. 하지만 막상 기회가 생기니 이번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도 들고 넘버를 따기 위해서도 내 상황상 아카데미를 가는 게 나아서 빙벽을 해보기로 했다. 겨울에 아웃도어 클라이밍을 할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었어서 폴라텍으로 된 미드레이어도 급하게 구매하고 하드쉘 바람막이도 급하게 구매해서 갔다.
첫날에는 진짜로 기본적인 것들만 배웠다. 준아를 빼면 다 빙벽이 처음인 조에 속해서 빙벽화를 신는 법과 크램폰을 차는 법부터 해서 바일을 어떻게 잡고 스윙해야 얼음에 제대로 박히는지 킥킹은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X바디 동작을 배웠다. 나흘 동안 배우는 거기도 하고 암벽등반에서도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많이 겪어봐서 기초를 제대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5시쯤 되어서 첫날의 강습을 종료하고 숙소로 가 저녁을 먹었다. 이번에 북알프스로 원정을 갈 4명이 모두 왔었는데 함께 저녁을 먹으며 정인이 배웅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둘째 날에는 드디어 등반을 해봤는데 진짜 쉽지 않았다. 태섭 형님의 강습을 들으면서 이론적인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는데 몸이 말을 잘 안 들었다. 몽키행잉 자세를 유지하면서 킥킹을 해야 하는데 엉덩이가 킥킹과 함께 올라가며 얼음에 크램폰이 잘 안 박히게 되는 것도 느끼고 혼나면서 자세를 잡아갔다. X바디의 장점은 삼지점이 언제나 형성되어 있어서 안정적이라는 것인데 그만큼 느려져서 그 단점을 조금 보완한 지그재그바디도 배우고 등반도 여러 번 하다 보니 조금씩 늘어가는 게 느껴져서 재밌었다. 바위와는 조금 색다른 얼음의 재미도 조금씩 느끼고 있을 때쯤 태섭이 형이 발을 안정적으로 잘 박아야 하는데 발을 대충 빨리빨리 박아 잘 안된다고 혼나서 생각하면서 하다가 칭찬도 듣고 끝나서 뿌듯하게 2일 차의 등반을 마무리했다. 북알프스로 가는 나머지 멤버가 떠나는 날이어서 잘 다녀오라고 배웅하고 진우와 둘이서 저녁을 해 먹고 타교 산악부 사람들과 함께 여러 얘기도 하고 술도 걸치다가 잠들었다.
셋째 날부터는 윤수 형이 남기고 간 랩터를 사용했는데 스윙이 너무 잘 먹어서 훨씬 편했다. 어제의 복습을 하면서 직벽에서 등반했는데 자세가 왜 중요한지를 너무 잘 알게 해주는 곳이었다. 직벽 구간은 5~6미터 남짓이었을 것 같은데 정말 쉽지 않았다. 전완에 자극이 팍팍 먹히는 게 좀 더 길었으면 펌핑이 장난 아니었겠다 싶었다. 거기서 등반하다가 40미터 정도로 길지만 각이 크지 않은 곳으로 가니 계단처럼 느껴져서 쉬웠다. 오후에는 N바디 자세를 조금 배우고 끝이 났다. 저녁에 태섭이 형이 톡방에 유튜브 영상을 올려줬는데 그걸 보니 이해가 잘 됐다. 유튜브에 이런 게 있을 거란 생각을 왜 못했는지 모르겠다. 미리 이런 걸 좀 보고 갔으면 배우는 시간의 효율이 더 높을 수 있었겠다. 이날도 진우와 둘이 저녁을 먹고 타교 산악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마지막 날에는 N바디를 위주로 배웠다. 하나씩 천천히 배우면서 X바디나 지그재그바디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자세가 많이 잡혀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좋았지만 N바디는 더 어렵고 디테일이 필요한데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아 다른 자세만큼 자세히 배울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준아도 더 깎아야 하는 걸 보면 첫술에 배부를 순 없는 것이다. 이번 겨울 다시 빙벽등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기회가 있을 때 많이 해놓으려고 열심히 등반했다. 서울로 돌아가서는 사당에서 아카데미 동안 친해진 사람들과 저녁을 함께하면서 담소를 나눴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빙벽을 해봤는데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았다. 생각보다 춥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들었고 바로 옆에 카페가 있어서 화장실을 가기도 좋았다. 펜션에서 자서 매일 씻을 수 있고 따뜻하게 잘 수 있다는 것도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서 너무 경계심이 컸다고 생각했다. 얼음도 얼음의 맛이 있어서 겨울 시즌에만 한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아쉬울 것 같다. 빙벽등반은 암벽보다도 진입장벽이 커서 기회가 많이 없는 게 아쉬웠다. 그만큼 더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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