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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mbing reports
산행 보고
  
작성자 노승환        
작성일 2022/10/09 (일)
분 류 YM 산행
등반일자 22.10.08
장소,코스 선인봉 은벽
등반대원 17 노승환(S), 19 백준혁(T), 22 신동혁(L)
등반장비 자일 2동, 캠 1조 + B/D 2호 1, 슬링 3, 퀵드로 8, 알파인드로 2, 어센더 1 및 개인장비
ㆍ추천: 0  ㆍ조회: 124      
22.10.08 선인봉 은벽
지난 고희산행날 나는 과천 태용 형님 사무실에서 정훈 형님, 지용이형과 과거 암벽등반일지(나는 65-69년도, 지용이형은 71년도 부근이었던 것 같다)를 정리하였다. 오전 9시부터 점심을 지나 5시 정도까지 문서를 정리하고 우리는 도봉산 천만불식당으로 자리를 이동해 고희등반 뒷풀이에 참여하였는데 그날 자리를 뜰 때쯤 준혁이가 당일 성윤이의 은벽 생일바위를 따라갔기 때문에 그 등반이 꽤 흥미로웠는지 자신도 그 코스를 통해 생일바위를 하겠다고 밝혔고, 윤수와 내게 함께 가자고 하였다. 준혁이는 첫 바위 전암을 나와 함께한 기억이 있고, 이후 허리가 아파 등반을 쉬기 직전 즈음 자운암장 등을 함께한 기억이 있어 내겐 그 마지막 시기에 대한 연결고리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생일바위이기에 이를 흔쾌히 수락하였고 그렇게 팀이 결성되었다.
지난 화요일 집회에서 월요일로 계획되었던 생일바위는 비가 올 수 있다는 예보 때문에 토요일로 변경하였고 그 날 등반이 가능한 동혁이가 함께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3명이 확보되었고 나는 유빈이에게 요청해 선인야영장 야영허가서를 발부받았다. 이렇게 4년 반만의 선인야영장 행선을 확정짓고 이날을 기다렸다.
금요일 아침 나는 집에서 이번 2학기가 시작할 때쯤이었나 야영장이 풀렸다는(코로나 이후 2년 반만에) 소식을 듣고 얼른 구매한 40L 배낭에 내 개인장비 암벽화, 하네스, 헬멧, 확보줄, 카라비너, 빌레이 장갑, 침낭을 담고 마트를 들려 저녁거리(떡국 거리)를 구매한 뒤 학교로 향했다. 반실에 당도하니 윤수가 일본 북알프스 원정을 위해 관악산 중량훈련을 다녀와 휴식을 취하는 차였고 간단히 담소를 나누고 수업으로 향했다. 수업이 끝나고 친구와 간단히 점심을 한 뒤 반실로 돌아와 진우에게 멀티피치 안전교육을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반실이 아닌 외벽에서 간단하게나마 하강, 빌레이 교육 등을 진행하려 하다보니 우선 선등빌레이부터 가르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시간이 꽤 소요되었다. 9m까지 올라가 바로 오버행 하강을 시켜보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5m 볼트에 자일을 픽스하고 하강 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쌍볼트에서 빌레이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외 캠, 알파인 드로, 슬링 등을 알려주었다.
이렇게 반실에 돌아오니 4시, 야영장으로 향할 시간이 거의 다가와 있었고 준혁이와 동혁이가 어느 정도 공용장비 분배와 패킹을 마쳐놓은 상태였다. 얼른 패킹을 마치고(암벽화를 넣어 놓은 잡주머니를 찾지 못해 잠시 헤맸지만) 5시 즈음 도봉산으로 출발하였다.
이래저래 떠들면서 도봉산역에 도착해 국립공원 도봉분소로 향하니 거의 7시, 신원조회 및 안내가 있을 것이라 하였으나 그저 구조대에 도착하면 들르라는 말만을 전할 뿐이었다. 미리 파악한 바로는 푸른샘은 마르지 않았다 하여 물이 없어 배낭은 꽤 가볍고(동혁이는 17kg인가를 졌지만)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오랜만에 온 탓이었을까 헤드랜턴 미등에 기댄 탓일까 잠깐 길을 잘못 들어 주봉 방향으로 길을 잡았고 5분 정도 잘못 오르니 안중에도 없던 절이 나와 다시 뒤로 백했다. 맞어 선인봉 어프로치는 계곡을 왼쪽에 껴야했지 생각하며 다시 제길을 찾아 어프로치. 곧 한등에 닿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뒤를 돌아보니 아스라이 서울의 불빛이 반짝인다. 다시 짐을 꾸려 야영장으로 향하는데 석굴암 부근에서 왼편으로 꺾어 들어가는 길이 있는 것이 아닌가? 거리나 방향상 야영장으로 들어가는 샛길일 거 같아 가보기로 하니 맞았다. 동혁왈 지난번 볼 땐 바리케이드로 막혀있었는데 우리가 야영장을 이용하기로 했으니 열어놓은 것인가? 이 길을 걷는 중 와 이 길은 분명히 4년 전에 걸어봤어 확신이 드는, 옛날 어느 날인진 잘 모르겠으나 확실히 걸어본 기억을 마주했다.
텐트를 치고, 서울 야경을 찍고, 푸른샘에서 물을 떠오고, 취사를 시작. 바람이 차고 잔잔히 계속 불어와 불이 세지가 않아 물을 끓이는데 한참이 걸렸다. 반실에 남아있어 가져온 부대찌개, 아침에 내가 사온 떡국떡, 소시지, 열무김치 국물을 넣고 끓이니 뭔가 싱거워 라면스프를 하나 넣고 끓이니 안성맞춤. 맛있게 먹고 정리 후 텐트 안으로 들어가 내일 먹을 식수를 미리 끓여놓는다. 가스등을 텐트 꼭대기에 걸어 키고 버너로 물을 뎁히니 금방 텐트 안은 따뜻해져 안락하다. 카드나 한 벌 가져와 놀면 좋겠다 생각은 했었는데 나는 급히 짐을 챙기다보니 까먹었고 끝말잇기나 하다가 물이 끓어 이를 내놓고 잠을 잤다.
밤은 예보대로 8도 정도까진 충분히 떨어진 거 같다. 며칠전 예보로는 6도까지 떨어진다 했었는데 실제로는 그 정도 떨어진 느낌이었다. 패딩을 입고 비니를 쓰고 잤는데도 쌀쌀함이 느껴져 몇 번 깼다. 시간을 길게 잔 탓일까 11시에 자 7시에 일어났는데 꽤 개운한 느낌이었다. 준혁이와 동혁이는 아직 침낭 안에서 꾸물꾸물 나는 텐트에서 나와 화장실에 다녀오고 물을 덥히고 라면을 끓인다. 아침이 된 만큼 뭔가 다들 등반이 실감이 나는가보다. 아침 날씨는 아직 쌀쌀해 이거 가면 추워서 등반은 할 수 있나 걱정이 든다. 10도도 안되는 기온에 바람이 부니.. 그래서일까 일부러(?) 꾸물대다보니 거의 9시에 야영장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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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벽 출발지점에 도착해 준혁이가 선등을 시작한 시간은 9시 40분. 무난하게 1피치를 오른다. 뒤따라 올라보니 슬랩이 짜다. 경사가 센 편은 아닌데 맨들맨들 잡을 데도 밟을 데도 별로 없다. 첫 볼트 위로 직상하면 너무 건더기가 없어서 살짝 왼쪽으로 틀면 얇은 누룽지 홀드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약간 영길 느낌이랄까. 이런 식으로 거의 맨들맨들하다보니 좌우 이동이 많이 요구된다. 계속 오르다 2학년 때 어려워서 오른쪽으로 우회했던 부분(세 번째 볼트 즈음)에서 직상을 시도했다. 까다롭긴 했지만 후등의 미세한 텐션감, 안정감과 더불어 클리어. 마지막 볼트(4번째인가)에서 한 번 슬립. 깔끔하진 않았지만 이전에는 우회했던 루트를 온전히 제 루트대로 올라 기뻤다. 지금 개념도로 확인해보기로는 경송A 1피치인 것 같다. 이전에는 은벽 1~2피치가 진달래 1~2피치라 생각했느데 지금보니 경송A 1피치, 진달래 2피치인 것 같다.
평소 슬랩을 할 때는 항상 엄지와 검지발가락 사이와 그 안쪽 스미어링을 주로 쓰는 편인데 최근 등반 정보를 찾아보다보니 장지와 약지발가락 사이(아웃)로 디디면 크럭스를 통과하기 쉽다하여 이를 적용해보니 잘 적용되는 듯 하다. 인 부분만 항상 쓰다보니 암벽화가 많이 갈려있어 엣징이 미세한 홀드에서는 아예 안 먹는데 아웃은 새로 쓰는 부분이다보니 엣징도 잘되고 슬랩 아웃 감각도 기를 수 있는 좋은 훈련이 된 것 같다. 특히 이 루트는 엠보싱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엣징이 특히 중요했기 때문에.. 난이도는 명기된 대로 10b 정도가 맞는 것 같다. 전암 10b가 이전에 오를 만하다 느끼는 정도였는데 이 정도라면 예전만은 못한 것인가(이전에는 홀드를 보면 오를 때 어떤 느낌이 올지까지 예상이 갔는데 이번에는 어 이렇게 올라지네 이런 느낌이었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루트 홀드의 느낌이나 후등을 통해 여러 난점(과감함)을 극복한 점이나 이전의 영길 등반이 떠오르는 등반이었다. 후등인 덕분에 귀중한 경험을 쌓은 느낌이다.
이후 2피치나 3피치는 기술적으로 꽤 무난한 등반이었다. 2피치는 처음 왼쪽 사선으로 난 밴드를 따라 올라 첫 볼트를 걸고 무난한 슬랩을 올라 왼편 침니로 빠져 올라 확보점으로 향하는 루트였다. 3피치는 재밍, 레이백, 스테밍이 다 먹는 선물 같은 크랙이었는데 대체로 오른발은 크랙에 종아리를 끼우고 발가락은 크랙 안쪽에 디디고, 왼발은 넓게 스테밍을 취해 올라갔고 딱 옛날에도 이렇게 올랐을 거 같다는 느낌의 익숙한 등반이었다. 이렇게 무난히 오르다가 볼트를 지나선 스테밍 하기엔 그 틈이 너무 벌어져 재밍도 오랜만에 연습해볼 겸 재밍 스타일로 전환했다. 느낌은 거의 레이백이 낫다는 판단. 여러 사이즈의 재밍을 적극적으로 확인해볼걸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든다. 오랜만의 멀티 등반(그 중에서도 스테밍, 발재밍 등)이어서일까 발목 힘이 강하게 걸리는 느낌. 잊고 있던 감각이다. 힘은 잘 걸리는데 좀 더 부드럽게, 유연하게 써야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미세한 핀트를 조금 더 맞춰야 더 등반이 부드러워질 것 같은 느낌..
이후 두 번에 걸쳐서 하강. 아마 첫 번째 끊은 부분은 경송A 2피치인 것 같고, 이후 바로 바닥으로 내려왔다. 첫번째 하강은 거의 직선이라 오토블럭 없이 하강, 두번째 하강은 약간 트래버스가 있어 엔사 하강법으로 하강하였다. 하강 순서는 준혁, 동혁, 나. 준혁이가 스톤 히치를 통해 픽스 매듭을 대체하였는데 해가 갈수록 나도 새로 배워야 할 것들이 생겨나는구나 생각이 든다. 자일을 마지막으로 바닥에서 회수할 때 하강 중 약간 트래버스가 있었고, 그 사이에 큰 크랙(반침니)이 있었기 때문에 빠지면 어떡하나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충분히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뺀 덕분인지 자일은 무사히 회수되었다. 일부러 하강점을 짐을 데포해놓은 지점으로 잡아놓은 것이었는데 그러지 말고 정상적으로 정면으로 하강할 걸 그랬나 생각도 든다.
준혁이와의 첫 톱 등반이자 생일바위는 이렇게 끝이 났다. 캠을 적정 각도로 오므릴 것, 크랙에 대해 적정 각도로 설치할 것을 요구하였다. 추가적으로 캠을 치기 쉬운 장소에서 캠을 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등반은 안전하게 마무리되었다. 2피치에서 첫 볼트를 걸기 전 슬립이 있었지만 다행히 추락 수준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과감함이 돋보이는 톱 등반이었다. 2피치 확보점을 진달래가 아닌 은벽에서 끊기 위해 반침니 안으로 들어갔는데 캠을 칠 수 있는 깊이가 형성되지 않아(안쪽 크랙이 그저 주름에 그쳤다. ㄷ자 배수관 같은 느낌.) 10m 정도를 거의 확보물 설치 없이 오르는데 침착함을 잃지 않는 등(첫 톱의 흥분감이 각성으로 이끈 것 같았다)..
하강 완료 지점(데포 지점)에서 짐을 다 꾸리고 측면 정인이네 팀에 연락해보니 철의 형님께서 표범이나 박쥐를 더해보시라는 연락. 잠시 푸른샘으로 목을 축이러 가보니 7단위 산행 형님들께서 계신 것 아닌가! 내려가는데 완수 형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오늘 산행을 오셨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라 7단위 산행이었을 줄이야. 함께 하산을 시작해 할머니가게로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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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는 재밌는 술자리.. 길행 형님, 학수 형님, 동수 형님, 태삼 형님, 종구 형님 얘기를 듣고 잔잔하게 놀다보니 철의 형님, 유빈이, 현구가 내려오고.. 곧이어 정환이형, 정인이, 진우가 내려왔다. 종구 형님의 발목 지뢰 이야기, 철의 형님의 기숙사 퇴소 이야기, 태삼 형님과 종구 형님께서 어떻게 미국에 가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것.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종구 형님께서 한 두 가지가 남는다. 스포츠는 규칙 아래 서로를 속이는 것이 잘 하는 것이다란 이야기. 축구의 페인트 동작, 투수의 구종 조합 등.. 그리고 Royal Robbins의 Climbing is a great game-great not in spite of the demands it makes, but because of them. 무언가 이 세상을 넓게 살아갈 용기를 주는 말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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