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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보고
  
작성자 장정인
작성일 2022/08/08 (월)
분 류 YM 산행
등반대원 조유빈 장정인 최선 정성윤 최유근 박시한 신동혁 박민규
ㆍ추천: 0  ㆍ조회: 44      
2022.08.03~04 rc - 설악산 천화대
아침에 눈이 떠졌다. 난 5시에 잘 일어난다. 주차장 바닥에서 밥을 지었다. 난 냄비밥을 그래도 꽤 잘 한다.
소공원에서 비선대로. 비선대에서 설악골로 걸었다. 날씨는 선선. 땀이 나도 땀이 말랐고 마치 땀이 나지 않은 듯한 신선.
유빈이 형이 나보고 세컨을 하라고 했다. 어머낫. 나 세컨 처음인데.
빌레이가 아니라 안자일렌을 하고 능선을 걸었다. 이 자유로움이 좋네요.
하늘이 흐려진다. 도시에서 보는 먹구름과 능선을 바로 앞에서 감싸는 먹구름은 다르다. 무섭고 춥다.
곧 바로 햇살이 뜨거워진다. 구름이 조금만 움직여도 해가 들었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
무전기가 있으니 편했다. 소리치지 않아도 좋아서. 라스트라서 심심해 할 민규 형을 무전기로 놀아줬다.
아직 비박지까지는 봉우리가 하나 남았지만 길을 밝힐 해는 더이상 남지 않았다. 빠르게 걸었다. 살짝 뛰었다. 마지막 봉우리는 바람이 심했다. 아주 심했다. 선이가 날아갈까봐 처음으로 안자일렌으로 빌레이를 봐줬다. 다치치 말거라. 그리고는 곧바로 야간 하강. 랜턴으로 발 디딜 곳만을 볼 수 있는 하강. 어렵구나.
술을 안 좋아한다. 술은 맛 없으니까. 쓰니까. 오늘의 술은 좋았다. 클래식에서 꽃향기가 났다. 힘들 때 마시는 술은 달콤하다. 몸이 지쳤고 시에라 세 잔에 잠이 몰려왔다. 비박은 처음이었고 아주 잘 잤다.
빗속에서 일어났다. 슬펐다. 조금 어벙하게 있다가 곧이어 타프를 쳤다. 물이 부족한 사람들은 그 타프의 물을 받아 마셨다. 타프 때문인지 맛이 쓰다더라. 나는 안 마셨다. 배가 아플까봐. 해가 떴다. 산 날씨는 정말로 이상하다. 금새 날이 뜨거워졌다.
세컨을 하면서 많이 공부가 되었다. 계속 생각하는 법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 선이를 도르레로 끌어올리는 법도 익혔다. 코일링도 빠르게 하고 안자일렌 워킹도 익히고.
다급한 하산이었다. 해가 지기 전에 설악골까지는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하강지점까지 가는 하산길에서 나와 유빈이 형은 하강 설치를 위해 거의 뛰어갔다. 무릎이 울었다. 나도 울고 싶었다. 모두를 하강시키고 내가 마지막으로 물 흐르는 얇은 계곡을 하강했다. 그러고는 자일을 당겼다. 내 첫 낙석. 자일에 이끌려서 주먹 크기 돌이 굴러내려왔다. 진짜 낙석은 하산길에서 발로 굴리는 가짜 낙석과 그 속도가 달랐다. 돌이 구른다기보다는 비탈을 따라서 돌이 내게로 쏘아졌다. 그래. 쏘아졌다. 피했다. 왼발로 날아드는 매서운 돌을 왼발을 살짝 옮겨서 피했다. 발을 잃을 뻔했다.
설악골을 향해 하산을 하고, 비가 와서 불어난 설악골을 건너고, 천불동을 만나고, 비선대를 지나고, 무장애를 지났다. 소공원 입구에서 마시는 식혜가 달았다. 단 세 모금. 그날 산행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만큼, 딱 그만큼 행복하다는 설악산 자판기 식혜. 오늘도 좋았나보다.

나는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나는 여러 날에 걸친 산행을 좋아한다는 점. 그러니까 내가 가는 길이 더 깊어지고 내가 있는 곳이 세계와 더 멀어지는 것을 바란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단피치보다 멀티피치가 좋고 하루보다는 이틀이 좋다. 산행보다는 원정이 좋고 그저 짧게 힘든 것보다는 길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 핸드폰이 그저 사진기로 쓰이는 시간이 행복했다. 85 퍼센트의 전원으로 출발해서 45 퍼센트의 전원으로 내려온 여정. 즐거웠다.

도움이 되는 정보.
여름 기준으로 물은 1일차 1L, 비박 0.5L, 2일차 1L를 마셨다.
비박할 때는 매트, 바람막이, 여름침낭을 썼는데 딱 알맞았다.
새벽에 비 올 것을 대비해 미리 타프를 치고 자는 것도 좋갰다.
봉우리에서는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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