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는 회비로 운영하니 적극적인 회비납부 부탁드립니다. 납부 방법은 아래 [회비/기금 납부 안내] 참조 바랍니다.

회원등록 비번분실
산행방 메뉴
 climbing reports
산행 보고
  
작성자 정민휴
작성일 2021/06/21 (월)
분 류 YM 산행
등반일자 2021.6.19(토)
장소,코스 설악산 미륵장군봉 코락길
등반대원 16송채현(T) 16정민휴(S) 21 양태현
ㆍ추천: 0  ㆍ조회: 57      
2021.6.19 설악산 미륵장군봉 코락길
원래는 19일 저녁에 와서 20일 등반을 하고 돌아갈 계획이었으나 채현이의 생일바위가 19일에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출장이 끝나자마자인 18일 저녁에 입산하는 것으로 했다. 다행히 출장은 미뤄졌지만 그래서 체력이 많이 남았는지 잠이 안와 1시 반까지 깨어있다가 잠에 들 수 있었다. 4시 반에 일어나 성훈이가 차려준 아침을 간단히 먹고 나갈 채비를 마친 후 밖에 나와보니 이미 날이 환하다. 숙소에서 한 10분쯤 운전해 가다 보면 2차선 도로에 갑자기 정차할 수 있는 갓길이 추가되는데 그곳에 차를 세우고 뒤로 한 100미터쯤 걸어가면 산행길 초입이 나온다. 입산금지 표시가 있는 걸 보면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다. Deceitful한 좁은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그럴 듯한 산길이 나왔다. 완만한 산행길을 오르다 본격적인 경사가 시작되기 전에 계곡으로 내려가 건너편 길을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코락길의 시작점이 있다. 우리 모두 미륵장군봉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찾은 등반보고서를 찾으며 갔는데 산속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계곡이 나오고 왼쪽으로 가야한다고 되어있어서 산을 제대로 오를뻔 하다가 채현이의 왠지 아닐 것 같다는 직감을 믿고 계곡쪽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계속 진행을 하는데 시작점은 보이지 않고 계곡의 경사만 가팔라졌다. 다시금 이상함을 감지하고 아래로 내려간다. 아무래도 아까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내려온 게 잘못인가 싶다. 해메다가 결국 그 지점으로 돌아가려는데 어프로치를 설명해주는 사진과 우리가 오며 찍은 사진이 구도마저 일치했다. 결국 거기서 오른쪽 벽으로 바로 올라가니 코락길 시작점이 있었다. 인기가 많은 길이라 들었는데 다행히 아직은 우리뿐이다. 사실 벽면 전체에 우리 밖에 없는 것 같다. 빠르게 등반준비를 하고 채현이를 올려보냈다. 개념도와 영상을 미리 봐두긴 했어도 처음 온 길인데 겁 없이 잘 올라간다.
난이도 5.7의 1피치는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크랙도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첫 피치라는 심리적 부담감과 볼트 간의 간격이 조금 있어서 빌레이를 보는 내가 더 긴장했던 것 같다. 중간자를 통과하고도 한 10미터는 더 올라가서야 1피치가 끝났다. 다음으로는 태현이를 올려보낸다. 태현이는 이 과정을 녹화하겠다고 고프로를 헬멧에 부착시키고 올라갔다. 올라가기 전에 기본적으로 슬랩을 어떻게 올라가야 할 지에 대해 주의를 해줬는데 안정적으로 잘 올라간다.

[1피치인지 2피치를 올라가는 나의 모습. 신선대에서 성훈이가 찍어줬다. 화질이 안좋으면 그냥 바위처럼 보일 수도 있다.]
2피치도 1피치와 매우 비슷했다. 난이도도 무난하고 등반스타일도 비슷했다.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살짝 볼록한 바위가 있었는데 바위의 좌측으로 돌아가는 길이 홀드가 더 좋아보였지만 바위를 넘어갈 때 어려워 보였다. 태현이가 거기서 고생하고 있길래 오른쪽으로 돌아가보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정작 나도 거기가서 넘어보겠다고 진을 뺐다. 결국은 못 넘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는데 허망하리만큼 쉽게 지나가진다.
이 다음부터는 경사도 조금씩 생겼고 3피치는 재밍을 위주로 하는 길이었다. 5.9 난이도였지만 선등이라면 차라리 이런게 나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시작지점을 넘어가면 어렵지 않게 걸어서 더 전진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 마지막 볼트랑 간격이 조금 있어서 괜히 내 손에 땀이 난다. 다시 붙기 전에 캠으로 확보를 하고 올라가는데 왼쪽으로 돌아가버리는 바람에 내 시야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큰 무리 없이 가겠거니 했는데 좀 어렵다는 식으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얼마 못 있어 텐션을 외치며 뒤로 떨어졌다. 다행히 경사가 있고 채현이가 잘 떨어져서 다치진 않았는데 돌 뒤에서 안보이다가 별안간 반원을 그리며 나타나니까 걱정이 되었다. 채현이는 동요 없이 다시 붙었고 이번엔 손쉽게 올라갔다. 그 부분만 넘으면 바로 3피치 끝이었나보다. 내 차례 때 가보니 확실히 어려울 수 있었겠다 싶었는데 나는 어려움을 체감하기도 전에 채현이가 발이랑 손홀드를 다 알려줘서 쉽게 잘 갈 수 있었다. 능력있는 선등자를 두면 후등자도 편해지는구나 싶었다. 아무튼 그 마지막 동작은 언덕을 넘어가는 거였는데 오른쪽 칸테를 잡지 않으면 슬랩으로 가긴 어려워보였다. 그런데 칸테도 거리가 조금 있어 오른쪽 발홀드를 잘 찾아서 딛고 뻗어야 했다. 하충완 형님의 후원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TC-Pro 덕분에 아주 안정감 있게 오를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태현이는 근데 나나 채현이보다 키가 커서 별 무리 없이 손을 뻗으니 닿았다고 한다.
4피치를 시작하는데 볼트가 있는 방향으로 직상하기에는 턱을 넘는 게 어려워 보였다. 경사도 가팔라지고 크랙이 점점 좁아지면서 동작을 잡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홀드 자체는 괜찮은 듯했지만 위치가 좋지 않아 그렇게 힘을 줄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결국 오른쪽으로 트래버스해서 좀더 완만한 곳을 슬랩으로 올라갔다. 윗부분에는 오버행이 있었다. 안 그래도 경사가 이미 가파른데 오버행까지 겹쳐 있으면서 내가 서 있는 경사를 살짝 의심하게 됐다. 게다가 코락길의 크럭스는 5.10a 오버행으로 6피치에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설마 눈 앞에 보이는 저게 그것일 거라고는 생각치 않았던 것 같다. 우선 왼쪽에 튀어나온 바위를 잘 밟으며 올라가서 오른쪽 크랙으로 몸을 옮기고 그 크랙 안에서 쭉 올라가야하는 것처럼 보였다. 발 재밍을 하며 몸을 올릴 수 있어보이지만 경사 때문에 떨어질 위험도 있어보였다. 다행히 슬링에 확보를 하고 오버행 너머의 홀드를 잡으며 몸을 넘겼다. (아 여태까지 모두 채현이가 간 것) 4피치를 떨어지지도 않고 안정적으로 마치고 다음으로 태현이를 보냈다. 원래 우리가 6피치 오버행 크럭스에서 내가 두 번째로 올라가서 태현이가 못 올라올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려고 했는데 채현이한테는 너무 쉬워버렸는지 그냥 그대로 올라가게 되었다. 태현이는 여기서 고생을 많이 했다. 오버행에서 특히 많이 고생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 때 아래에서 숙련된 팀이 빠르게 코락길을 올라와 내 옆에 확보를 하셔서 조금 초조해지기까지 했다. 인공등반이라도 시키려고 그 오버행 윗부분에 걸려있는 슬링을 잡으라고 해봤지만 안타깝게 거리가 살짝 모자랐다. 슬링까지 올라가서는 발을 끼고 거기에 체중을 실어서 일어서기로 했는데 자칫 미끄러지거나 균형을 잃어버리면 벽에 무릎이든 어디든 부딪힐 수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었다. 다행히 잘 갔다. 드디어 내 차례였다. 뒷분들은 우리를 기다려주시겠다고 천천히 가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내가 양팀에 민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시작 부분에 나도 안되면 트래버스 해야하지 하는 생각으로 올라가는데 트래버스할 타이밍을 못 찾고 또 텐션을 받자니 자일이 길어서 좀 많이 내려갈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직상하게 됐는데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선등자라면 경사 등의 이유로 떨어질 때 고꾸라질 수도 있으니 오른쪽으로 안전하게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본다. 오버행에 도착했는데 홀드가 그래도 다 괜찮아서 힘을 잘 쓰면 무리 없이 올라가겠다 싶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르게 힘이 빠르게 방전해가는 느낌이었다. 잠을 많이 못 자서 컨디션이 안 좋았던 탓인 것 같다. 텐션 안 받고 한 번에 동작을 칠 수 있었으면 대단한 성취감이 들었겠지만 중간에 텐션을 받으며 쉬었다. 기본적인 체력관리도 못 한 게 차 아쉬웠다.
5피치는 또 10a 슬랩길이라고 한다. 아래서 만난 분이 5피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해서 숨 돌릴 틈도 없겠구나 싶었는데 우리의 빛나는 선등자 채현이는 또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지며 후다닥 확보를 해버리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다음으로 등반했다. 태현이가 많이 지친 듯했고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가 위에서 둘이서 끌어주기 위함이었다. 사실은 나도 올라온지 얼마 되지 않아 피곤했는데 그냥 올라갔다. 초반에는 디에드르라고 하나 양발을 양쪽 크랙에 밀면서 올라가면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가졌고 이후로는 재밍이 안정감이 들었다. 좌측으로 돌아서면 슬랩벽이 나오게 되는데 볼트는 오른쪽에 있었지만 좌측에 포켓 홀드들이 꽤 있었고 오히려 이를 쓰면 편하게 올라가졌다. 태현이를 위해 슬랩면에 퀵을 남겨놓았는데 오히려 회수하느라 오른쪽으로 가는게 더 어렵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다. 다행히 올 때 야무지게 활용하면서 올라왔다.
6피치는 길은 절반을 등반해서 올라가면 그 뒤로는 두꺼운 칸테 위를 걸어오면 됐다. 나는 쫄보라 쭉 네발로 기어왔다. 아쉽게도 내 사진이 없어 태현이 사진을 대신 첨부한다. 날씨도 너무 좋고 풍경도 참 멋있다. 사진 보니까 떠오른 건데 미륵장군봉의 서면을 등반하는 것이라 한 11시까지도 해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둡거나 그러지 않아서 등반하기 정말 좋은 컨디션이 된다. 또 바로 맞은편 신선대와 그 사이의 깊은 골이 음향을 증폭시켜줘서 소리는 잘 들리는 편이다. 오죽하면 신선대에서 몽유도원도 릿지길을 가고 있던 지희네랑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6피치 마무리 부분을 걸어 올라오는 태현이. 그 뒤로 풍경이 예술이다.]
6피치가 끝인 줄 알았지만 7피치가 더 있었다. 채현이가 가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아 보였지만 우측의 크랙으로 넘어가서 거의 90도 경사를 올라가는거라 떨어질 경우 큰 부상이 따를 수 있었다. 물론 우리의 선등머신은 아무 문제없이 잘 올라갔다. 다음은 내가 올라가는데 발이 너무 아팠다. 오늘 개시한 신발이라 아직 길이 안 들었는데 그 탓에 뒷꿈치가 붓고 발가락끼리 포개져 있는 채로 힘이 실리고 그랬던 것 같다. 이 길도 발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터라 동작은 쉬웠지만 좀 천천히 올라갔다.
이후로는 정말 끝인 줄 알았지만 빌레이 없이 그냥 워킹으로 정상까지의 길이 남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거 정상은 가보자하는 마음에 올라가다가 한 1/3에서 1/2까지 갔을까 중간지점에서 쉬는데 다들 크게 정상에 대한 미련이 없었던 것 같아 거기서 하산하기로 한다. 지금 돌이켜보면 미륵장군봉 정상에서 그 이면에 뭐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 당시 발이 너무 아파서 그냥 양말을 신은 채로 올라갔고 올라가면서 잘못 미끄러지면 승천하겠다는 생각과 이런데서 요절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정말 신경을 곤두세우며 올라갔다. 나는 정말 겁이 많은 가보다. 올라가서 내려가는건 더 무서울 것 같은데 어떡하나 했다가 다행히 자일로 하강하자고 해서 그리 하게 되었다. 하강 길이 많이 길지 않았으므로 60자 하나로 하강을 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하강을 시작했는데 왔던 길을 되돌아가다보니 하강 길이 썩 좋지는 않아서 총 5번에 끊어서 내려가게 되었다.

사실 하강하는데만 거의 4시간인가 걸렸다. 5번의 하강을 다 쓸 필요도 없고 이를 쓸 체력도 없어서 가장 오래 걸렸던 2번째 확보지점에서의 얘기를 마지막으로 등반 내용을 적당히 마무리하고자 한다. 채현이가 자일을 풀며 내려가고 태현이가 내려간 후 내가 마지막으로 확보된 것들을 회수하고 내려갔는데 회수자를 당기는데 자일이 뭔가 단단히 걸린 모양이었다. 스냅을 줘봐도 빠지지 않길래 유마를 타고 올라갈까 했지만 유마가 하나뿐이었어서 결국은 다시 등반하게 되었다. 이미 7번의 선등을 본 후에 다시 선등으로 올라가는 그 심정이 어떨까 나는 차마 공감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당시 프로토콜에 없는 일이 발생해 패닉했던 나완 달리 채현이는 담담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강구하였다. 판단력과 결단력 모두 뛰어나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음 쌍볼트까지 무사히 올라간 후, 우리가 등반했던 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어려울 수도 있었는데 이건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자일을 빼냈다. 영웅에 걸맞는 서사가 완성되었으니 남은건 목격자 두 명이 이를 예찬하는 시와 노래를 쓰면 되는 것이었다. 태현이는 본인의 촬영물을 잘 편집해서 깔끔한 영상을 만들었으니 내가 할 일이라고는 보고서를 열심히 쓰는 것과 술자리에서 다소 시대착오적인 영웅주의적 에피소드를 전파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자일은 크랙에 깊게 박혀 있었다고 한다. 이 다음 하강 때는 혹시 크랙이나 나무에 걸리지는 않을지 extra-careful하게 내려왔고 자일이 다시 걸리는 일은 없었다.. 우리는 무사히 하강 후 감자탕집에 들러서 감자탕보단 탄산음료를 더 많이 먹고는 태현이를 터미널에 내려다준 후 숙소로 복귀했다. 그날 밤에는 서울에서도 친구들이 더 오고 형님들 중에서는 춘식형님 승환형님이 계셨어서 고기도 구워먹고 축하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뱃지도 드디어 수여받을 수 있었는데 자세한 기록은 남길 수 없어 이만 말을 줄인다.

채현이 생일바위 축하!
  0
3500
윗글 210617 설악산 4인의 우정길
아래글 2021 집중RC 6/16~17 김신혜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700 YM 산행 210722-23 진주 남강암 정성윤 2021-08-01 2
699 OM 산행 210722~23 진주 남강암 김신혜 2021-07-24 17
698 YM 산행 210705 안양예술공원 감자볼더 김난유 2021-07-07 45
697 YM 산행 210617 집중RC 백준혁 2021-07-06 19
696 YM 산행 210522 간현 백준혁 2021-07-06 12
695 YM 산행 210410 자운암장 백준혁 2021-07-06 12
694 YM 산행 210327 삼성산 전암 백준혁 2021-07-06 12
693 YM 산행 210619 집중RC 코락길 송채현 2021-07-04 21
692 YM 산행 210617 집중RC 4인의 우정길 송채현 2021-07-04 16
691 YM 산행 2021 집중RC 6/25 김신혜 김신혜 2021-07-03 39
690 YM 산행 2021 집중RC 6/24 김신혜 김신혜 2021-07-03 46
689 YM 산행 2021 집중RC 6/21~23 김신혜 김신혜 2021-07-03 36
688 YM 산행 2021 집중RC 6/18 김신혜 김신혜 2021-07-03 31
687 YM 산행 2021 설악산 집중RC 6.19~6.24 김성훈 2021-06-27 40
686 YM 산행 210619 내설악 몽유도원도 [3] 강지희 2021-06-22 61
12345678910,,,47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 9동 251-502 동일용화빌라 A동 501호
College of Agriculture Life Science Alpine Club, Seoul National University (CALSAC S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