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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보고
  
작성자 조유빈        
작성일 2021/10/19 (화)
분 류 YM 산행
등반일자 2021.06.08
장소,코스 인수봉 고독의 길
등반대원 13김신혜, 15이정훈, 19조유빈, 성대15 하세강
ㆍ추천: 0  ㆍ조회: 253      
210608 인수봉 고독의 길
6월 7일 전날 신혜누나와 세강이 형과 자운암을 갔다가 다음날 아침 인수봉을 가기로 했다. 중학교 때 클라이밍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 인수봉이었다. 중, 고등학생 때 인수봉에 대해 조사하여 발표도 할 만큼 가고 싶었던 곳이다. 그래서 형, 누나들에게 간간히 인수봉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하였고, 시간이 맞아 가게 되었다. 오전 9시 북한산 우이역에 가보니 신혜누나랑 정훈이 형이 국밥을 먹고 있었다. 난 밥을 먹고 와서 먹지 않았지만 정말 맛있어 보였고, 저런 게 짬이구나 라고 느꼈다. 밥을 먹고 세강이 형까지 합류해 11시 북한산 앞 어프로치를 완료했다. 이렇게 긴 어프로치는 처음이었는데, 아침에 등산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앞에 나타난 웅장한 인수봉의 모습에 약간 기가 죽었고, 가슴이 떨렸다.

고독길 1피치 전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1피치 시작점으로 이동했다. 이 구간에서 약간 당황스러웠는데. 아무런 확보도 안 하고 바위를 넘어가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아니 무서웠다기 보다는 처음이라서 이래도 되나 싶었고, 다들 하니까 뒤에서 따라갔다. 그리고 이때 가방을 메고 처음 등반을 하는 날이었는데, 어택 가방 집에 있던 것을 가져갔다. 그런데 가방이 길어서 등반 내내 고개를 위로 들지 못했고, 이 또한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순번을 정하는데, 선등 빌레이를 볼 줄 알아서 내가 세컨이 되었다. 세컨의 역할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뭔가 멋져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이후 굉장히 힘들었다고 한다.. 순번은 선등 하세강 세컨 조유빈, 써드 이정훈, 라스트 김신혜였다. 신혜 누나가 되게 행복해 보였는데, 이 때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1피치를 세강이 형이 시작했다. 나는 세컨이었기 때문에 빌레이를 봤는데 이 형이 그냥 너무 쉽게 쉽게 가고, 확보를 안 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저기서 떨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등반 내내 들었다. 그리고 너무 빨라서 줄 주는 것도 되게 고생스러웠다. 이후 내가 등반을 시작했고, 이 때 기분은 잊지 못한다. 새 tc pro를 세 번째 신던 날이었는데, 신발 기름기 때문도 있었겠지만 인수봉이 너무 미끄러웠다. 분명히 인수봉에서 가장 쉬운 길이라고 들었지만, 나에겐 바위의 상태부터가 어려웠다. 그리고 1피치는 크랙으로 가는 쉬운 길인데, 처음에 왼쪽 크랙으로 올라가서 오른쪽 크랙으로 넘어가는 게 무서웠다.

이어서 2피치도 쉽지 않았다. 후등자 임에도 빌레이가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바위 하나를 오르는 것이 아니고 길이 구부러져 있어서 위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새로운 어려움이었다. 나에게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아무도 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좀 무서웠다. 발을 믿지 못하고, 크랙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한 손을 찾으면서 2피치를 끝냈다. 첫 인수봉에 세컨까지 보려니 정말 정신이 혼미한 2피치가 끝났다. 그리고 동굴을 지나는데 여기 길이 이뻐서 조금 마음을 진정시켰던 것 같다.

3피치는 슬랩+크랙이었다. 첫 부분에 크랙이 언더 홀드로 되어있어, 슬랩 발을 믿지 못하면 오히려 언더 홀드가 독이 되는 상황이었다. 딱 내가 그랬다. 굉장히 쉬운 슬랩이었으나 발이 믿어지지 않았고, 크랙도 언더로 되어있어 발이 믿어지지 않는데, 더욱 무서움이 더해졌다. 그래도 한 두 동작만 넘어가면 되었고, 이후는 수월했다.

4피치는 경사가 완만한 크랙이다. 이후에 생각해보니 발재밍을 하면 되게 쉬운 루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 재밍을 하지 못했지만, 후등자가 가기에 어려운 곳은 아니었다. 길이(바위의 모양이) 되게 신기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5피치는 가장 쉬운 구간이었다. 약간 계단 느낌인 곳이었다. 익숙한 분들은 확보 없이도 올라온다던데,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았다. 세강이 형도 확보를 하나도 하지 않고 올라가서 참 신기했고, 뒤에 형, 누나도 안자일렌 해서 같이 올라왔다. 5피치 확보점에서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빌레이를 해제하다가 atc를 떨어트렸고, 5피치를 혼자 하강해서 찾아봤지만 없어서 다시 한 번 올라갔다. 이후에 나는 라스트가 되었다.. 6피치가 마지막이었는데, 영자크랙으로(사실 영자크랙이 뭔지도 모름) 안 가고 오른쪽 동행길 루트로 갔다. 동행길 루트임은 이후에 알게되었고, 그래도 좀 익숙한 레이백 자세를 하고 가는 곳이고 손 잡는 곳이 날이 서있어서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6피치 이후에 정훈이 형과 정상까지 걸어 올라갔는데, atc 떨어트리고 나서 패닉이 된 이후라 정신이 없었다. 참기름 바위도 굉장히 무서웠지만 좀 올라가다가 깔린 줄이 있다는 사실이 알고 잡고 올라갔다. 정훈이 형은 그냥 달리듯이 올라갔는데 이게 짬이구나 느꼈던 것 같다.

정상에 올라간 뒤에는 atc하나가 없어서 다들 머리를 모아 카라비너로 하강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이런 것도 미리미리 알면 좋을 것 같다. 카라비너롤 하강하는 방법을 찾고, 하강 연습도 해본 뒤에 하강을 하러 갔다. 카라비너로 세강이 형이 하강을 하신다고 하였고, 나는 세강이 형의 atc를 빌렸다. 참 죄송했다. 하강길로 가는 것도 좀 무서웠고, 체인을 지나 걸어서 하강점까지 내려가는 부분은 너무너무 위험해 보였다. 세강이 형은 그냥 내려가도 된다고 하였고, 신혜누나는 안된다고 하였다. 합의 후에 하강점까지 하강을 짧게 한 뒤에 p볼트에서 60자 하강을 하였다. 그런데 60자 하나가 짧아서 밑에 p볼트에서 10m하강을 또 해 총 3번 하강을 하였다. 바람도 엄청 불어서 하강에 총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이렇게 될 일인가 싶었다. 일단 다들 하강에 대한 의견이 달랐고, 그 사이에서 너무 혼란스러웠다. 아는 게 없으니까 뭐라 할 말도 없고, 다양한 의견 속에서 혼란이 더 가중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하산 뒤에 안전한 하강법에 대해 공부를 계속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잘 알아야 당황하지 않고, 안전할 것 같고 모두의 등반이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오기 전에는 하강도 할 줄 알고, 시스템은 쉬운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인수봉 등반 이후 시스템 공부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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