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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김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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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20/11/17 (화) |
| ㆍ분 류 |
YM 산행 |
| ㆍ등반일자 |
2020.10.17 |
| ㆍ장소,코스 | 북한산 설교벽 |
| ㆍ등반대원 | 김성훈, 김영섭, 김태완, 정민휴 |
| ㆍ등반장비 | 개인등반장비x2, 자일1, 매트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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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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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북한산 설교벽 고희등반
첫 자연암벽 등반, 첫 슬랩, 그리고 무엇보다 고희 기념 산행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나 동아리 차원에서나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지루함을 달래려고 끝말잇기를 하면서 어프로치를 했는데, 그 탓인지 빨리 지쳤다. 숨이 차오른 뒤에 한 번 쉬고 나서는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었고, 어프로치가 어렵지 않게 되었다. 어프로치 과정에서 길을 몰라서 다소 시간이 지체되었다. 덕분에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으나, 산행 전에 등산 코스를 숙지해야겠다. 어프로치는 처음 약 삼십분은 돌계단을, 그 이후 삼사십분은 흙길을 헤치며 갔다. 후자가 더 험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자보다 후자를 선호한다.
설교벽에 도착해서는 선배님의 고희를 축하하고, 산행에 대해 공지하는 시간이 있었다. 산행 정보를 숙지하고, 장비를 배분하고 각각 세 팀으로 나누어 등반했다. 총 3피치를 올랐던 것으로 기억하며, 아마도 처음엔 중간자를, 이후엔 후등을 했던 것 같다.
등반할 슬랩 루트를 올려 볼 때에는, 자일 없이도 등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막상 벽에 붙자 손에 잡히는 홀드가 하나도 없어 덜덜 떨렸다. 발이 터지진 않지만, 발이 바위에 붙은 채로 지익 미끄러질 때가 많았다. 몸이 덜덜 떨리고 땀이 나면서 정말로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내 암장에서 운동한 경험이 슬랩에선 독이 되었다. 인사이드 혹은 아웃사이드 스텝이
버릇이 든 탓에 쉽게 미끄러졌다. 발을 11자로 딛고 무릎으로 서라는 무릅으로 서라는 선배님의 지도를 들으면서도, 습관을 쉽게 바꿀 수 없었다. 나중에 가서야 11자 스텝을 쓸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발보다 손을 중심으로 등반을 해온 것 같아 반성하였다. 슬랩 스타일 자체가 스포츠 클라이밍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느꼈고, 그 덕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사족이지만, 나보다 연로하신 선배님들이 나보다 훨씬 더 능숙하게 산을 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충격을 받았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면서는 등산화를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동방에 있던 등산화를 챙겼는데, 내 발에는 조금 작았다. 작은 등산화를 신고 오래 걷다보니 발톱이 압박되어 아팠기 때문이다. 등산화는 작은 것보다는 차라리 큰 걸 신고 양말을 겹겹이 신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하산 후에는 식당에서 본격적으로 선배님의 고희를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일일이 적긴 어렵지만, 선배님들께서 보여주신 돈독한 모습과, 동아리에 대한 애정이 좋았다. 스포츠 클라이밍을 생각하고 가입한 동아리였으므로 자연산행도, 고희 산행도 내겐 뜻밖이었다. 기대치 않았던 뜻밖의 요소들이 마음에 들었다. 자연바위 등반이야 동아리가 아니어도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자리는 동아리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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