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성은 베트남 옆에 있는 한 타이완 만한 섬입니다. 가운데에 산이 있어 섬 안에서도 남단과 북단의 기후가 좀 다르더라고요. 저는 이중 서남단에 위치한 산인 칠선령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쪽은 완전한 열대지방이었습니다. 사진 속 바위 봉우리가 칠선령입니다. 해발고도 1108m라고 합니다. 2월 중순에 다녀왔는데 너무 덥지도 않고 좋은 것 같습니다.

길은 보통 이렇습니다. 일반의 등산로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나름의 특색이 있습니다. 확실히 열대기후답게 식생도 달랐고 그들의 밀도 또한 훨씬 높은 편입니다. 습도도 높고 비도 자주와서 그런가 길이 항상 촉촉했습니다. 가던 중에 해볼만한 슬랩 연습용 한 4미터짜리 돌이 있었는데 못하고 온게 아쉽습니다. 대신 터널 구조를 지날 때는 살짝 볼더링 흉내를 내보기도 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보기 좋은 산들이 그렇듯 가파른 편이었습니다. 거기에 표토층의 유출이 심한지 나무의 뿌리가 상당히 들어나있었는데요 거대한 그들의 캐노피 아레에 있으면 마치 엘프의 숲에 온 것 같기도 했습니다.

식물 전공자로서 다양한 식생을 관찰하는게 재미있었습니다. 나무들이 높고 비가 많이와서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착생식물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어쩌면 기생식물도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산로는 총 2.3km였습니다. 편도로 2시간이면 도착한다고 했지만 저희는 천천히 올라가기도 했고 왕복 6시간이 조금 덜 걸린 것 같습니다.

바위를 올라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등반을 필요로 합니다. 근처의 아저씨가 너무 위험하다고 겁을 주시는 바람에 저희 일행에서는 저만 다녀오는 것으로 했습니다. 30미터 정도를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돌에 요철이 많고 큰 사슬이 잡기 편해 암벽화나 특수한 자세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경사가 매우 가팔라서 공포감도 들고 크게 다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진에서 보인 곳에서 한 3미터를 더 올라가면 반대편으로 올라갈 수 있고 거기서는 섬의 전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한치앞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안개가 조금 개었을 때 맞은 편 봉우리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해준 친구들 사진을 올립니다. 끝나고는 온천욕을 했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다시 함께 산 갈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김신혜

2022-02-27 2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