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1조(4피치에서 1호캠 딱 1번씀/6피치에서는 쓸 수 있을지 모르겠음) 슬링5개(4피치에서 1번사용) 퀵 10개(10개까진 필요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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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2일 수요일 대둔산 양파a길
본가에 갈일이 생겨 대전을 내려가는데 신혜누나가 등반가자고 해서 농담으로 대둔산 오라고 했더니 진짜 온다고 하셔서 대둔산 등반팀이 결성되었다. 승환이형에게도 등반가자고 하니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전양형님과 박승환형님도 참석해주셔서 5인 1팀으로 등반팀이 꾸려졌다. 전날 과제를 하다가 졸리면 자야지 생각하고 과제를 하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왔다. 농대산악부와 대둔산에 오는것이 처음이라 왠지 모르게 기대되는 모양이었다. 새벽 3시가 넘어서 침대에 누웠는데도 너무 말똥말똥해서 암벽등반 만화인 '피치'를 보다가 완결보고 잠에들었다. 잠시뒤 6시 알람에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상쾌했고 후다닥 준비해서 아침 일찍부터 서울에서 출발한 신혜누나와 승환형을 데리러갔다. 내가 너무나도 부지런한 탓에 서대전역에 일찍 도착했고 작게 한바퀴 더 돌고있으면 시간이 맞을 것 같아서 한바퀴돌려다가 엄청 크게 한바퀴 돌아서 되려 내가 늦어버렸다. 아무튼 순조롭게 대둔산까지 도착을 했는데 시간이 널널하기에 천등산까지 가서 암벽 구경을 하고 돌아왔다. 주차장에서 승환형님과 전양형님을 만나서 점심거리를 간단히 사고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걸어가는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양파길 어프로치가 길지않아서 놀라고 생각보다 길이 너무 험해서 또 놀랐다. 전양형님이 풀을 알려주셔서 들으며 쉬다가 조금 더 가니 개념도가 박힌 바위가 나왔다. 장비를 착용하고 1피치를 시작했다. 1피치와 2피치 모두 우회가 가능한데다가 1피치 등반 후 다운클라이밍 2피치 등반 후 하강이어서 자꾸 돌아갈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루트가 길지 않으니 올라가기로 했다. 양파a길은 1피치와 2피치가 가장 까다로운 것 같다. 1피치는 개념도상 5.9페이스 인데 홀드가 작아서 쉽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2피치는 개념도상 5.10a의 페이스인데 홀드를 모르면 많이 애먹을 수 있는 곳이다. 전에 와본적이 있기에 과감히 치고 올라갔지만 홀드를 몰랐으면 떨어졌을 것 같다. 시간이 꽤나 흘러서 2피치 하강 후 다같이 맛난 식사를 했다. 승환 형님이 사주신 인삼튀김과 떡을 실컷 먹고 형님들의 재미난 이야기도 들었다. 전양형님의 막내 아드님께서 학창시절 총산악부에서 철의형님을 만난적이 있는데 철의형님이 전양형님 아드님께 '내가 너희 아부지랑 형제지간이니까 너는 나를 아저씨라고 불러라' 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문득 철의형님의 자제분 성윤씨가 떠올랐다. 신혜누나가 철의형님도 미래를 알지 못하신다며 웃었고 나도 다음에 만나면 아저씨라고 부르라고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3피치를 출발했다. 3피치도 첫볼트 넘어가는 한동작이 힘이들고 나머지는 쉬운 곳이었다. 3피치는 확보점이 좁아서 사진을 찍다가 먼저 올라갔고 4피치 출발점에서 잠을 자다가 형님들이 도착하시고 4피치를 출발했다.4피치부터는 정말 쉽다고 기억했는데 처음동작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 그냥 동작 과감하게 다리 쭉쭉 올려서 가면 되는 것 같다. 한참을 비슷한 동작으로 한손잡고 한 손 누르고 발올리고 일어나고 하며 올라갔다. 25미터 정도 올라가니 쌍볼트가 있었다. 승환형이 올라오고 신혜누나는 텐션한번 없이 올라와 기뻐하시고 양이 형님이 올라오시는데 한참을 안올라오셨다. 지금껏 어려운 구간을 잘만 올라오셨는데 무슨일이 있나 싶어 로프하나를 추가로 고정시키고 내려가보는데 괜찮다고 고정로프를 이용해 올라오시겠다고 하셨다. 초반부터 힘쓰는 구간이 많아 피로하셨던 것 같다. 승환형님이 금방 올라오시고 5피치 출발점 그늘에서 양이형님의 재미난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쉬었다. 선인B와 양이형님의 여러 상징적인 일화들을 듣다보니 나도 그렇게 의미있는 등반지나 루트가 언젠가 얻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로는 1학년때 도은누나를 따라 가본 영길이 나의 의미있는 루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양이형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상징성이 너무 비교되었다. 물론 그런게 중요한건 아니겠지만 부러운 마음과 존경심이 같이 들었다. 재미난 이야기를 실컷 듣고 5피치를 오르는데 5피치는 개념도에 쉬운슬랩이라 나와있듯이 쉬운 슬랩이었다. 중간에 볼트가 1개있고 턱을 남는것이 조금 있지만 과감히 일어나면 어렵지 않다. 다들 5피치를 금방금방 끝내고 하강을 한번 해 6피치 시작점이자 하산로인 곳에 도착했다. 6피치는 살짝 오버행의 크랙이라 완력이 많이 요구될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아쉽지만 남겨두고 하산 하기로 했다. 나무에 있는 하강링에 2번에 걸쳐 하강하고 하산을 하면 되었다. 하산로가 재학생들에게는 매우 어렵고 힘들게 다가왔고 다들 힘들게 내려가는데 양이형님은 저멀리 보이지도 않을만큼 금세 내려가시고 승환형님은 우리를 챙겨주시느라 가다서다하며 가주셨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어 나도 힘을 내 성큼 걷다가 발이 돌무더기에 푹 뻐져 발목이 삐끗했다. 역시 하산은 실력에 맞게 조심조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 열심히 다니다보면 형님들 처럼 될 수 있겠지 라고 스스로 위안 삼으며 발목의 통증을 참고 내려왔다. 운전을 해야하는데 다행히 왼쪽 발목이라 지장없겠다는 생각에 이유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그냥 내려갔다. 이렇게 산에 다니다보면 내가 나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때가 많은데 대부분 기쁜 감정이 그렇다. 그냥 산에오면 기분이 좋아지나보다. 내려와서 승환형님이 막국수를 먹자고 하셔서 너무 신이났다. 눈앞에 막국수만 그려졌고 멀어져가는 산을 뒤로하고 아쉬운 생각은 깜빡 잊어버렸다. 막국수를 두그릇은 우습게 먹겠다는 생각으로 주차장으로 향해 승환형님의 뒤를 따라 갔다. 그런데 시간이 8시를 지나고 있어 식당이 문을 닫았다. 복수면으로 이동해 열어있는 밥집을 찾다가 영업이 끝나보이지만 밥을 해주시겠다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 갈비탕을 먹었다. 신기하게 갈비탕이 설렁탕 국물이었고 너무 맛있었다. 저번 불수사도북때 먹은 소머리국밥도 너무 감동적인 맛이었는데 설렁탕 국물도 너무 좋았다. 산행 후 사골 국물이라는 새로운 필살조합을 찾은 것 같다. 밥 1그릇을 더 달라고 해서 맛있는 반찬들과 정신없이 흡입하니 배부르고 너무 좋았다. 행복이 별거 없는 것 같다. 형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향했다. 승환형과 신혜누나는 유성온천쪽 사우나에서 술먹고 자고 놀다가 다음날 간다고 해서 데려다주고 집에가서 과제는 뒷전으로 하고 곯아떨어져버렸다. 그러다가 새벽에 번쩍 일어나서 과제를 후다닥 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꽤나 피곤했지만 피로따위는 신경쓰이지 않을 만큼 너무 즐거운 하루였다. 서울에서 시간내 와준 부원도 시간내 와주신 형님들도 너무 감사했고 다들 괜찮다면 자주 이런 산행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박승환
2021-05-18 13:09
남윤수 캡틴 덕분에 오랜만에 멋진 암벽등반을 했네요.
윤수와 암벽등반을 함께 하는게 처음 인 것 같은데 톱을 선 윤수가 너무 잘 올라가서 나도 대충 따라가면 되겠구나 했는데...그게 아니었어요 ㅉㅉ
체력단련을 부지런히 해야겠구나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ㅎㅎ
재학생들과의 다음 산행이 기대됩니다.
박승환
2021-05-18 13:16
노승환과 함께 등반을 해서 또한 기쁘고 다음 기회 될 때 이승환도 함께하여 3승환이 등반 하면 멋진 등반이 되겠네요. 김신혜도 한팀에 오게하여 보고서를 쓰게 해야겠네 ㅎ
승환이 톱서고 승환이 세컨보고 승환이 라스트. . . 보고서 쓰기 좀 곤란하겠지요? ㅎㅎ
산행방 메뉴
박승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