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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mbing reports
산행 보고
  
작성자 김지용        
작성일 2016/06/03 (금)
분 류 YM 산행
등반일자 2016.05.28
장소,코스 표범길 1~4피치, 박쥐길 1~3피치
등반대원 14 김지용(T), 14 이도은(S), 16 이경태, 16 임영천
등반장비 퀵드로 8개 + 알파인 퀵드로 2개 BD 캐머롯 0.5~3호 2조. 표범길에선 0.3호와 4호 있으면 편할 듯 하다
ㆍ추천: 0  ㆍ조회: 1443      
2016.05.28 선인봉 표범/박쥐길 보고서
 주말에 다행히 어느정도 여유가 난다. 올해는 항상 인수봉만을 갔기에 오랜만의 선인봉 산행이다. 기쁜 마음으로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 도봉산역으로 간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뭔가 플랫폼이 이상하다. 내가 기억하던 모습이 아닌데? 한참 헤매다가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한다. 계단을 올라가니 내가 알던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있다. 역 자체를 새로 지었나보다. 카드를 찍고 나가 화장실에 가니 정말 깨끗하고 클래식 음악까지 흘러나온다. 도봉산역이 이렇게 좋게 변하다니 꿈만같다. 도봉산역 근처에 살고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새로 생긴 전망대에서는 도봉산의 전경이 잘 보인다.
    
새로 생긴 도봉산역의 모습. 이전의 지저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깨끗한 모습이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모두가 늦지 않게 7시 반에 도봉산역에 집합. 표범길에 앞팀이 있을까 불안해 7시에 모일까 했지만 역시 너무 이른 것 같아 7시 반으로 하기로 했다. 모여서 바로 출발해 어프로치를 한다. 도봉다원까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렀음에도 8시 5분에 도봉다원에 도착한다. 잠시 쉬고 광장까지 올라간다. 광장에 도착하니 8시 20분. 이곳에서 선인봉 아래까지 가니 8시 40분이다. 대략 한시간만에 어프로치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범길 앞에 가니 앞팀이 등반 대기를 하고 있었다. 표범을 먼저 하고 박쥐를 할 계획이었는데 계획이 틀어질 상황. 박쥐를 빠르게 하고 내려와 표범길에 붙기로 한다.

 장비를 차고 박쥐 시작점 앞에 선다. 도대체 몇번을 올랐는지 헷갈릴 정도로 많이 가본 박쥐길이지만 꽤나 오랜만이다. 오늘은 보통 3피치로 끊는 소나무까지 한번에 가보기로 한다. 대략 55m정도의 길이라 자일 유통에 신경쓰며 오른다. 오랜만의 박쥐라 약간 자세가 안나오기는 하지만 워낙 익숙해 어렵지는 않다. 빠르게 1피치 완료지점으로 가서 계속 등반을 이어간다. 날개에서 확보하면서도 자일 꺾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한번에 날개를 꺾고 나서 소나무까지 계속 오른다. 어렵지는 않지만 자일의 무게가 꽤 느껴진다. 대신 많이 해본 길이라 힘들지는 않다. 소나무까지 한번에 치고 올라가 확보 완료.

 이제 도은이를 올리는데, 여기서 고민을 한다. 박쥐 두번째 날개를 꺾을 것인가, 아니면 하강해 표범에 붙을 것인가? 아래쪽 상황을 보니 등반팀 뒤에 대기팀이 없는 듯 하다. 박쥐 두번째 날개는 시간도 오래걸리고 자일 쓸림도 심하다. 여기서 하강하기로 결정! 도은이 금방 올라오고, 나는 다른 팀이 오기 전에 도은이와 나를 엮은 자일을 피톤에 고정시키고 외줄하강을 한다. 후다닥 내려가고 아래쪽에서 영천이와 경태가 등반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영천이는 날개꺾기 직전까지 무리없이 가더니 날개를 꺾는데서 발이 자꾸 미끄러지는 듯 하다. 좋은 발디딤이 있다가 사라지는 부분이라 발을 높게 쓰고 약간 팔에 힘을 주어야 하는데 발이 너무 낮음을 계속 지적한다. 두어번 미끄러지더니 결국 올라간다. 미끄러질때마다 왼쪽으로 크게 펜듈럼을 친다. 영천이와 경태 둘 다 떨어지지 않고 한번에 소나무까지 올 줄 알았는데, 너무 방심했던 듯 하다. 나중에 보니 영천이 얼굴이 갈려서 상처가 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
소나무로 등반중인 이도은.

아래에서 바라본 임영천 등반모습. 박쥐날개에 조그마하게 영천의 모습이 보인다.

 경태는 장비를 회수하며 오르는데 날개에서 떨어지면 크게 펜듈럼 칠 것을 알기에 어떻게 어떻게 어거지로 버티며 올라간다. 경태까지 완료하고 셋 모두 소나무에서 하강한다. 나는 그동안 아래쪽에 있던 일본인 클라이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코스를 추천해달라기에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바윗길 책도 보여준다. 또 조금 있으니 등산객분이 여기가 만장봉이냐며 올라오신다. 만장봉으로 가는 길을 설명해 드렸는데 바위가 은근 하고싶으신 모양이다. 유명한 등산학교를 몇 추천드리며 이곳에서 제대로 배우기를 권장드렸다. 한참 기다리고 있으니 셋이 하강을 마친다. 신기하게 모두 하강을 마친 시간이 거의 열한시 반이 다 되어서였는데 아까 우리보다 앞서 표범을 한 팀 말고는 뒤에 한팀도 표범에서 대기를 하지 않았다. 계속 좌불안석, 불안했는데 다행히 표범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천운이 아닌가 싶다.

 처음으로 해보는 표범길 선등. 시작은 역시 조심스럽다. 퀵에 너트를 걸고 휙휙 돌리며 구멍에 치다 보면 안정적으로 너트가 걸린다. 왼쪽 아래 언더홀드에 캠을 박는 것보다 이게 더 확실하게 박히는 것 같다. 왼발을 올리고 일어나려 하는데 왼발이 오늘따라 멀게 느껴진다. 마음을 다잡고 일어나 구멍을 잡는다. 이후 손가락 재밍으로 몇 동작 일어나 발을 구멍에 넣으니 마음이 안심된다. 다행히 발이 한번도 미끄러지지 않아 기분이 좋다. 여기서 캠작업을 하고 레이백크랙으로 진입. 빠르게 치고오른다. 크랙이 끝나고 볼트에 확보한 후 다시 레이백 크랙으로 조심스레 진입한다. 조심조심 오르고 나니 1피치 완료지점이 왼쪽에 보인다. 슬링에 퀵을 통과시키고 프리로 트래버스를 한번 시도해보는데, 왼발이 너무 높고 멀다. 발을 올려서 밸런스를 옮기려고 시도해도 쉽지가 않다. 몇번 발을 올려보다 그냥 펜듈럼으로 넘어간다. 여기서 1피치 완료.

 작년에 표범에서 고생했다는 도은이, 쉽게 시작지점 넘어서 올라온다. 나는 레이백으로 넘어오는 크랙을 재밍으로 오는 듯 하다. 레이백 자세가 쉽다고 말하니 자세를 고치는데, 훨씬 속도가 빨라진다. 끝까지 올라와서 도은이도 트래버스를 시도해 보는데 영 아닌 듯 펜듈럼으로 넘어온다. 경태는 저번에 탑로핑으로 잘 했다고 하는데 이번엔 아래서 알려주는 사람이 없는지 약간 고생한다. 결국 경태까지 넘어오고 난 2피치를 바로 출발한다.

 시작점이 약간 까리하다. 볼트가 조금 위에 있는데, 그 볼트에 가기 위해서는 손가락이 겨우 들어가는 크랙을 몇동작 뜯고 일어나야한다. 문제는 발디딤이 썩 마땅치가 않고, 크랙이 너무 좁아서 캠으로 확보가 안된다. 첫볼트에 걸기 전에 추락하면 그대로 애들 위로 떨어진다. 조심조심 손가락을 집어넣고 오른다. 좋은 발디딤은 없지만 바위가 밀리지는 않는다. 빠르게 볼트까지 올라 퀵으로 확보하고 나니 조금 안심이 된다.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쌍볼트가 있는데, 여기 쌍볼트에 통과를 시키고 이제 왼쪽 위로 언더홀드를 뜯으며 오르게 된다. 큰 특징은 없지만, 말할 점이라면 우선 각도가 세서 무섭고, 손홀드와 발홀드가 매우매우 양호하다는 점이다. 발디딤은 박쥐 날개보다 몇배는 좋은 듯 하다. 단지 각도가 조금 세서 무섭고, 처음 가보는 길이라 캠을 좀 많이 박고 간다. 마지막까지 가면 크랙이 사라지고 왼쪽에 쌍볼트가 보인다. 왼쪽으로 여기서 어떻게 넘어가는지 약간 벙쪘는데, 턱이 보여서 여기 발을 올리고 넘어가려 하는데 너무 멀다. 여기서 밸런스를 올리면 백퍼센트 추락할 것 같아 고민하다 위쪽에 캠을 살짝 걸쳐놓고 턱으로 넘어간다. 굉장히 불안하게 박아놔서 추락하면 캠이 아마 터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완료하고 도은이를 올리는데, 크랙을 완전히 끝까지 따라 올라간 후 왼팔을 뻗으니 크랙이 잡힌다. 다음부터는 저렇게 가야지.

 2피치 완료지점은 쉬기가 너무 안좋다. 기대있기도 애매하고 허리가 아파 그냥 아예 확보줄에 매달려 주저 앉아있으면 좀 낫다. 3피치는 오른쪽 실크랙을 따라 올라가 확보하고 펜듈럼한다는 얘기도 들었고, 개념도에는 그냥 슬랩으로 나와있다. 도은이가 길이 기억 안난다고 해서 좀 헷갈리기는 한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11시방향으로 올라가는거라 한다. 잘 보니 볼트가 멀리 하나 보인다. 볼트가 너무 멀어서 불안하니 실크랙으로 올라가 펜듈럼하기로 결정. 크랙을 올라가는데, 2피치 시작지점 크랙이랑 비슷하다. 몇동작 오르고 나면 약간 턱이 있는데,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크랙이 워낙 좁아 확보가 안된다. 0.3호 캠을 가져오면 좋을 듯 하다. 어쩔 수 없이 확보 없이 계속 오르는데, 크랙이 점점 좁아지더니 손가락 반마디가 걸릴락 말락 하는 레이백을 오르고 있었다. 여기서 떨어지면 한참 떨어지기에 손가락에 힘을 주며 오른다. 오르다 보면 왼쪽 위에 손이 들어가는 크랙이 있다. 여기다 손을 넣고 손재밍을 하는 순간 마음이 놓인다. 이후 주먹재밍 두어 동작을 올라가면 슬링이 있어 확보가 가능하다. 떨어졌으면 큰일났을 뻔했다. 위의 볼트에 통과시키고 약간 내려가 왼쪽으로 펜듈럼을 친다. 애매해서 몇번 펜듈럼을 쳐보다가 결국 좋은 발자리를 찾았다. 여기서부터는 좋은 발홀드가 눈에 보여 크게 어렵지 않다. 세걸음정도를 옆으로 이동하면 맨틀링하기 좋은 턱이 있다. 이곳에 손을 올리고 맨틀링을 하면 볼트가 또 있다. 이제 안심이다. 여기 걸고 나서가 약간 애매한데 최대한 왼발을 올리고 일어나면 또 위쪽에 좋은 턱이 잡힌다. 여기를 잡고 자세를 안정시킨 후 훅을 걸고 일어나면 금새 쌍볼트가 나온다. 여기는 쉬기에 아주 좋다. 도은이도 금방 올라오고 경태도 금방 올라온다. 이제 4피치를 시작.

 4피치는 첫볼트가 거의 10미터 거리에 있다. 가는 길이 너무 쉬운 슬랩처럼 보이지만 조금 가혹하지 않나 생각한다. 볼트에 걸기 전에 떨어지면 15미터는 가볍게 추락할 것 같다. 우선 마음을 추스르고 오르는데, 발홀드가 너무 좋아 계단을 오르는 듯 하다. 한참을 오르다 위를 보니 볼트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하지만 여전히 약 1미터 여를 더 올라야 볼트에 확보가 가능한데, 문제는 여기가 크럭스인 듯 하다. 왼발을 왼쪽 면에 대고 조심조심 균형을 잡으며 일어나면 볼트에 확보가 가능한데, 쉽긴 하지만 솔직히 얼마든지 미끄러질 수 있는 구간이다. 볼트를 조금만 아래에 박아주지 하는 생각을 한다. 볼트에 확보하고 나서 오른쪽 크랙으로 진입한다. 처음에는 크랙이 레이백하기에 굉장히 쉽고 좋아 한참을 치고 올라간다. 점점 크랙이 벙어리가 되더니 이제 반침니같은 느낌으로 변한다. 원래 오른쪽 면을 이용해 스테밍으로 오른다 하지만 선등이라 그런지 몸이 움츠러들어 크랙으로 파고든다 낑낑거리며 몸을 비비며 오르니 테라스가 눈앞에 보인다. 표범길로 테라스까지 올라본 것은 처음이다. 기분좋게 선등을 마쳐 감정이 벅차오른다. 확보를 하고 도은이를 올리는데 묘한 길로 올라온다. 어쩄든 모두가 테라스에 모여 인증샷 한장을 찍고 하강한다.
허리길 테라스에서(요즘은 표범, 박쥐 테라스로 더 많이 통하는 듯 하다)

하강하니 시간이 약 4시정도. 거의 7피치 등반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시간이 적당해 기분이 좋다. 후딱 짐을 정리하고 하산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오늘 선인봉에서 본 팀은 우리를 포함해 총 4팀이다. 다들 어디로 갔나?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설악산으로 많이들 빠져나갔다는 이야기를 한다. 덕분에 우리는 거의 겹치지 않고 재미있게 산행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첫 표범길 선등이었는데, 다치지 않고 추락도 없이 4피치까지 마칠 수 있었다. 확보물 설치도 나쁘지 않았는지 자일 유통에도 크게 문제될 부분이 없었다. 박쥐에 이어 표범길을 선등서며 느낀 점은, 왠지 나는 선인봉이랑 더 잘 맞는 듯 하다. 크랙을 더 좋아해서 그런지 선인봉보다는 인수봉의 길들이 훨씬 어렵게 느껴진다. 표범길 말고도 선인봉의 다른 길들도 이곳저곳 많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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