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25 인수봉 인수B (여름RC)
작년 겨울에 철의 형님을 포함해 4명이서 인수 B 루트를 등반한 후 약 반년 만에 다시 인수 B 루트를 찾아왔다. 작년 겨울에 했을 때는 나도 예은이도 정말 힘겹게 등반했던 기억이 있는데 예은이는 올해 다시 인수B를 갔을 때 정말 쉽게 등반을 했다고 하여 내 실력도 저렇게 늘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갔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대슬랩을 통해 인수B 시작 지점으로 갔다. 대슬랩은 총 3피치로 난이도가 워낙 쉬운 슬랩인 탓에 볼트가 거의 없다. 2,3피치도 많이 없지만 1피치는 대략 30m는 되어 보이는 루트에 볼트가 아예 없어 선등을 하는 동혁이 형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였다. 난이도는 그만큼 쉬워서 슬랩에 정말 약한 나도 정말 아무 홀드나 밟아도 웬만하면 발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혹시 터지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발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하였고, 새삼 슬랩에서는 멘탈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대슬랩 3피치가 끝난 후에는 편한 테라스 같은 곳에서 쉴 수 있다. 등반을 일찍 시작하여 시간이 여유로웠고 앞에 두 팀 정도를 먼저 보내며 재정비를 하였다. 인수B 1피치는 항아리 크랙으로 마지막 부분이 끝나는데 항아리 크랙까지는 대충 크랙을 가운데 두고 양쪽 면을 밟으며 올라가다가 레이백을 적당히 섞어주면 쉽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항아리 크랙 부분은 손이 좋지 않아서(점점 손 홀드가 뭉툭해짐) 레이백이 쉽지 않아진다. 쉽지 않은 부분에서 한 발만 올라가면 나무가 저그여서 잡을 수 있었는데 결국 발이 꼬인 상태에서 해결을 하지 못하고 텐션을 받아 발을 바꾼 후 등반을 완료하였다. 옛날에는 이 항아리 크랙 부분을 레이백이 아닌 몸재밍으로 많이 했다는데 이번에 까먹어 해보지 못한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2피치는 직상 크랙 같은 느낌이다. (인수B 2피치가 여러 개 있다고 하는데 주로 가는 오른쪽 크랙이 아닌 가운데 크랙으로 올라갔다.) 0.75~2호 정도의 캠이 들어갈만한 크랙에 손재밍과 발재밍을 해가며 올라가야하는 루트인데 나는 손재밍이 잘 되지 않아 오로지 발재밍 만으로 올라갔다. 발도 정석은 수평으로 넣어야 한다는데 나는 발이 터질까봐 발을 세로로 끼워넣었고 덕분에 발이 터질일은 절대로 없겠지만 세로로 끼운 상태로 일어서려 힘을 주면 관절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발쪽 관절과 발이 좀 아프고 체력적으로 힘든 피치였으나 후등으로써 등반할 경우 난이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다.
마지막 3피치는 트래버스가 있다. 등반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트래버스 때문에 굉장히 무섭고 선등시 확보를 잘 해야 할 듯 하였다. 확보를 할만한 곳이 많지 않아 나무에 확보를 해야했다. 언더를 잡으며 트래버스 후, 직상을 하는데 선등자인 동혁이 형은 슬링으로 발 홀드를 만들어 인공등반을 하였다. 피치 종료 후 정상을 찍지 않고 올라온 루트 그대로 하강을 하며 등반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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