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09 삼성산 숨은암장
신입들과 함께하는 2024년도 첫 자연 암벽으로는 삼성산 숨은암장에 갔다. 어프로치가 험난하지는 않았지만 또 그렇게 짧은 느낌도 아니어서 어프로치가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같이 간 신입들이 전혀 시스템에 대한 교육이 되어있지 않아 좌벽에 자리를 잡아 단피치를 통해 시스템 교육을 해나갔다.
가장 먼저 붙은 루트는 호동왕자-10b였다. 몇 달만의 제대로 된 자연 암벽에 10b여서 그런지 첫 부분 크럭스에 매달려 한참을 있다가 결국 올라가지 못하고 내려왔다. 강한 손가락 힘이 요구되는 마치 볼더링 문제 같았다. 선등을 선 난유형에게 왼발로 강하게 훅을 걸어 올라가라는 조언을 받았는데 나에게 훅은 아직 몸을 당기는 용도로만 쓰는 기술일 뿐 그걸 바탕으로 몸을 어떻게 일으켜 세워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손 홀드가 저그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안 좋은 홀드도 아니어서 어떻게든 손가락 힘으로 올라가보려 하기도 하였으나 추위에 손가락이 얼고 바위의 돌기 때문에 손가락이 아파 실내 암장에서보다 손가락 힘을 쓰기가 훨씬 힘들었다.
중앙벽 가장 오른쪽에 있는 봄바람(4P)에 가서 멀티를 했다. 1년 전 내가 처음 멀티를 한 루트로 첫 피치에서 굉장히 고전했는데 1년 만에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나는 라스트여서 내 앞 3명이 등반하는 자세를 보며 어떤 자세로 크럭스를 넘어가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한 상태로 등반을 했다. 바위 윗면에 양손을 올려 손으로 버틴 상태로 왼발을 올려야 했는데, 몸의 중심을 얼마나 윗면 너머로 넘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처음에는 훅과 같이 왼발 뒤꿈치로 몸을 당겼는데 힘이 약간 부족하여 몸을 위로 넘길 수 없었고, 발을 좀 더 눕혀 발끝으로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자세를 바꾸었더니 겨우 올라갈 수 있었다. 1년 전과 확실히 달라진 실력에 뿌듯했다. 신입이 섞여 있어 시간 관계상 첫 피치만 올라갔다 바로 다시 하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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