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03 유선대 그리움둘
이 날이 내 인생 2번째로 제일 힘든 등반이었다. 전날에 더위로 인해서 텐트에 나가서 바닥에 매트만 깔고 잤는데 모기가 너무 많아서 결국 2시간만 자고 등반하러 갔다.
어프로치도 짧진 않았고 등반 자체가 워낙 오래걸려 중간중간에 계속 자면서 버텼다.
총 11피치를 맞춰서 끊어서 갔는데, 난이도 자체는 쉬웠으나 피치가 많은 탓에 시간이 워낙 오래 걸려 안 힘들수가 없었다. 전날에 체력을 회복 못한탓에 2피치에서 이미 기본 체력이 끝났고 그 이후엔 깡으로 버텼다. 중간에 5피치쯤에 오버행 크럭스가 하나 있는데, 다들 쉽지 않다고 얘기했었다.
나는 2팀 중에 라스트로 혼자 남아있다가 출발을 했는데, 앞에 5명이 다 떠나고 이미 체력 다 빠진 상태로 혼자 대기하다 바로 오버행 크럭스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근데 혼자 남았기에 이거 한번에 못하면 계속 혼자 끙끙대다가 아무도 못 도와주겠다라는 생각이 너무 크게 들었다. 그래서, 평소였으면 텐션 받거나 여러번 시도했을 구간 같았는데 젖 먹던 힘 모두 쏟아내서 한번에 올라갔다. 상황이 급박하니 나름 초인적인 힘이 나와서 겨우 넘어선 것 같다.
그렇게 11피치가 모두 끝났다. 다행히 하산은 등산로로 하면 되었기에 남은 체력으로 겨우 베이스캠프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만큼 힘들었기에 다음엔 꼭 와서 선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방 메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