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ㆍ작성자 |
백준혁
|
| ㆍ작성일 |
2023/02/28 (화) |
| ㆍ분 류 |
YM 산행 |
| ㆍ등반일자 |
220924 |
| ㆍ장소,코스 | 선인봉 은벽 |
| ㆍ등반대원 | 정성윤(T)-정철의(S)-백준혁 |
|
ㆍ추천: 0 ㆍ조회: 61  
|
|
|
220924 은벽
선인B에서 고희산행이 진행되고 있을 때 난 철의 형님, 성윤이와 함께 은벽길을 등반했다. 지난주에 선인B를 하고 와서 다른 길로 가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성윤이의 생일바위를 함께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프로치는 선인B에서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하강링이 설치되어 있는 매끈하고 큰(5m 이상) 바위가 나오고 그 위에 나무가 2~3그루 있는 곳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돌아 나무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크랙이 있는 부분이 등반 시작 지점이다. 사실 여기 스타트 지점은 은벽길이 아니다. 은벽길 1, 2 피치는 흙과 나무가 많고, 확보점마저 없어서 사장된 길이고 원래의 은벽길은 3피치만 남아 있다. 다행히 하이라이트가 3피치라서 은벽길이라는 이름을 쓰는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지난 선인B도 그렇고 인수봉과 다르게 선인봉에는 비인기 루트가 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앵커 없이 확보점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 곳도 많다고 하고 볼트도 적어서 인수봉보다 생각할 게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1피치
크랙이 잘 잡히고 맛있다. 중간쯤부터는 슬랩인데 어려워서 조금 시도하다가 옆으로 돌아가면 쉽게 올라갈 수 있어서 그렇게 갔다. 성윤이도 무서워하는 게 느껴지긴 했지만, 추락 없이 잘 가서 나도 잘 가봐야지 하고 등반했다.
2피치
초반은 슬랩이고 중간부터 침니로 들어가는 루트다. 성윤이가 선등할 때 처음에 볼트에 퀵을 걸다가 한 번 미끄러졌었는데 철의 형님의 빌레이로 잘 살았고, 그 뒤로는 잘 가다가 크랙에 몸을 넣을 때 트래버스처럼 가는데 들어가서 캠을 하나 치고 올라가다가 침니 밖으로 튕겨 나왔는데 다행히 철의 형님의 완벽한 확보로 추락과 착지가 잘 되어 문제없이 다시 등반해서 올라갔다. 이 뒤에 크랙이 있는데 거기까지 하기엔 무섭다고 크랙 가기 전 왼쪽에 있는 다른 루트의 확보점에 끊어서 갔다. 나는 선인B에서 너무 빡센 침니를 하고 와서 쉽게 했다. 크랙 부분도 재밍이 잘 먹어서 쉽게 갔다.
3피치
하이라이트다. 꽤 큰 크랙에 재밍과 레이백, 스태밍을 이용해서 등반하면 된다. 좀 긴데 중간에 볼트가 하나밖에 없어서 캠을 잘 치면서 가야 하겠구나 생각했다. 등반하면서 확실히 긴 루트라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 해봤던 동작들 위주고 홀드도 좋아서 재밌게 등반했다.
나는 후등만 해봤으니 선등의 공포나 어려움에 대해 잘 모르고 이제까진 깊이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성윤이가 무서워하면서도 도전하고 해내는 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등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슬 톱을 서보고 싶다고 생각도 해서 지금은 후등으로 가고 있지만 선등이었다면 할 수 있는 무브였는지 뒤돌아보면서 등반하기도 했고, 캠을 회수하면서 어떤 위치에 어떻게 캠이 박혀있는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때 어느 정도 마음을 정하긴 했지만 나도 생일바위를 은벽길로 하기로 결심한 건 조금 더 고민한 뒤였다.
하강은 2번으로 충분했다. 하산한 뒤에는 천만불 식당에서 고희산행 뒷풀이를 했는데 형님들의 열정과 변함없는 산악부에 대한 관심이 느껴져서 60년의 역사가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엿본 것만 같았다. 준아와 전양 형님 사이의 6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했던 고희산행과 성윤이의 생일바위까지 너무나 멋진 하루였다.
|
15
|
|
산행방 메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