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농업생명과학대학산악회 ::: CALSAC SNU

ㆍ작성자	김태완
ㆍ작성일	2017/07/04 (화)
ㆍ분 류	YM 산행
ㆍ등반일자	2016.6.5-2017.5.14

ㆍ추천: 9 ㆍ조회: 421

정회원을 위한 바위 여정-5번째 바위부터 13번째 바위까지
5. 2016.06.05. 인수봉 인수 b

14 김지용(T), 15 정진용(S), 16 김태완, 16 임영천

이날은 집중RC의 첫날이었다. 난 계절학기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만 등반이 가능했기 때문에 4번의 등반 계획을 잡았지만, 이날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다음날 등반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날 등반한 코스는 인수B였다. 이날의 첫 인수B는 고전 1피치로 지용이형이 톱을 선 루트였는데, 지용이형의 의지 덕분에 인수봉에서의 첫 정상 등정을 할 수 있었으며, 우정A와 검악B로 인해 생겼던 거암에 대한 공포감을 어느 정도 무너뜨릴 수 있던 등반이었다.
시작지점에서 바라본 인수B의 고전 1피치는 아주 높고 길다. 언제나 인수B를 오를 때는 고전1피치가 힘을 빼놓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비를 착용하고 오르기 시작한다. 첫 부분, 그러니까 3등분 했을 때 첫 구간은 아주 쉽게 올라설 수 있는 구간이다. 제일 왼쪽 크랙을 잡고 몸을 낑기고 비틀며 올랐다. 여기서 우정A에서 배웠던 재맹과 레이백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어 기분이 매우 좋았었다. 2번째 구간에 도착하면 아주 좋은 크랙들이 나타나지만 왼쪽에서 오른쪽 크랙으로 옮겨가야 한다. 왼쪽 크랙이 끝나기 때문이다. 나는 지용이형이 옮겨간 부분을 잘 관찰하였으나 막상 암벽에서는 헷갈려서 좀 더 일찍 옮겨 붙어 오른쪽 크랙에서 레이백과 재밍 노가다를 분에 넘치도록 했다. 마지막 쌍볼트 전에서는 손재밍을 믿고 발을 디뎌 발을 믿고 올라가는 구간에서 오래 쉬며 시간을 많이 허비했던 기억이 난다.
항아리 크랙으로 대표되는 2피치는 내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곳이다. 2피치의 항아리를 오르는 정석적인 레이백 동작을 꽤 쉽게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빨래판에서는 조금 더디게 올랐던게 아쉽다. 빨래판에 존재하는 정말 많은 홀드가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3피치의 재밍동작은 내가 열광했던 곳이다. 손발만 조금 아프도록 희생하면 빠르게 등반을 완료할 수 있는 루트며 내 비비기 스킬의 서막을 올리는 구간이었으니까. 첫 나무토막 부분에서 발재밍을 확실하게 한 후 나무토막을 잡고 일어서서 계속 재밍에 맛들려 오르면 어느새 나무 뿌리가 보인다. 그 이후 슬링으로 확보한 지용이형과 진용이형을 만나서 빌레이 후 휴식.
4피치는 처음으로 트래버스(물론 아주 쉬운 공룡발톱 트래버스지만)를 시도해본 곳이다. 비비적거리는 침니가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물론 쓰러진 소나무를 넘어 슬랩을 트래버스하는 구간도 있다고 했지만, 4피치의 침니가 더 마음에 들었다(해본적은 없지만). 공룡발톱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선 자일이 꺾이므로 확장된 캠을 통과하며 오른다.
그 후 도착한 작은오아시스는 정말 좋은 쉼터이다. 처음으로 거암 위에서 릿지 비스무리하게 올라 5피치(정확히 말하면 우정A 4피치)를 쉬엄쉬엄 올랐다. 갑자기 먹구름이 머리위를 지나자 지용이형이 정상으로 하강하자고 주문하여 따라올랐는데, 참기름바위는 그 와중에도 참 당황스러웠다.
하강은 정상을 구경할 새도 없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아주 뿌듯하고 내 암벽 중에서는 나름 기념할 만한 등반이었다.

6. 2016.07.02. 인수봉 고독길

15 오지선(T), 16 임영천, 16 김태완

등반인원이 9명이나 되었던 이례적인 등반이었다. 계속 가보고 싶었던 인수봉에서 손 꼽히는 쉬운길, 고독길을 9명 3팀으로 오르게 되었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길은 상당히 축축했다. 보고서를 쓰며 생각해보면 내가 오른 고독길은 모두 전날 비가 와 축축한 길이었다.
3명이 탑을 서서 빠르게 올라가자고 했던 계획이었지만 생각보다 순서가 꼬이고 신입생도 많고 하여 확보지점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등반이었다. 1, 2피치는 그래도 어렵지 않고 어려운 구간도 없어 비록 많이 기다렸지만 큰 어려움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3피치가 문제였다. 등반팀이 3팀이나 되었기에 지선이형이 본래 루트가 아닌 언더크랙을 잡고 올라가는 루트를 택했는데, 물기도 많은 상태에다 신발도 좋지 않은데 발 홀드가 원래 미끄러운 구간이었고 지선이형이 빌레이를 보며 자일이 크랙에 낑기고 꺾여 빌레이도 원활하지 않았다. 결국 내가 지선이형 시야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추락하다 턱밑을 암벽에 쓸렸는데 피가 줄줄나며 상처부위가 상당히 컸다. 다행히 습윤밴드를 물 쓰듯써서 상처는 조금씩 나았지만 1달 가까이 밴드를 턱밑에 붙이며 살았다.
덕분에 4피치는 오기에 가까이 빠르게 올랐으며 5피치는 지쳐버린 나를 반겨준 계단구간이었다. 5피치에서 터널을 통과하고 몸을 낑겨 위로 오르면 영자크랙이 반겨준다.
영자크랙에 관한 악소문을 들었지만 지용이형이 오르는 것을 보며 자신이 붙어서 인지 생각보다 첫구간은 쉽게 올랐고, 덕분에 무사히 참기름바위까지 직행해 미끄러지다 정상의 그늘에서 늦은 식사를 라면으로 대신했다.
하강이후엔 짬뽕길과 여정길을 오르는 도은 형과 지용이 형을 보다가 캠핑장으로가서 올라오신 형님들과 술과 저녁을 즐기다 잠들었다.

7. 2016.07.03. 인수봉 의대

14 이도은(T), 16 이경태(S), 16 김태완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몸 상태가 너무 뻐근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톱을 설 도은 형과 경태 모두가 상태가 메롱하다. 의대길에 가기로 했다. 몸 상태가 말이 아니고 어제 붙였던 습윤밴드를 가는데 진물이 주르륵 흐르는데 닦을 거즈도 없어 기분이 몹시 안 좋았다. 의료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더불어 완전무장의 필요성도.
의대를 오르기 위한 취나드B는 경태가 선등을 섰는데, 고독길의 긴 루트를 요령 없이 올라 큰 체력을 소비한 것 때문인지 레이백 크랙을 오르는데 텐션만 2번을 받았다. 또 크랙위에 망망대해처럼 시야에 펼쳐졌던 슬랩은 또 왜이리 죽죽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지 아주 혼이 났다.
오아시스에 오르니 사람이 아주 많았다. 여기는 항상 인기랜다. 경태가 의대 1피치 선등을 서다 볼트에 퀵을 걸고 나서 슬랩을 몇 걸음 오르는 구간에서 자신이 없다가 결국 추락을 하더니 몸 상태가 덜 메롱한 도은 형이 선등을 섰다. 나 또한 똑같은 구간에서 수 없이 추락하다가 저 멀리서 다른 길을 등반하시는 철의형님이 왼쪽으로 한 발짝 옮겨보라고 외치시는 걸 들었다. 말씀을 따라하니 정말 마법 같게도 올라갈 수 있었다.
2피치는 쌍크랙이었는데 정말정말 힘들었다. 레이백이나 재밍이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1피치에서 많이 미끄러져서 인가 생전 처음으로 자연암벽에서 펌핑을 느껴 재밍을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이 날은 내가 그나마 몸 상태가 제일 괜찮았지만, 내가 하도 많이 미끄러지고 텐션도 많이 받아서 등반이 많이 지체되었다. 결국 아래에서 경태와 하강의 의견합치를 보고 도은 형을 쌍크랙 위에서 설득해서 하강했다. 오아시스에서 2번째로 하강하고 내려오는데, 등반자일이 마지막에 팽팽한 상태에서 하강완료를 하려 하강기를 풀다가 균형이 무너져 뒤로 굴렀는데, 다행히 뒷구르기를 본능적으로 해서 헬멧으로 착지했고 등짝에 2주일이 가는 빨간 가로줄이 아로 새겨졌다. 하강의 위험성을 깨달았던 등반이었다. 또한 상처투성이였던 집중RC의 마지막이었다.

8. 2016.09.11. 인수봉 인수 b

15 오지선(T) 14 성재경(S) 이정훈 16 김태완

또 한번의 인수B이자 재경이형과의 첫 등반이었다. 게다가 이 전날은 재경이형의 부상이후 오랜만의 복귀등반이자 경태의 생일바위였서 그런지 재경이형이 조금 피곤해보였다. 또한 정훈이형의 생일바위 탐색의 의미도 있었는데, 2번재 후등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물론 고전 1피치는 체력의 부족으로 텐션을 2번 정도 받았지만 저번보단 많이 양호한 등반이었다.
지선이형이 1피치를 선등하다가 큰 캠이 부족해 조금 고생했다. 그 이후엔 그저 조금 익숙했던 길을 재밍노동을 통해 빠르고 즐겁게 등반했다. 어머니의 생신을 미리 축하하는 가족행사가 있었던 내 사정 탓이기도 했다. 3피치까지의 재밍노동이후 4피치에선 지선이형이 자신 넘치는 허당끼가 드러났는데, 1피치에 캠이 모자라서 고생하고 4피치에선 공룡발톱위로 넘어가 크랙구간을 넘어 슬랩을 타고 올라가버렸다. 조금 웃겼다. 슬랩이 무서워서 그런지 나는 그냥 공룡발톱을 따라 오아시스로 갔다. 불안한 기상상태와 내 사정덕분에 오아시스에서 하강을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하강해야 해서 3번에 끊어서 하강을 했다.

9. 2016.09.25. 선인봉 표범

97강승훈(T) 78최돈하 16김태완

승훈형님과 첫 등반이자 돈하형님과의 오랜만의 등반이었다. 2번째 선인봉은 어프로치 때문에 날 지치게 만들었는데, 지난번 선인봉 측면의 악몽은 나를 더 위축시켰다. 하지만 지난번 측면 때 표범 1피치를 탑로핑을 했기에 나름 자신감 있게 올랐건만.....
형님들 앞에서 9번짼가 10번째 등반이라고 나름 호언했는데 3번쯤 텐션을 먹고 나니 얼굴이 화끈했다. 다행히 표범 1피치의 크럭스 첫 스텝은 잘 지나간 걸 위안 삼았다. 사실 표범 1피치는 너무 길고 힘들다. 2번째 크럭스인 트레버스는 나름 텐션의 힘과 내 힘을 이용해서 미끄러지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표범 2피치에서 정말 힘들었는데, 신발을 반실에서 웬 거지같은걸 골라 와서 그런지 발에 하나도 안 맞고 계속 미끄러지기만 했다. 2피치 초반부분을 한참 미끄러지다가 직상을 넘어서 언더크랙 부분에서 발 홀드를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몇 번 텐션을 받았다. 사실 텐션을 받아봤자 떨어지면 펜듈럼을 치지만, 심리적 안정감과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승훈형님께는 죄송하지만 오래 쉬었다. 하지만 결국 추락해 펜듈럼치는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결국 그나마 쉬운 언더크랙 구간을 힘이 딸려서 놔두고 길도 아닌 슬랩을 발버둥치며 볼트도 하나 치팅으로 밟으며 올라버렸다. 한숨도 나고 최근 생겼던 암벽에 대한 자신감이 팍 사라지고 분이 속에서 치솟았다. 승훈형님께 죄송하게도 체력도 암벽화도 고갈된 나 때문에, 돈하 형님이 올라오시고 나서 결국 표범 2피치에서 하강할 수밖에 없었다. 승훈형님도 힘들었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너무도 아쉽고 분한 등반이었다.

10. 2017.03.05. 관악산 전암 톱

16 김태완(T), 13 김신혜(S), 17 노승환, 17 이준구, 16 이경태(L)

2017년의 첫 등반이자 신입생들과 가는 첫 자연암벽이었다. 작년에도 전암을 했었고, 올해도 인수봉 등반금지 이전에 신입생 교육 겸 몸풀기를 하기위해 굉장히 오랜만에 바위를 올랐다. 확실히 조금 신나서 인지 신입생들에게 굉장히 많은 말을 해주었는데, 되도록 머릿속에서 정보를 정제하지 않고 내뱉다보니 무슨 소리를 했는지 기억하지도 못했다.
비록 암벽에는 카운팅 되진 않지만 작년 말에는 간현 암장에서 5.9난이도의 길을 선등서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멀티피치 형식이 나는 전암을 선등 서보기로 했다. 생일바위를 위해서였는데, 확실히 올해 첫 암벽을 선등으로 서고 나니 꽤 뿌듯했다.
신혜 형이 봐주는 빌레이를 확인하고 전암의 1,2 피치를 한 번에 끊을 수 있는 루트가 있길래 도전해보았는데, 중간에 직상하기 매우 미끄러운 구간이 있어 왼쪽의 좋은 홀드가 있는 곳으로 우회하여 지나친 것 외에는 매우 자신감이 생기는 길이었다. 비록 암벽을 띄엄띄엄 했지만 실력이 꽤 늘어난 것 같아서 뿌듯했다.
이번이 첫 바위인 신입생 중 우리 팀에 써드인 승환이가 자연암벽 첫 빌레이를 보면서 헷갈려 하길래, 작년의 내 생각이 나서 신혜 형과 같이 배 놔라 감 놔라 했더니 승환이가 열받아서 그런지 마지막 즈음에는 금새 숙달되었다. 준구 형도 마찬가지....
마지막으로 3피치이자 작년에는 내가 오르지 못했던 길을 올라보는데 경태가 10b를 당당히톱을 서자 다음으로 오르게 되었는데, 내 신발의 필요성을 극렬하게 느끼게 되었다. 신발이 부족하니 안 그래도 나에게 어려운 코스라 도전하는데 정말 힘들었고, 결국 텐션의 지지를 받아 끌려 올라가서 확실히 겨울동안 하락한 암벽에 대한 센스와 신발의 필요성을 느꼈다.
비록 마지막은 아쉬웠지만, 빠르게 하강을 완료하고 반실에서 냉면을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 한해 생일바위를 따기 위한 여정을 무사히 마쳤으면 한다....

11. 2017.04.09. 인수봉 고독길 톱

16 김태완(T), 16 이경태(S), 17 노승환, 17 남윤수

아침에 눈을 뜨니 인수봉 첫 선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7애들은 작년의 나처럼 등반 전날 술을 마시고 숙취 때문에 고생하는 게 보였다. 저런 것도 경험인 법이라고 생각했다. 고독길에는 등반자가 매우 많았다. 덕분에 기다리기도 한 시간여... 결국 2팀이 올라간 뒤 따라 올라갈 수 있었다. 작년의 후등과는 느낌이 꽤 달랐는데, 캠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조금 더 리딩에 큰 공을 들였기 때문이리라...
앞에 대기조도 많고 해서 승환이와 경태는 엔자일렌을 하기로 했다. 윤수가 컨디션이 조금 안 좋고 멀티피치 경험도 없어서 그런지 조금 힘들어 보였다. 1피치와 2피치를 나름 쉽게 끝낸후에 작년의 안 좋은 기억이 있었던 문제의 3피치에 도착했는데, 전날에 비가 와서 그런지내가 예전에 떨어졌던 크랙은 또 물기가 흥건했다. 아픈 기억 때문에 정규 루트로 가려했지만 경태의 설득 때문에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조그마한 캠을 확실히 박았다고 생각한 내가 허술 했던가, 축축한 물기 때문에 발이 미끄러져 추락하는데 캠 2개가 동시에 뽑혀버리는게 아닌가... 추락하고 바닥에 한 바퀴를 구르니 머리가 띵하고 무서워졌다. 내가 떨어질 때 낙법 하나는 본능적으로 펼쳐서 다행이었다. 결국 본 루트를 따라서 다시 선등을 섰다. 중간에 캠이 오버캐밍 되어서 후등으로 올라오는 경태가 고생하면서 빼는데 고생해서 미안했다. 축축한 물기와 진흙에 꽤 고생을 하니 이 3피치는 정말 싫어하는 곳이 되었다.
4피치로 오른 길은 여전히 재밍으로 빠르게 끝나는 길이었다. 5피치 또한 계단을 빠르게 올랐다. 캠을 박는 것이 귀찮은 길은 또 처음이다. 영자크랙은 경태가 대신 선등을 서주었다. 힘이 빠지고 굴러서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런가 겁이 나기 시작해서였다. 다행히 후등을 빠르게 치고 자신감을 조금은 되찾았다. 참기름을 넘어 정상에서는 친절한 등반가 한 분이 기념사진을 찍어주셔서 진정한 정상에서 점프샷도 찍을 수 있었다.
하강을 처음으로 혼자 준비하는데 고독해서 혼났다. 바들바들 떨며 꼬인 두 줄을 푸는데 약간 서러웠다. 내 인수봉 첫 선등이자 고독의길 선등은 고독한 하강으로 끝났지만, 하산해서 먹은 순대국밥은 그 따스함으로 날 채워주었다.

12. 2017.05.03. 인수봉 인수 a

14 이도은(T), 16 송채현(S), 16 김태완, 17 노승환, 13 김신혜(L)

생일바위 탐색을 위해 도은 형에게 새로운 길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섭외했다. 채현이의 차를 빌려타고 우이동까지 왔건만 아뿔사.... 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참배객이 드글드글 하여 자가용 출입이 통제되었다. 결국 우이동 종점에서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진이 빠지는 어프로치였다.
우정B나 의대를 생각해봤지만 지금까지 많이 해본 인수B의 형제 인수A길을 가기로 했다. 취나드B 1피치의 시작점에서 쉽게 레이백을 오른다. 확실히 저번보다 수월하다. 컨디션도 새신발도 모두 온전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슬랩은 여전히 무서웠다. 등반 동료들이 슬랩무서워병이라 이름 붙여준 증세다.
인수A의 1피치에서 주욱 이어진 길을 보다보면 긴 크랙과 침니들을 발견하게 된다. 1피치는 침니와 스테밍을 잘 이용하자 중간에 텐션이 한 번 있었지만 잘 오를 수 있었다.
2피치는 내가 선호하는 몸재밍이었다. 침니를 들어갔다가 바깥의 발 홀드를 찾으면 꽤 괜찮은 길이었다. 손 홀드도 마찬가지. 너무 파고드는 것보다는 바깥으로 나와 시야를 넓히는 것도 좋다고 머릿속으로만 수긍하던 것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중간에 도은 형이 경고해준 건들면 낙석이 될 것 같은 곳을 침니에 몸을 파고들며 나오다 건들여 버렸다. 그 낙석이 순식간에 떨어지더니 1피치 확보지점에서 한 번 튕기고 사람이 많아 미처 피하기 못한 신혜 형이 낙석에 맞았다. 정말 죄송한 일이다.
결국 3피치를 오르는 것은 도은 형과 채현이와 나, 승환이였고, 신혜형은 그대로 기다리다 합류하여 하강을 하기로 했다. 3피치는 비좁은 공간이 많아 배낭이 크게 방해가 되었는데, 안 되겠다 싶어서 내 아래 자일에 매달고 끌고 올랐다. 승환이는 하강이 결정되자 배낭을 매지 않고 올랐는데 조금 허무하기도 했다.
하강하고 내려와서 인수A는 마음에 들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몸으로 알아버렸다. 생일 바위후보군에서 빠지게 되었는데 앞으로 어떤 바위를 해야 할지 걱정된다.

13. 2017.05.14. 인수봉 인수 b 톱 (수정)

16김태완(T), 16송채현(S), 78최돈하, 16임영천, 17노승환

아침에 신혜 형이 불참하게 되어 5명 한팀이 되었다. 처음에 어떤 길을 갈지 매우 고민하다가 사람이 원래 하려던 비둘기길에 칠순잔지 때문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는 소식을 들어서 그런지 결국 인수B를 오르게 되었다. 유사시에 내 생일 바위가 돼 줄 인수B가 이렇게 사라져 버렸다....
난 슬랩이 싫고 예전에 와본 고전 1피치를 다시 와보고 싶어서 이쪽으로 왔다. 역시나 워낙에 길어서 그런지 매우 힘들었는데, 고독길 말고 제대로 된 선등이라서 그런지 몸에 힘이 빡 들어가게 되었다. 중간 구간에서 왼쪽에서 오른쪽 크랙으로 넘어갈 때 원래 볼트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없으니 매우 당황하고 불안하였다. 결국 오른쪽 크랙에서 매우 힘들어 캠을 박았는데 빠지기도 하고 캠이 모자라 텐션을 받고 내려가서 아래캠을 빼서 위에다 박으면서 올라갔다. 너무 힘드니 숨도 쉬어지지 않다가 레이백크랙이 끝나고 계단식 크랙에서는 확신이 안 들어서 한참이나 텐션을 받으면서 고민했다. 위에서도 캠을 다른 등반팀은 어떤 분에게 건네받아 겨우 오를 수 있었다.
그 이후에 2피치 빨래판과 항아리는 일사천리였다. 확실히 2번을 미리 와 본 적이 있어서인지 자신감도 생기고 시야도 확 트여 홀드들이 전체적으로 너무 잘 보였다. 다만 정승권 등산학교와 k2 등산학교 분들이 실습을 와서 그런지 정체가 조금 있긴 했다.
3피치 재밍노가다도 마찬가지로 캠이 의미 없을 정도로 숙달되어서 중소형 캠 1개만 사용하고 파르게 치고 올라서 쉬었다. 4피치 토한 침니로 빠르고 가볍게 올라 공룡발톱 근처까지 가서 조금더 올라섰다. 옆에 공룡발톱이 보이지 않자 당황하다가 더 위로 올라왔단걸 알고선, 캠을 허리아래에 박고 다운클라이밍을 하고 회수하는 식으로 조금 내려오자 공룡발톱이 보였다. 결국 반가운 오아시스에 와서 밑에서 올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정상을 가기 위한 우정A 4피치로 향했다.
사실 힘들어서 정상을 가기를 망설였는데 돈하형님이 권장하셔서 그냥 레이백을 잡고 빠르게 올랐다. 길은 매우 쉬웠지만 길이가 길고 몸에 힘이 빠져서인가 몸에 상처가 많이 났다. 하필이면 제일 쉬운 구간에서 말이다.
정상을 통해 내려오니 하루의 마지막이 보이려 했다. 내려와서 돈하형님의 재학생에 대한 충고가 있으셨고, 선등자빌레이에 대한 충고를 귀담아 들으면서 내 생일바위를 걱정했다. 어딜 갈까....

이경태 2017-07-04 23:52	정회원 축하축하!

손희영 2017-07-17 10:32	태완이 축하하네

이춘식 2017-10-14 22:36	마지막 5월 14일 바위에서 78학번 최돈하가 87학번으로 9년이나 젊어졌네 돈하야 힘내서 톱 서라

rc보고서

2017.06 집중RC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