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02 수리산 매바위
날씨가 매우매우 더웠지만 RC전 자연에 더 익숙해지고 실력을 키워놓기 위해 산에 올랐다. 수리산은 처음이었는데 서울대입구역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20분 정도에 갈 수 있었는데, 어프로치가 매우매우 짧았다. 도서관 옆의 수리산 입구부터 20분 정도 만에 올라갔는데 길이 어렵지 않았고 올라가서 사람이 많긴 했는데 나름 자리 잡을 곳이 있어 단피치 암장으로 괜찮다고 느꼈다. 단, 10a가 몇 개 없어서 강한 사람들이 가기 좋아 보였다.
5.10a 초심
제일 먼저 한 루트였다. 루트 길이가 체감상 매우 짧게 느껴져서 빠르게 끝낼 수 있었다. 오버행이긴 한데 홀드가 좋아서 힘으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느낌이었다. 10a는 이제 괜찮게 한다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게 되어서 이따 다 하고 나서 힘이 남는다면 선등으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5.10a 기존B
오버행과 길이가 짧다는 특징이 초심과 느낌이 비슷했다. 무난하게 가다가 마지막쯤 밟고 일어서서 팔을 쭉 뻗으면 닿는 손홀드를 잡아야 하는데 나는 쉽게 할 수 있었는데, 키가 작아서 고통받는 지희를 볼 수 있었다.
5.10b 한동작
옆에서 등반하던 다른 분이 줄을 걸고 우리 쓸 거면 쓰라고 하셔서 도전해봤다. 정현이가 먼저 도전하는 걸 빌레이를 봐주고 나도 정현이의 빌레이를 받아 올라갔다. 정현이가 크럭스에서 고생하다가 내려오기도 했고, 먼저 하신 분께 난이도가 10c라는 말을 듣고 시작해서 쫀 상태로 시작했는데 크럭스에서 어찌저찌해보니까 넘어가졌다. 크럭스를 넘으니까 무난하게 할 수 있었다. 정현이가 고생하는 걸 보고 가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10c라고 말씀하셨었는데 10b였다. 어쩐지 내가 느끼기에도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던 게 맞았다. 정현이는 또 도전하려 했으나 로프를 회수해서 아쉽게 못 하고 다른 루트들을 했다.
5.10a 노땅
난유 형이 선등하면서 욕을 많이 했던.. 루트 중간에 벌레가 나와서 소리를 지르셨었는데 나도 루트 중간에 발 홀드에 갑자기 귀뚜라미가 떨어져서 매우매우매우 놀랐다. 아마도 내가 발로 쳐서 떨어뜨린 것 같은데 벌레가 너무 싫었지만 마인드컨트롤을 열심히 하고 올라갔다. 루트는 평이했던 것 같은데 너무 깜짝 놀라서 힘들었다.
난유형이 올려준 개념도에는 나와 있지 않았는데 노땅 옆에 탑로핑금지라는 10a의 루트가 있었다. 다 하고 나니까 체력이 생각보다 많이 빠져서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붙어나 보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초반에 밸런스를 잘 잡고 가야 하는 루트였는데 나는 나약해서 하지 못했다. 10번은 넘게 시도해도 안 돼서 포기했다. 처음에 이걸 했으면 성공했을까 싶기도 했고 그냥 실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도 생각하면서 오만해지지 말자고 다짐했다. 지금 검색을 하면서 안 건데 다른 개념도에는 탑로핑금지길이 나와 있는데 벽에 적혀 있던 것과는 다르게 10b라고 한다. 다음에 매바위를 또 간다면 꼭 성공하고 싶고 초심길 선등도 해보고 싶다.
끝나고 나서 하산을 간단하게 하고 산본역으로 가서 제육을 먹었다. 날이 너무 덥긴 했지만 산에서는 그럭저럭 괜찮기도 했고 어프로치가 편했고, 등반도 그래도 잘 하고 온 것 같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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