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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mbing reports
산행 보고
  
작성자 최유근        
작성일 2023/05/18 (목)
분 류 YM 산행
등반일자 230517
장소,코스 도봉산 선인봉 박쥐길 ~정상
등반대원 20 최유근(T), 20 장정인(S)
등반장비 퀵8개, 알파인 드로우 4개, 블랙다이아몬드 캠 2조(0.3 0.4 0.5 0.75 1 2 3 4 – 4호캠 제외하고 모두 2개씩)
ㆍ추천: 0  ㆍ조회: 116      
230517 선인봉 박쥐길 생일바위 보고서
등반루트: 도봉산 선인봉 박쥐길 (4피치 + 박쥐변형 5피치 + 호랑이굴 ~ 정상)

생일바위는 선인봉에서 하고 싶단 생각이 많았다. 인수도 많이 가본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의 인원이 찾는, 인수보단 진입장벽이 있어 등반을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 선인이 더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작년에 선인B를 후등하면서 선인봉과 진하게 몸을 비빈 탓에 선인에 정이 들어서인 것도 있다. 그래서 후보로, 박쥐와 표범을 잡았다. 지지난주에 준혁이형의 톱으로 박쥐를 갔고, 박쥐의 매력을 크게 느꼈다. 그리고 지난주 일요일에 윤수형의 톱으로 표범을 갔는데, 나름 정리도 많이 하며 공부해갔음에도 처음해보는 펜듈럼 등 표범의 매운맛을 크게 느껴버렸다. 표범을 후등하면서 내가 지금 선등하는 거라고 자기암시하면서 등반을 하였는데 그러니 정말 생명의 위협이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 수준에서 표범을 선등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록 3피치까지 밖에 가보지 않았지만 나에게 기분 좋은 날개 뜯는 맛을 알려준 박쥐를 생일 바위로 하기로 했다. 박쥐의 2번째 날개인 4피치부터는 플래시 등반이 될 것이었기에 공부를 열심히 하였는데, 두 번째 날개 언더크랙의 발이 물길이어서 날씨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주의 일기예보를 봤는데 월,화,수까지 날씨가 좀 덥고 맑으며 목요일부터는 흐리며 비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수요일에 학교를 째고 박쥐길로 생일바위를 하고자 결정하였다!
세컨은 든든한 정인이가 고맙게도 흔쾌히 해준다고 하였고 비상시를 대비해 자일 두동을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람을 더 구해봤지만, 평일 낮 등반 예정이라 아쉽게도 구해지지 않았는데,, 든든한 세컨 정인이가 비상시에 대비한 줄 한동을 자기가 가방에 넣고 등반을 해주기로 하였다..
그렇게 2인 등반으로 수요일에 박쥐길을 생일바위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전날에 평소보다 훨씬 일찍 11시에 잠에 들었고 정인이와 8시반에 할머니집에서 만났다.

어프로치
최근 3주 동안 선인봉을 갔기에 어프로치는 무리 없었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더워서 페이스를 조금 낮춰 등반에 쓸 힘을 아껴가며 어프로치를 진행했다. 어프로치를 하면서 더워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덥기에 발이 잘 밟힐 것이라고 날씨에 고마워하며 산을 올라갔다. 또한, 혹시 인기 루트인 박쥐길에 사람이 붙어있지 않을까 하였는데 선인봉에 도착하니 은벽길 부근의 한팀말고는 아무도 벽에 붙어있지 않았다... 평일 등반의 쾌적함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정인이와 등반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준비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긴장이 되었다... 그렇게 박쥐길의 시작점에 붙었다.

1피치
처음으로 걱정되던 부분이 첫 크럭스 부분이었다.
공부한대로 1호캠을 쳤고 레이백으로 가볼려했는데 레이백 만으로 가기엔 힘을 많이 쓸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레이백으로 한번 치고 발을 올려 바로 윗홀드를 쳐서 잡는 식으로 하였다. 캠도 쳤고 볼트도 있어서 겁나지 않아 바로 쳐서 잡을 수 있었다.
무난히 가다가 1피치 두번째 크럭스 부분이 있었는데 언더로 잡고 왼손 크랙에 재밍을 하여 크랙을 넘어서는 것이었는데 쫄려서 그 부분에 캠을 치고 등반을 하였는데 너무 쫄아서 캠을 연장하지 않아 줄 끌어올리느라 애썼다. 왼손 째밍하고 일어서면서 발재밍하면서 마저 크랙을 오르면 된다.
1피치가 끝나니 긴장이 없어지고 자신감 보다는 해탈..? 의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해탈하니 마음이 평온해졌고 추락이 무섭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피치
박쥐길의 첫번째 날개였다.
첫볼트가 좀 멀지만 첫볼트까진 무리가 없어서 중간에 작은 크랙에 0.5호 캠 치고 연장하면 그래도 앵커 시 크게 박는일은 막을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올라가다 볼트 부근에서 떨어지면 무조건 테라스를 치니 첫볼트까지 주의해서 갔다. 다행히 첫볼트까지 홀드가 좋아서 편하게 퀵을 걸었다. 그리고 다음볼트 사이까지 캠을 하나쳤고 언덕크랙을 뜯으며 다음볼트를 지났다. 좋은 날씨를 맞춰서 가서 그런지 발이 잘 잡혀서 안정감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위로 날개가 꺾이는 부분이 조금 성가신데 후등이었으면 안 나올 힘이 한번에 나와서 오른쪽 높게 크랙에 발을 걸어 올라섰다

3피치
3피치는 원래 2피치에 이어서 간다고 하긴하던데 자일 유통때문에 끊어서 갔다. 소나무까지 가는 루트인데 루트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작은 캠은 안 박히니 겁이 나면 1~4호를 적당히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크랙에 발을 넣어가며 걸어갈 것이냐 크랙을 나와 크랙밑에서 크랙을 잡으면서 갈 것인지 선택하면 되는데 후등이었으면 기분 좋게 크랙 잡으면서 갔을텐데 선등이라 각도가 쎈 부분빼곤 걸어가며 등반했다. 걸어가며 등반하면 크랙에 자동으로 발이 재밍되는데, 발이 작은 분들은 발이 쏙 들어가서 빠지지 않을까 싶다

4피치
박쥐의 2번째 날개로, 오버행으로 언더크랙이 나있다. 많이 걸려봤자 손가락 한마디가 걸리는 언더 크랙이기에 크게 걱정했던 피치였던 동시에 인공등반은 하기 싫은 피치였다. 결론적으로 크럭스 부분에서 추락도 없었고 퀵, 캠, 슬링을 잡지 않고 한번에 크럭스를 넘었다!
여긴 2피치보다 첫볼트가 높고 첫볼트까지 길이 걸어가는 수준은 아니어서 캠을 쳤는데 밑에 캠을 연장하지 못해 이번에도 결국 루트 끝부분 쯤에 선등하는데 줄이 안 딸려와서 고생을 하였고 빌레이할 때에도 애를 먹었다. 안전용으로 캠을 치고 ( - 첫볼트 부근에서 추락하면 테라스에 닿이긴한다). 첫볼트까지 가서 퀵을 걸고 거기부터 바로 언더크랙인데 초반이라 레이백 할정도로 손가락 한마디가 잡혔다. 사실 이것도 손 한마디에 걸리는거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균형 잘잡으면 버티면서 다음볼트까지 갈 수 있었다. 볼트에서 텐 받으며 힘을 좀 아끼고 다음볼트에 퀵 걸고 그 볼트에서 체인까지 크럭스 부분을 하였는데 공부한 바에 따르면 발이 60퍼 정도로 손이 좋지 않아 발을 잘 밟아야한다고 했다. 근데 이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잘 안 마르는 4피치가 완전히 말랐기에 발을 믿을 수 있었다. 발을 믿은 후 손이 좋지 않아 언더크랙을 한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론 땅을 푸쉬하여 짝힘을 받고 버티면서 오른쪽을 쭉 뻗어 초크가 많이 묻어있는 부분을 잡았다. 날씨 덕에 발이 잘 밟혀서 한번에 그 부분을 잡을 수 있었고 그 부분에 합손을 한 후 오른손을 뻗어 체인에 퀵을 걸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은 좋은데 발을 한번에 높게 올려야하는 오버행을 넘어서면 확보점에 도착한다

5피치(박쥐 변형길)
표범길 박쥐길이 만나는 큰 테라스에서 푹 쉬고 박쥐 변형길 등반을 준비하였다. 기존 박쥐길은 루트 중간에 계속 박을 5호 이상의 캠이 없어서 위험이 있다 판단되어 박쥐 변형길을 선택하였다.
근데 변형길이 꽤 힘들었다 처음에 자유 등반을 하려고 캠을 치고 재밍을 하였는데 왼발이 재밍도 되지 않았고 잘 밟히지도 않아 레이백도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캠따기로 등반하기로 하였고 이번 루트를 위해 준비한 캠2조를 대부분 쓰면서 등반했다. 발이 터지면서 캠 잡은 손이 터지고 결국 왼손 손가락 등쪽부분이 파였다... 피가 바로 많이 날 정도로 아팠다. 그래서 내려가야하나 고민이 2초 정도 들었지만 테이핑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얼른 테이핑하고 다시 등반했다. 결국 내 등반 역사 중에 길이 남을 다양하고 많은 캠을 박으며 등반을 하였다. 이 경험때문에 캠 볼트따기도 앞으로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고 캠이 믿음직스러워졌다. 그리고 크랙 너비보고 캠 고르는 방법도 많이 숙련되어 졌다.
힘든 부분이 끝나고 발재밍을 계속 하면서 걸어가는 느낌이었는데 밑에서 캠을 많이쳐서 위에 캠 칠게 부족할 것 같아 적당히 간격 벌리면서 캠을 쳤다. 피치 끝날때까지 20미터 부근에 볼트 하나밖에 없었기에 볼트 좀 박아주지 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6피치 (변형길 이어서)
중간에 확보점도 있고 등반도 길어져서 끊어서 호랑이굴 입구까지 가기로하였다. 이 부분도 볼트가 2개 밖에 없고 첫볼트가 저 멀리에 있었기에 캠 위주로 등반하였다. 이 부분은 발재밍만으론 힘들었고 크랙 안에 들어가 몸을 비비며 올라가야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결국 추락할 것 같은 위기가 있었다. 추락할까 올라갈까 다운클라이밍하여 볼트까지 내려가서 텐을 받을까 고민이 되었다. 근데 그냥 올라가는게 더 안전하겠다는 생각에 니바에 엘보를 크랙에 박았다. 결국 왼발이 터졌지만 엘보랑 니바 박은 탓에 떨어지지 않고 마저 올라갔다. 선등으로 이런 경험을 처음 해봤다. 결국 팔꿈치가 다 터졌고 무릎도 피가 많이 났다. 하지만 몸이 들어가는 크랙에서 떨어질 일은 정말 앞으로 적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랑이굴 ~ 선인 정상
호랑이굴은 정인이가 가본 경험이 있어 정인이가 먼저 갔다. 결국 호랑이굴의 이상한 침니도 올라서 정상에 올랐는데 정말 선인봉은 정상도 쉽게 내주지 않다는게 느껴졌다....

결국 생일바위도 무사히 끝냈고 선인봉 정상에도 가봤다.
걱정했던 큰 추락은 없었고 자일이 꺾여 빌레이가 힘들었다는 점, 손가락 부상으로 순간 포기해야하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는 점 등의 변수가 있었지만
그러기에 기억 남는 생일 바위가 될 것 같아 기분은 매우 좋았다.
작년에 넘버를 딸려했지만 사건이 있어서 못 따게 되고 이렇게 생일 바위를 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더 걸린 만큼 조급하지 않고 하고 싶은 루트로 크게 다치지 않고 생일 바위를 해서 오히려 더 뿌듯하다다.
작년에는 활동을 못하면서 산악부로서의 정체감이 많이 떨어져서 힘든 시기가 매우 많았다. 본과 생활에 유일한 낙이었고 한주간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고마운 활동이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정말 가족같은 산악부 사람들을 못 봤기 때문이다. 그런 힘든 시기가 지나고 이제는 진짜 산악부 정회원으로써 자격을 얻게 되었다는 점에 작년 힘들었던 기억도 많이 생각났고 그런 시기를 힘들지만 버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활동을 못하면서 23년이 되면 언젠가 생일바위도 하고 멀티도 많이 다니게 될 날이 오겠지하며 날을 세며 기다렸는데 그게 오늘이라서 그 날이 실제로 왔다는 점이 제일 기분 좋고 벅차오르는 점인 것 같다.
작년에 활동 못하면서 같이 등반 다니던 분들이 넘버따는거 보면서 축하해주면서도 옆에서 축하해주지 못하며 같이 활동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슬픔을 많이 느꼈는데 나도 이제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기분이 좋다.
특히 작년에 함께 등반을 제일 많이 하고 사실상 동기인 정인이가 넘버 따는 것보면서 많이 축하해주기도 하였고 그만큼 내 모습이 슬프기도 하였는데 그런 정인이의 든든한 세컨으로 둘이서 등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선인에서 생일 바위를 했기에 선인 로컬에 약간이라도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ㅎㅎ
박쥐는 루트 자체로 매력이 크기에 다음에 다른 분들과 같이 와서 생일 바위의 추억을 다시 느끼고 싶다.

너무 개운하고 가슴이 웅장해지는 하루다.
마지막으로 함께 해준 든든한 세컨인 정인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생일 바위 준비하며 함께 해준 윤수형, 준아 그 외 다른 산악부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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