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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장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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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22/09/14 (수) |
| ㆍ분 류 |
YM 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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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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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3. 설악산 한편의 시가 되는 길
밤에 잘 잤다. 잘 자는게 진짜 중요한데, 이제 날씨가 선선해져서 B지구 주차장에서 시원하게 잘 수 있었다. 또 전날에 등반도 안 해서, 몸에서 냄새도 안 나서 쾌적했다.
오늘 등반은 별따소 팀과 한시길 팀으로 나뉘었다. 나는 빨리 하산할 수 있는 길로 가고 싶었다. 그만 힘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맴버들을 보았다. 별따소 팀에 유빈이 형이랑 유근이랑 준아가 있었다. ‘흠. 아무리 봐도 저 팀은 절대 포기 안 하고 올라갈 구성이네.’ 한시길은 어프로치가 짧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엇그제 미륵장군봉 타이탄에서 중도 포기한 하영 누나도 한시길이어서 나도 한시길을 가겠다고 졸랐다.
철의 형이랑 난유 형이랑 나랑 하영 누나 넷이서 등반을 시작했다. 어프로치가 짧아서 무척 좋았다. 아 그리고 릿지 등반을 할 때는 한 피치 한 피치가 그리 길지 않아서, 자일이 적게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4명이서 자일 3개를 챙겼기 때문에, 철의 형이 자일 하나를 내 가방에 넣게 했다. 덕분에 자일 매고 등반도 해봤다. 온 세상이 나를 끌어당기는 기분이었다.
한시길 등반은 어렵지는 않았는데 길었다. 그래서 사실 빨리 빨리 가야했는데 그러지는 못했다. 하영 누나가 무척 힘들어 보였다. 이번에 TC Pro도 샀던데. 아직 신발 만큼 강한 사람은 못 되었나보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중간 중간에 정말로 못 올라올 때는 카라비너랑 슬링 가지고서 도르레를 만들어서 끌어올려줬다. 나 좀 똑똑한 거 같다.
나는 내가 라스트를 할 줄 알았다. 빌레이 안 볼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근데 철의 형이 하영 누나가 라스트를 하도록 했다. 등반이 끝나고 보니, 그게 무척 맞는 판단이었다. 나까지 빠르게 등반을 하고, 내가 하영 누나를 기다리는 사이 난유 형이 선등을 했던 덕분에 늦지 않게 등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영 누나 힘들었을 텐데 회수도 잘 했더라. 아마 누나한테는 무척 인상 깊은 등반이었을 거다.
정상에서 하강 포인트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위험하다. 역시 노적봉. 하강과 하산이 위험한 산이다. 조심 또 조심.
다행히 비가 많이는 안 왔다. 또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하강을 끝냈다. 나는 저번에 노적봉을 한 번 와서, 하산하는 길 앞장을 섰다. 솔직히 소토왕골까지는 잘 찾아갔는데, 계곡에서 수영한 다음부터 길을 계속 잃어버렸다. 계곡을 이리저리 가로질러 가야했구나. 내가 길을 잃어버릴 때마다 철의 형이 길을 찾아줬다. 덕분에 살아서 나왔다. 진짜 야간에 산에서 길 잃어서 죽을 뻔했다.
이번 RC 때 나는 총 4번의 등반을 했다. 그리고 이번 RC 때 나는 총 4번의 야간 하산을 했다. 눈물이 난다. 보통 하루에 두 팀으로 나누어서 등반을 하는데, 꼭 한 팀은 일찍 하산하고 한 팀은 밤 늦게 하산을 했다. 처음에는 내가 운이 없어서, 팀 운이 없어서 자꾸 야간 하산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야간 하산을 네 번쯤 하니, 매 번 다른 사람들과 매 번 야간 하산을 하니, 이건 운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가 문제가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래. 그냥 내가 야간 하산을 만드는 어떤 요소를 지니는가보다. 눈물이 줄줄 난다. 야간 하산이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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