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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보고
  
작성자 오지선        
작성일 2021/05/03 (월)
분 류 OM 산행
등반일자 2021/05/02(일)
장소,코스 도봉산 선인봉 은벽
등반대원 16정민휴(t), 15오지선(s), 13김신혜
등반장비 퀵 1조(일반 퀵 9개, 알파인 퀵 1개), 캠 1조 + a, 자일, 개인 등반장비
ㆍ추천: 0  ㆍ조회: 27      
2021/05/02 선인봉 은벽
선인봉 은벽길

내가 대장을 할 때부터 미루고 미뤄왔던 민휴의 넘버링을 위해 민휴와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토요일에 나, 민휴, 윤수 한 팀으로 인수봉 취나드 b길을 가기로 계획했었다. 아쉽게도 토요일에는 비가 내려서 일요일로 계획이 밀리게 되었는데, 기존에 선인봉으로 가기로 했던 팀과 계획을 맞추다 보니 루트도 선인봉 박쥐길로 바뀌게 되었다.
박쥐길에 한 번도 안가보고 선등을 서게 된 민휴에게 다들 길을 알려주겠다고 박쥐길 등반 영상도 잔뜩 보여주고 자타공인 박쥐길 눈감고도 갈 수 있는 지용이형의 보고서도 추천해 준 다음 선인봉에 도착했는데, 하필이면 오늘 박쥐길 정비 후 등반 행사가 있다고 앞에 6명 1팀, 9?명 1팀이 붙어 있었다. 내 의견은 박쥐길이 전날 민휴가 공부하고 온 길이니까 기다렸다가 등반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신혜형이랑 민휴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오래 기다릴 것 같다고 해서 그래도 민휴가 한 번가 보았던 은벽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보러 다녀오기로 했다.
은벽 근처에 도착하니 거기도 사람이 바글바글 했는데 다행히도 은벽에는 라스트의 등반을 기다리고 있는 한 팀만 붙어있었고, 그 뒤에는 아무도 등반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빠르게 짐을 싸서 은벽으로 이동했다.
은벽은 재경이형을 따라서 한 번 와 보고, 그 이후에 연맹 추계 아카데미에 가서 선등으로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래도 길을 잘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은벽 시작 지점으로만 알고 있었던 곳으로 장비를 차고 자일을 들고 이동했는데, 거기 계신 분들이 다들 여기는 은벽 시작 부분이 아니라 다른 길 시작 부분이라고 하셔서 찾아보니 정말 다른 길 시작부분이었다. 과거에 재경이형과 왔을 때는 그냥 가는대로 따라가고 은벽이라 해서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그냥 섞어서 등반했던 것이었다... 과연 재경이형은 누구 뒤를 따라서 그렇게 섞어서 등반했을지 궁금했다.
아무튼 진짜 은벽 시작부분으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민휴를 올려보냈다. 솔직히 이쪽 루트는 기억은 안났지만, 개념도상 쉬운 슬랩인데도 볼트가 많아서 별 걱정 않고 민휴를 보냈던 것 같다. 1피치가 길어서 그런지 중간부터는 민휴가 보이지 않았는데, 중간에 퀵이 부족하다며 매달려서 아래 퀵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개념도상으로는 퀵 5개면 충분하다고 나와있어서 퀵을 10 개나 들고 가 놓고 부족하다는 말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데, 앞에 팀을 보고 가기 때문에 길을 틀릴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큰 걱정은 안했던 것 같다. 어찌저찌 민휴는 잘 도착했고, 뒤따라 올라가 보니 길이 생각보다 너무 길다. 중간에 따로 쌍볼트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과거에 1,2피치였던 코스를 아예 합쳐버린 게 아닌가 싶었다. 길 자체는 갈만한 슬랩이었지만 너무 길어서 그런지 다 올라오니 종아리가 너무 아팠다. 민휴는 슬랩 선등은 처음일텐데 별로 비비지도 않고 올라간 게 신기했다.
3피치는 첫피치 확보지점 오른쪽 크랙을 따라 4미터 정도 올라가서 좋은 우향크랙을 따라 레이백으로 올라가는 노가다성 크랙인데 처음 출발지점에 확보물이 없어서 민휴가 몸이 굳은 게 보였다. 그래서 아무 캠이나  빨리 치고 후딱 가라고 했는데 크랙 크기에 맞는 캠을 잘 못 찾았는지  한참 고생하면서 캠을 친다. 막상 캠을 치니 또 금방 오른다. 그 위 레이백 크랙을 가던 도중에야 민휴가 다른 팀 하강자일 위로 지나간 걸 발견해서 어쩔 수 없이 민휴보고 중간 볼트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민휴는 아마 뭐때문인지 몰랐겠지..
아무튼 손이 너무 잘 잡혀서 그런지 금방 올라가버렸다. 민휴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보여서 4피치까지 등반하고 루트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4피치도 개념도상으로는 매우 쉬운 크랙이라 별 걱정 없이 보냈는데,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민휴가 물이 줄줄 흐른다고 한다. 덩달아 나도 긴장하고 빌레이를 보는데 한 6~7미터 정도는 캠을 잘 치며 무리없이 올라간다. 빌레이를 보는데 마침 해가 눈앞에 있어서 눈을 뜨기가 너무 힘들었다. 괜히 사람들이 썬글라스를 쓰고 다느는게 아니었다는걸 느끼며 어거지로 눈을 뜨고 빌레이를 봤다. 크랙 중간에 볼트까지는 그래도 무난하게 도착하는 걸 보며 미끄러워도 갈만한가보다 하며 살짝 안심했는데 볼트를 넘어가다 갑자기 앵커를 먹는다. 뭔가 떨어질 것 처럼 매달리다가 힘이 빠져서 떨어진 게 아니라 진짜 홀드를 잡고 일어나는 와중에 홀드가 손에서 슉 빠져서 떨어진 것 같았다. 괜찮냐고 물어봤더니 별로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생각보다 더 미끄러운 것 같은데 앞에 더는 볼트가 없어서 좀 긴장하면서 빌레이를 봤다. 다행히 캠은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해서 많이 치고 가라고 했다. 2미터쯤 더 올라가서 캠을 치고 더 올라가다가 다시 한번 슉 떨어진다. 이번에도 이끼가 많은 홀드를 잡고 일어나다가 손이 슉 빠져버린 것 같았다. 이번엔 캠에 떨어졌는데 캠을 튼튼하게 잘 쳤는지 잘 버텨준다. 두 번이나 떨어졌는데도 별로 주눅들지 않고 올라간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 위에서는 떨어지지 않고 잘 도착했다. 후등으로 가면서 길을 보니 진짜 물이 흥건해서 나랑 신혜형은 크랙 오른쪽 슬랩으로 돌아서 올라갔다. 그러다가 중간부터 크랙으로 들어갔는데, 나도 민휴가 떨어졌던 자리쯤에서 좋아보이는 홀드를 잡고 올라가다 손이 슉 빠져서 데롱데롱 매달렸다. 보기보다 더 미끄러웠는데 어떻게 꾸역꾸역 잘 올라간 민휴가 대단했다. 올라가서 민휴를 보니 정말 용을 쓰면서 갔는지 손도 많이 까져있고 진이 빠져있었다. 그래도 얼굴은 싱글벙글 뿌듯해하는 얼굴이다. 얼른 하강하려고 하는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하강도 처음으로 해보겠다고 한다. 이것저것 주의할 점을 알려주고 하강시켰는데 별 문제 없이 안전하게 하강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하강했는데 신나서 내려오다가 1피치에서 바위가 좁아지는 걸 못 보고 옆에 빠질 뻔 했다.. 역시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면 안 되나보다.
아무튼 천천히 짐을 정리하고 형님들이 계신 선인 b아래로 가서 김밥을 먹고 기다리다가 같이 하산했다. 넘버를 따려면 아직 원정 한 번이 남았지만, 윤수랑 승환이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넘버를 따는 사람이 나왔고, 또 내가 대장할 때 같이 열심히 다녔던 민휴가 드디어 넘버를 따니 기분이 좋았다. 보고서를 쓰다보니 신혜형, 나, 민휴 모두 졸업생이라 OM산행 카테고리를 골랐는데 그게 또 웃겼다.

이름아이콘 노승환
2021-05-04 00:23
은벽 스타트 지점은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것 같아요. 저도 처음 갔을 때 원래는 저긴데 보통 여기서 많이 붙는다 이런 식으로 설명들었던 길로 갔던 거 같아요.
   
이름아이콘 송채현
2021-05-04 03:44
OM 들 멋있어요!
   
이름아이콘 남윤수
2021-05-04 09:00
믓지다 믓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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