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4 북한산 인수봉 검악b/인수b
어프로치를 하는데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북한산이 벌써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있는것 같았다. 2년전 검악b 등반중에 볼트따기 구간에서 추락해서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내겐 검악 b가 꼭 혼자 힘으로 완등하고 싶은 루트이다. 2학기에 운동을 열심히 해서 이제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경험이 많은 정환이형과 줄리엔, 3명이서 등반하기로 했다.
대슬랩을 오를때 이전에는 좋은 발홀드를 찾으면서 오르느라 시간도 오래걸리고 자세도 안좋았는데 이전 삼성산에서 슬랩연습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대슬랩 각도가 별로 가파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승환이가 암벽화를 믿고 올라가라는 조언을 했던것이 기억나서 흑점이나 움푹 파여있지 않은 부분도 벨런스를 잡으면서 올라갔다. 결과는 대성공! 다음부터는 대슬랩을 보다 자신감있고 스피드하게 오를수 있을것 같다.
오아시스에 도달한 후 검악b 1피치가 시작되었다. 1피치의 경우 크랙따라 쭉 올라간후 크랙이 끊겨잇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멘틀링해서 넘어가야 하는 루트이다. 레이백으로 크랙을 잡고 올라가는데 날씨가 춥고 음지여서 그런지 바위가 너무 차가워서 크랙을 잡고 있는 손에서 감각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손을 자주 바꾸며 경사가 낮은 곳은 슬랩등반으로 올라가면서 겨우 멘틀링 지점까지 올라 갈 수 있었다.
멘틀링 한후 부터는 슬랩등반코스였는데 오른쪽에 칸테를 잡으면서 오르면 훨씬 수월하지만 볼트 위치가 칸테와 좀 떨어져 있어서 그냥 직등하는 루트라고 착각하였다. 칸테 없이 슬랩으로만 올라가보려 했지만 한스텝이 어려워 3번정도 추락하고 나서는 왼쪽 인수 b 코스로 우회해서 올라갔다.
추락을 계속 해서 그런지 급격히 몸이 굳었고 날씨도 너무 추워서 정환이형이 이런날에는 도전적인 루트는 하지 않는것이 낫겠다고 하셨다. 또 검악b에서 다치면 트라우마가 생길것 같아 내년에 다시 도전하는것으로 하고 인수b로 루트를 바꿨다.
정환이형이 이다음부터는 선등을 서주셨기 때문에 후등으로 부담없이 올라갔다. 인수b 크랙에서는 재밍으로 올라가는것이 아닌 스테밍으로 올라가는 연습을 하면서 올랐는데 확실히 올라가는 속도는 빠르지만 체력이 너무 빠르게 소진되었다. 째밍과 스테밍 둘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지치면 재밍으로 올라가다 힘이 돌아오면 스테밍으로 바꾸면서 다채롭게 등반하니 재밌었다.
하강하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사람이 날라갈 정도의 바람이 불어오니 자일이 바람으로 인해 텐션을 강하게 받아 atc에 자일을 넣기가 매우 힘들었다. 줄리엔 하강시는 내가 도와줬고 내가 하강할때는 10분정도 혼자 낑낑대다 너무 지쳐서 멘탈이 흔들리려고 할때 옆에 계신 등산학교 강사님이 도와주셔서 다행이 하강할 수 있었다. 다음부터는 산행전에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바람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등산학교에서 하강하는 모습을 보니 코드슬링으로 모두 오토락을 설치한후 하강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동아리도 안전을 위해 하강시 오토락을 필수로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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