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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보고
  
작성자 김태완        
작성일 2020/11/22 (일)
분 류 YM 산행
ㆍ추천: 0  ㆍ조회: 52      
2020.09.18~19 강촌 춘클릿지-18 정성윤
9월 18일 금요일, 그 다음날 예정된 춘클릿지 등반을 위해 춘천으로 향했다. 춘천 클라이밍 릿지를 줄여 춘클릿지라고 한다. 산악회에 들어오고는 첫 자연암벽이었다. 그 전에도 한 번 기회가 있었으나, 몸이 안 좋아 등반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아쉬워하던 참에 OB 선배님들과 함께 등반을 하게 되어 설렘을 가득 안고 갔다. 첫째 날은 숙소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다음 날 등반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19일 토요일, 막 해가 뜰 무렵에 일어나 짐을 챙겼다. 자일과 하네스, 암벽화, 헬멧, 물, 비상식을 챙기고 나니 배낭이 제법 묵직했다. 6시 반 쯤 아침으로 죽을 먹고 의암호를 따라 차로 이동한 후 이정표를 따라 춘클릿지까지 산을 타고 올라갔다. 자일 무게가 꽤 나가다보니 어프로치에서부터 힘이 들어 등반 시작도 전에 어깨가 뻐근했다. 마침내 도착한 1피치, 춘클릿지는 루트가 길어 멀티피치 등반으로 7개의 피치를 나누어 올라가야 했다. 나는 이전에 17m 인공암벽과 짧은 루트의 자연암벽을 한 번 해본 상태였기에 한 피치에 30m가량 되는 이번 자연암벽은 막막하기만 했다. 그것도 무려 7번이나 올라가야 한다니! 다행히 3피치 후에 탈출로가 있다기에 나는 3피치까지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살짝 긴장한 상태로 첫 피치 등반을 시작했다. 범진이 형님한테 삼지점에 관한 내용을 들은 후 소심하게 출발을 외치고 암벽을 붙잡았다. 5.9로 다른 피치보다 난이도는 낮았는데 첫 피치여서 그랬는지 많이 떨렸다. 인공암벽과는 달리 확실한 홀드도 없다는 점이 더 어렵게 다가왔다.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어디를 잡아야 할지 판단이 안 서는데 갑자기 내가 줄 하나에 의지해 바위에 매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떨어지는 것이 무서워 팔 힘으로 암벽에 꼭 붙어 있으려 해서 힘이 정말 많이 들었다. 자일을 뺐지만 배낭 무게도 있기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텐션을 받고 가까스로 올라 간 후에 확보를 하고 겨우 숨을 돌렸다. 위에서 내려다 본 의암호엔 안개가 자욱했고 아침이라 쌀쌀한 날씨 탓에 아까 겉옷을 벗지 말걸 하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빌레이 방법을 몰라 빌레이는 다른 선배님들이 봐주시고 두 번째 피치로 향했다. 1 피치는 나름 평평해 보이는 암벽이었다면 2 피치는 안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틈이 있는 큰 바위 두 개 사이로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위에서 보면 V자를 거꾸로 한 것처럼 생긴 암벽이었다. 내가 지지할 수 있는 면이 두 개라 실제 난이도는 더 높았지만 심적으로는 더 안정이 되었다. 암벽의 형태가 달랐기 때문에 올라갈 때도 1피치와는 힘의 방향을 다르게 줘야 했는데, 양쪽의 벽을 발이나 손으로 밀면서 올라갈 수 있었다. 힘이 들 때는 텐션을 받지 않아도 등으로 벽을 밀면서 기댈 수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한참을 쉬다 3 피치를 등반했다. 직벽처럼 보여 보기엔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역시 홀드가 잘 보이지 않아 고생했다. 처음에 오른쪽으로 갔다가 방향을 다시 트는 부분이 어려웠는데 정환이 형이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 알려 줘서 잘 넘길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꽤 수월했는데 윗부분에서 또 한 번 애를 먹었다. 암벽에서 돌출된 큰 부분을 잡고 올라서야 했는데, 내가 오르던 벽에서 바깥쪽으로 나와 있을뿐더러 그새 꽤 높이 올라왔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몸이 굳었다. 계속 벽을 잡고 있을수록 더 힘들다는 말에 덜덜 떨면서 바위를 잡고 올라섰다. 철의 형님이 빌레이를 봐줬는데 잘 당겨 주셔서 거의 끌어올려지듯 올라갔다. 마지막 홀드를 잡고 바위 위로 올라서는 순간 환하게 햇빛이 비쳤다. 안개로 가득해 음산했던 아래쪽과는 달리 위쪽은 어느새 해가 떠 따스하게 바위를 비추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3 피치 등반을 반겨주는 것 같았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들었다. 암벽에 올라서 마음 놓으려던 순간 또 한 번 아찔한 구간이 있었다. 바위가 능선처럼 좁고 길게 깎여 있었는데 도저히 일어서서는 못 갈 것 같아 양손으로 바위를 꼭 잡고 천천히 이동했다. 확보를 한 후 찌릿찌릿한 무릎을 붙잡고 쉬다가 경치를 내려다 봤는데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탁한 의암호 위에 붕어섬이 하나 떠 있고 안개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정말 예뻤다. 배낭이 불편에 잠깐 내려놨었는데 암벽 등반을 할 때엔 배낭이 혹시라도 굴러 떨어질 수도 있으니 꼭 고정해둬야 한다고 한다. 3 피치는 짧은 하강으로 완료했는데 솔직히 하강도 조금은 무서웠다. 4 피치 시작 전 물도 마시고 비상식도 먹으면서 쉴 수 있었다. 성훈이 형 배낭이 탈출로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범진이 형님이 찾아주셨는데 한참을 굴러 내려가 꽤 고생하신 것 같았다. 덕분에 다시 한 번 배낭 위치를 확인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청설모도 봤다. 평소와 같았으면 아무 생각도 없었을 텐데 암벽 등반을 하고 나니 청설모는 참 잘도 나무를 오르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언젠간 날다람쥐처럼 암벽을 타게 되는 날이 올까? 3 피치나 했는데도 생각보다 덜 지쳐서 신기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정상까지 가보고픈 마음이 생겨 4 피치도 도전하기로 했다. 4 피치는 왼쪽 오른쪽으로 두 개의 루트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초보인 나는 조금 더 쉬운 오른쪽 루트로 올라갔다. 선배님들이 2, 3 피치가 가장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수월하다고 하셔서 살짝 기대했는데 나에겐 전혀 아니었다. 올라가는 도중에 또 홀드를 못 찾아 헤맸다. 중간에 텐션도 받았었는데 자일이 바위 턱에 걸려서인지 계속 조금씩 내려가서 무서웠다. 마침 왼쪽 루트에서 등반 중이셨던 범진이 형님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등반할 수 있었다. 아무리 조그마한 부분이라도 자기 발을 믿고 일어서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해주셨다. 내가 떨어질 것을 염려하자 이미 줄에 매달려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더 떨어지겠냐고도 말해주셨는데 그 말을 듣고 조금은 긴장이 풀린 것 같았다. 5 피치는 두 개의 바위로 되어 있다고 했는데 잘은 기억이 안 난다. 등반하지 않는 동안에는 등반자 자일이 꼬이지 않게 잘 풀어줘야 했다. 이 때부터 암벽화를 오래 신어서인지 발가락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6 피치까지는 걷는 구간이 있어 승환이 형님과 얘기도 좀 나누며 걸어갔다. 중간에 범규가 자일과 함께 앉아 있어 나도 거기서 쉬고 있었는데 6 피치는 사실 조금 더 위에 있었다. 덕분에 조금 쉬다 마저 올라갔다. 6 피치의 꽤 까다로웠던 부분은 시한이 형님이, 7피치에서 홀드가 높이 있던 부분은 정환이 형이 도와주셨다. 빌레이를 못 서는 나대신 온종일 빌레이를 봐준 태완이 형, 채현이 형이 힘들었을 텐데도 수고 했다고 격려해줬다. 정상에 올라왔을 무렵 막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빨갛게 물든 하늘과 발밑으로 보이는 암벽과 경치를 보며 그 순간이 정말 값진 경험임을 알게 되었다. 의암호를 배경으로 다같이 사진 한 장 남기고 어느덧 어둑해진 산길을 헤드라이트에 의존해 걸어 내려갔다. 자일을 담은 배낭은 무거웠고 발가락과 무릎은 아프고 배고프고 지쳐 온몸이 힘들었지만 왜인지 기분은 상쾌했다. 하산 후엔 춘천 닭갈비에 막걸리도 한 잔하며 각자가 느꼈던 1박 2일을 공유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들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산 후 식사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시간까지도 등반을 마무리 짓는 중요한 활동이 아닐까? 이번 춘클릿지를 등반하며 많이 부족하다고도 느낀 순간이었지만 도저히 못 올라갈 것만 같던 암벽들도 결국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는 마음에 뿌듯했다. 또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에 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빌레이를 봐주고 꼬인 자일을 풀어주고 초보자는 능숙한 클라이머를 보고 배우며 선배님들은 신입에게 조언해주며 서로 간의 정을 돈독히 하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것. 바로 이런 것이 암벽 등반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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