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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song & photo
모음게시판[글/노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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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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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8/03/17 (토) |
| ㆍ분 류 |
사진모음 |
| ㆍ첨부#1 |
 04180216_r_ybp00112.jpg
(102KB) (Dow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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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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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사유
무술년 덕유산 사유(思惟)
한 옛날 털털거리는 새벽 시외 버스타고
설악산 용대리가던 생각하며
아침 일찍 무주 구천동행 버스에 올랐다
한참을 기다리다 곤도라 얻어타고 설천봉에 오르니
어김없이 아랫마을과는 전혀 다른 설국이 펼쳐지고 가벼운 흥분마저 느껴진다
늦은 점심 얻어 먹고 무거운 사진 장비 둘러 메고
제법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골 헤치고 향적봉 정상에 올라
사방에 펼쳐지는 설경에 도취되어 칼바람도 못느낀다
해는 벌써 서편 능선으로 기울어 설사면 타고 부서지는 햇살이
복잡한 세상 사람들의 내면인양 난해한 문양을 그려내고
대피소에 내려와 배낭 풀고 사진 장비만 챙겨 해넘이 맞이 하러 땅거미진 능선길
포토 죤 찾아 이곳저곳 찾아본다
해는 서편에 떨어져 노을 만들고
도도하게 우뚝선 고사목,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이란다
해를 품고 노을 하늘을 다스리는 늠늠한 자태
불가에서는 인간의 일생 네가지(四有) 대사를
태어나서(生有), 삶을 영위하고(本有), 죽음을 맞이하여(死有),
다음 세대에 다시 태어 날때까지(中有)라 하였건만
마지막 사후는 아무도 본일 없고 다만 생전의 업보로 정해진단다
아마도 저 고사목에서 인간 中有를 가늠할수 있지 않을까!
생전에 어찌 살면 저토록 사후에 고고하고 당당할수 있을까!
카메라 접고 오두막에 돌아와 솔로 버너에 라면 하나 끓여 먹고
내일 여명을 위해 잠을 청한다
내일은 기온이 급강하 한단다. 상고대 피려나?
어둠이 가시지 않은 눈길을 더듬는다.
아직 능선 아래 숨어 있는 일출 불빛 감지 하느라 랜턴은 금물이다
상고대 나뭇가지 사이로 여명이 밝아온다
솟구치는 햇살 잡으려고 서둘러 탁 트인 능선 마루에 삼각대 받쳐 놓고 ,
튀어 오르는 햇살!
이내 온누리가 붉게 물들고
지평선 위에 해는 얼굴을 내밀며 상고대 영롱하게 반짝이며 설산이 밝아온다
멀리 붉으스레 향적봉 정상이 열리고 햇님을 가운데한 주목이 생과 사를 교감하고
햇살은 능선을 넘어 반대편 산 정수리에 부서지며 육질을 들어낸 고사목 나신은 더욱더 강건한 모습이다
이제 중천에 뜬 태양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두 그루 주목의 기다란 그림자 ,
설원 위에 드리우며 덕유, 자연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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