待春賦

배 터진 송사리 누워있는

얼음장에 햇살 한 토막 꽂아두고

찬바람이 뒷걸음치기만을 기다립니다

봄바람이 쪽문을 여닫고

텅 빈 내 가슴 한복판으로 들이친다면

저 목타는 대지 속에 눈부신 허벅살이 보일 것이고

쿵쾅 쿵쾅 뛰는 심장 박동소리도 들릴 것입니다

잎샘바람 부는 낯선 들판에서

버들개지 눈망울을 부비며

낯익은 그대 발자욱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차라리 조껍데기 막걸리 한 됫병 꺾을 것이고

그리움만 가득 쌓인 들판에서

그리움 끝에 외로움을 달고

부르튼 손으로 목련꽃 한 송이 피워 올린다면

미련뿐인 지난날 고통도 깨끗이 지워버릴 것입니다

늦겨울 별들이 머리 위에 사방으로 쏟아지면

배 터진 송사리 처박혀있는  

얼음장에 버들개지 한 묶음 꽂아두고

고통의 울음으로 만남의 설렘으로  

그대를 생각하며 긴긴 밤을 지새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