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추석을 보내고 작년 여행길에 태풍으로 마무리를 못한 아쉬움도 있어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일본 북알프스에서 난이도가 조금 높은 오모테긴자(裏銀座)코스라는 능선길을 택해
나흘간의 산중 여정으로 시작이다
첫날이 고도 1400에서 2700 능선까지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
고도 2500이 넘으면서 단풍이 시작되고 마지막 올라야할 야리(槍 ,야리가다께)가 보입니다
이제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라 아주 싱그러운가 싶더니
용의 모습을 한 고사목이 승천하는듯 눈길을 끄네요
가쁜 숨 몰아쉬며 오늘 숙소 엔(燕)산장에 짐을 풀고 한숨 돌리고 나니 땅거미가 들며
아스라이 야리가 운해 속에 실루엣을 만들고
바로 옆 쓰바꾸로다께(燕岳)의 강인한 자태가 석양빛에 물들어 가고 있다
파란 하늘엔 해넘이가 물들고 가야할 여정 비춰주며 산정으로 떨어 진다
이른새벽 가야할 능선 길
좌우로 펼쳐지는 삼천미터 급 풍광이 한없이 이어지고
앞으로 걸어야 할 저 능선길이 아득하기만 하다
오늘 쉴곳 니시다께(西岳)산장을 얼마 남기고 드디어 야리가 눈앞에 열린다
아직도 녹지 않은 빙하가 협곡에 남아 있는 모습에서 산중 여행의 눈맛이 느껴진다
마지막 정상 까지 가는길,
야리 동쪽으로 이어지는 히가시가마미네 연봉을 바라보며 바로 앞에 야리가 보이지만
고도 사오백을 오르내리며 사다리와 쇠사슬로 연결되는 릿지길이
만식형이 즐기시는 길 같지 않은 길의 연속이다
그래도 간간이 펼쳐지는 험준한 산정의 아름다운 곡선이 있어 한숨 돌린다
야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 산장에 올라 섰다
한숨 돌리고 작년 태풍으로 포기했던 정점의 수직암벽에 올라서니
운해의 소용돌이 속에 간간이 사나운 모습을 드러내며 강풍속 정상의 자태를 자랑한다
구름속 세찬 바람 가슴에 안으며 여정의 정점에서 살아 있다는 뿌듯함을 느껴본다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
발아래 펼쳐진 새벽 햇살 부서지는 협곡
눈부신 능선 아래 운해 속으로 가야할 길이 굽이쳐 있다. 발걸음이 가볍다
하산 거의 끝무렵 다끼다니(滝谷)폭포 입구에서 망중한의 한 노산객을 만난다
빙벽 소설 주인공이 폭포 등반중 낙석으로 승화한 곳이기도 하지만
시간 여유도 있어 커피 한잔 끓여 서로 나누었다
73세의 산객은 이산 야영장에서 만난 여인과 함께 살며 지난 수십년을 일본 알프스 곳곳을 누비다가
작년 먼저 떠나 보낸후 홀로 산장을 누비며 정을 되새긴다고--
달관한 노객의 표정에서 삶의 또 다른 풍광을 느끼면서 부럽다는 작별인사 남기면서 산행을 마쳤다
김만식
2014-10-16 21:52
작년가을에 정예멤버로 팀을 꾸려(박영배.장경철 정진세 이양섭)북알프스에 갔을때 엄청난 태풍으로 걱정을 했었는데 금년에 드디어 멋진 사진작품과 함께 등정소식을 보니무척 반갑네. 도봉산 북한산에서 매주 단련한 실력으로 고희에 3180미터 고봉을 가볍게 오르는 실력을 보여주니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네
사랑방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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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식
